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권성동, 잇따라 ‘호남 홀대론’ 지적
한동훈 “‘사천’ 프레임? 내가 추천한 사람 없어”
장동혁 “절차상 특별한 문제 없다는 보고 받아”
당규 상 당선권에 25% 호남 인사 넣어야
전북 출신 '0명'…전북 출마자 10명 긴급 성명서 “재조정 없으면 전원 사퇴”
조배숙‧정운천‧김가람‧김희택‧이인숙 “국민의힘, 호남 인사 배려 없어”
광주시당 책임당원들 "당원들과의 약속 저버려"
비례후보 ‘친윤’ 이시우 '공천 취소'…이철규 ‘불만’ 제기 하루 만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장 ‘정상인' 발언에 "부적절한 표현 사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8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막판 내홍을 겪고 있다.

'이종섭-황상무 리스크'가 '2차 윤-한 갈등'으로 확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찐윤' 이철규 의원이 제기한 '호남홀대론' 사태가 커지고 있다. 

친윤계 핵심인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전날 18일  국민의미래 '호남홀대론'을 갑작스런 문제제기를 하자마자 하루만에 '국민의힘 호남 지역구 후보 집단 사퇴' 경고, ‘친윤’ 권성동 의원도 가세하면서 한동훈 위원장 등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호남 지역 주요 인사들과 후보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며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친윤’ 이철규 의원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에 대한 불만을 표한 지 하루 만에 후보 17번에 내정됐던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이 전격 취소됐다. 

이철규 이어 권성동도 가세 “어차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관리하는 당…배려해 줘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10.24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10.24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발표한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출신 인사가 두 명(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인요한 전 혁신위원장(8번))에 그쳤다. 국민의힘의 당규에는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당 내부에서도 ‘호남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순번) 중 호남권 인사 중 20위 밖인 후보는 김화진 전 전남도당위원장(22번)과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24번)으로 주 전 위원장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이번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친윤계 인사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의 18일 문제제기에 이어 '윤핵관' 권성동 의원도 19일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한 약속(당헌·당규)은 지키는 게 맞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은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 1 이상을 (호남 출신에) 배치하게끔 돼 있다"라며 "어차피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같은 당이고, 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관리하는 당인데, 그건 어느 정도 배려를 해주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권 의원이 거론한 당헌·당규는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정당 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 추천 순위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권 의원은 비례대표 명단과 관련해 "당 사무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좌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순번) 배치는 어떻게 돼 있는지, 그걸 보면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보좌진 몫인 김민정 보좌관(25번)과 사무처 몫인 서보성 대구시당 사무처장(26번) 등이 당선권 밖에 배치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윤’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발표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후보 공천 결과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는 주 전 위원장이 당선권 밖으로 밀려나자 반발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즉,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문제 제기라는 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언론을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과 권 의원이 잇따라 같은 뜻의 발언을 내놓을 때는 이유가 있다고 전하며 확전방지를 위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다만 친윤계는 이러한 친윤·친한 간 갈등 구도는 일축하며, 당헌당규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같은  ‘호남 홀대론’ 논란에 한동훈 위원장은 친윤계와는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한 의원은 지난 18일 “일각에서 ‘사천’ 프레임을 씌우지만, 명단 중에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은 없다”며 “추천한 사람이 안됐다고 사천이라고 말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19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고,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장 사무총장은 ‘호남 홀대론’에 관해서는 “특정인을 앞 순번에 배치하지 못했던 여러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신청한 분들 중에 그리고 후순위에 있는 분들 중에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호남 출마 후보 “비례대표 재조정 없으면 사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호남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며 재조정이 없다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국민의미래 비례 대표 35명 후보 중 전북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공개된 10명의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5선 출신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순번 재배치를 요구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북 후보자들은 이날 오후 긴급성명을 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 발표와 관련해 기대했던 전북 현장 정치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며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후보직을 전원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긴급성명에는 ▲양정무(전주갑) ▲정운천(전주을) ▲전희재(전주병) ▲오지성(군산김제부안갑) ▲최홍우(군산김제부안을) ▲김민서(익산갑) ▲문용회(익산을) ▲최용운(정읍고창) ▲강병무(남원장수임실순창) ▲이인숙(완주진안무주)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조배숙 전라북도당 위원장은 19일 국회를 찾아 "비례 명단에 전북 인사가 한 명도 포함 안 된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현장에서 고생한 분들에 대한 당의 배려가 없다는 것이 호남 보수 입장에서는 불공평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을 선거구에 출마한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는 1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약지역 인재육성 비례대표 국회의원 우선추천제도는 제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있을 때 만들어졌다"며 "호남 인재를 육성하고 호남 유권자들에게 우리 당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힘들게 이뤄낸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 불모지인 호남에서 헌신해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 배제는 국민의힘이 전국 정당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현재 전북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자 모두가 출마 포기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에서 맡고 있는 호남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도 밝히며 "당 지도부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한 만큼 하루빨리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광주 출신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김가람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에서 10년을 활동한 저에게 좋은 이력임에도 왜 그 지역 출마를 하지 않느냐는 면접 때의 질문과 역대 최고의 당세를 이끈 전남도당위원장과 광주시당위원장을 22번과 24번으로 배치하고, 이를 '충분한 배려'라고 말하는 공관위의 모습은 호남의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또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희택(전남 여수을)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국민의미래가 잘 되려면 호남이 잘 돼야 한다"며 "이렇게 전남을 홀대하면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전북완주진안무주에 출마한 이인숙 후보는 "비례대표 배정을 보고 지역 주민께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비례대표 순위가 번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책임당원들도 이날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비례 공천으로 국민의미래는 미래가 없고 국민의힘은 당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며 "국민의힘은 당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주 배제는 당과 지역을 위해 헌신한 책임당원들을 철저하게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번 공천으로 광주는 희망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시우 ‘공천 취소’…이철규 “가능하면 조정하면 좋겠다는 의견 낸 것”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미래는 19일 4·10 총선 비례대표 17번에 내정했던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했다. ‘친윤’ 이 의원이 비례대표 명단에 대한 불만을 표한 지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후보에 대한 공천취소를 의결했다.

