[인터뷰] ‘핵 무장론’ 정면 비판 “한반도를 ‘핵 저장고’ 만들자는 얘긴가”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창당준비공동위원장.<사진=이은재 기자></div>
▲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창당준비공동위원장.<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이재오 늘푸른한국당(가칭) 창당준비공동위원장은 지난 12일 “핵과 남북문제 분리 정책으로 나가야만 한반도 평화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남북통일을 전제로 한 정책을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으로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정치권에서 불붙듯이 터져 나오고 있는 ‘핵 무장론’이나 ‘북한 지도부 선제타격론’ 등의 ‘강경일변도’ 정책을 우려하는 발언이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낙선 이후 중도 정당을 표방하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늘푸른한국당 사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핵 무장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드 배치까지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이 서로 세게 나가려는 입장을 취하다보면 우리가 결국 미국의 핵무기를 가져올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러면 한반도는 ‘핵 저장고’가 돼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핵 무장론’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핵 무장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 국제조약에서 탈퇴했을 때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는 어떻게 극복하려 하나. 한미동맹도 문제가 된다”면서 “급하다고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핵이나 사드 문제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문제는 6자 회담으로 넘기자고 했다. 6자 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개 나라가 참가하는 다자회담이다.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비핵화 했고, 핵보유를 하지 않는다는 조약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핵이 없다”면서 “북한의 핵 유효 사거리에 들어가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이들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 보장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은 북한과의 교류에 신경 쓰자고 했다. 늘푸른한국당의 4대 정책 중 하나인 ‘남북자유왕래’를 강조했다. 핵심은 ‘KTX 수출’이다. 이 위원장은 “KTX를 북한에 수출하면 북한에서 다시 대륙을 통해 유럽까지 선을 연결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남북통일 기반을 만들어가고 북한 핵문제는 6자 회담을 통해 발목 잡아 놓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어 “북한을 일대일로 상대해서 계속 맞붙는 식으로 가면 결국 한반도는 핵무기 저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정신 상태가 통제 불능”이라며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이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실체는 인정해주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북한이 막 가는 것에 오래도록 길들여져 있으니까 북한이 저렇게 막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아무리 막 가도 금도를 지켜가면서 북한을 상대 해왔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 왔다. 북한이 막 간다고 해서 우리도 막 가는 식으로 해버리면 안 풀린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된 현실에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늘푸른한국당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은재 기자></div>
▲ 이재오 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늘푸른한국당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은재 기자>

다음은 이재오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 늘푸른한국당의 4가지 주요 정책 중에는 남북자유왕래가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여당에서는 핵 무장론에 선제 타격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 새누리당의 핵 무장론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에 핵이 있으니까 사드 배치하겠다고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있다. 그것을 거꾸로 얘기하면 (우리가) 사드 배치하면 북한은 더 세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세게 나가려 하지 않겠나. 그러다가 (더 세게 할) 무기가 없으면 결국 미국에 있는 핵무기를 가져오는 수밖에 없다. 결국 남북이 핵 경쟁하다보면 한반도가 핵 저장고 밖에 더 되겠나.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한쪽이 망하든 전쟁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위험하다. 그래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북한의 비핵화는 100% 동의고, 북한에 핵이 있는 한 사드 배치하는 것까지는 좋다. 다만 핵 문제나 사드 문제 등 한반도 평화에 민감한 문제는 6자 회담에 넘기자. 6자라는 것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인데 이들이 다 북한의 핵 영향권에 들어간다. 유효 사거리 안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이들이 책임지라는 거다. 대한민국은 비핵화 했고, 핵보유를 하지 않는다는 조약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핵이 없다. 그러니 남북을 제외한 6자에 속하는 국가들이 북한이 비핵을 하든 불핵을 하든 한반도 평화 보장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거다.

우리는 북한과 자유왕래를 한다. 제일 먼저 할 것은 KTX를 북한에 수출하는 거다. KTX를 북한에 수출하면 북한에서 다시 대륙을 통해 유럽까지 선을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남북통일 기반을 만들어가고 북한 핵문제는 6자 회담을 통해 발목 잡아 놓으면 된다. 이 같은 핵과 남북문제 분리 정책으로 나가야만 한반도 평화가 보장된다. 북한을 일대일로 상대해서 계속 맞붙는 식으로 가면 결국 한반도는 핵무기 저장소가 될 것이다. 아예 통일 안 하려면 그렇게 해도 좋다. 남북이 영원히 분단되어서 전쟁을 통해 너 죽고 나 죽고 하는 식이라면 그렇게 해도 좋다, 그러나 그렇게는 못하는 상황이다. 오천만 명의 인명과 재산이 걸린 한 국가의 문제다. 장난스럽게 할 수는 없는 문제 아닌가. 핵과 남북문제는 분리하자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신 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비난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적 비난에도 무릎 쓰고 3대(代)를 이어왔다. 21세기에 웬만해서는 존재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실체는 실체대로 인정해야 된다. 김정은이 북한의 통치권자라고 하는 실체는 실체대로 인정하자. 그 사람이 좋고 나쁘고는 별개의 문제다. 미쳤나 안 미쳤나는 별개다. 그러나 실체로 인정한다면 대화를 해야 한다. 상대방이 욕한다고 나도 똑같이 욕하면 해결이 안 된다. 상대방이 욕할 때 내가 친절하게 얘기하면 상대방이 미안해하지 않나. 이럴 때 일수록 막 가면 안 된다. 우리는 북한이 막 가는 것에 오래도록 길들여져 있으니까 북한이 저렇게 막 가는 거다. 우리는 북한이 아무리 막 가도 금도를 지켜가면서 북한을 상대 해왔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 왔다. 북한이 막 간다고 해서 우리도 막 가는 식으로 해버리면 안 풀린다.

▲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긴가.

-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정말 필요하다. 이대로 가면 국민들이 정말 불안해한다.

▲ 전쟁의 공포가 다시 생긴 것 같다.

- 여당도 핵 무장론이니 하며 저런 식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 핵 무장론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핵 무장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 국제조약에서 탈퇴했을 때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는 어떻게 극복하려 하나. 한미동맹도 문제가 된다. 급하다고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면 안 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