이 전 서기관은 당초 비례대표 후보 17번에 내정됐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 중에 지인·친구들과 사적인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가 그린피를 지인이 계산했던 것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아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됐던 사실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 취소 결정 이후 이 전 서기관은 입장문을 통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대학 선배와 친구 두 명이 함께 추석 연휴에 가졌던 개인 자리로 접대 성격의 자리가 결코 아니었다"며 "선배가 골프비를 계산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예의상 거절하기 어려워 당일 식대만 계산한 것이 과오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부족한 점은 더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8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35명 명단에 대해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에서 온갖 궂은 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들이 배려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크다"고 밝혔는데 이 의원이 거론한 '생소한 공직자 2명' 중 한 명이 이 전 서기관인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이 의원은 1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의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 라는 발언에 대해 "납득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의아스럽고 안타까움과 미안함(의 표현)인데, 가능하다면 조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건데, (한 위원장이) 왜 그렇게 받아들이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누가 그러느냐. 내가 (대통령실의) 하수인이냐"라며 한 위원장의 '사천'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미래 공관위, '정상인' 발언에 "부적절한 표현" 사과

한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호남 홀대론’ 갈등 와중에 장애인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으로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은 1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어제 비례대표 후보자 발표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사과했다.

앞서 유 위원장은 전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한 뒤 1번 후보로 추천한 최보윤 변호사를 두고 "(변호사) 시험이 되신 다음에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분 같은데, 그래서 정상인(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유 공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장은 "어제 잘못된 표현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마음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표현에 있어서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보윤 후보자를 비례대표 1번에 추천한 의미까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제 사려 깊지 못한 언행에 대해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유 공관위원장의 발언 중 비장애인을 '정상인'으로 지칭하는 것은 장애인을 비정상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차별적 표현이다. 이 같은 발언에 "장애인은 비정상인이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국민의미래가 장애인 대표성이 있는 후보를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운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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