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정책의제 만들어 정국 이끄는 것이 수권능력”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동대문구을, 재선)은 24일 집권 2년차인 박근혜 대통령이 온갖 악재에도 50%대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박 대통령의 의제설정 능력 등을 들고 “박 대통령의 의제가 아닌 우리의 의제를 설정해 우리의 생각과 이야기로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인 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단순히 정권비판을 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가 정책의제를 만들어 정부여당을 따라오게 만들어 방어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강력한 공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이유로 ‘보수우위 정치 환경에 기반한 두 개의 국민전략’, ‘대적하는 이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고립시키기’, ‘불리한 국면에서 의제 변경하기’ 등을 거론했다.

민 의원은 정책의제 설정을 통해 정국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바로 ‘수권능력’이라며 “야당이 미리 그런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서 집권해도 정국을 제대로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쟁에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면서도 “투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든 길이지만 수권능력을 갖추고 그걸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하는 관련 인터뷰 내용이다.

-야당입장에서 박 대통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50%대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집권이후 실물경제도 좋지 않고 각종 악재들도 많았는데 왜 이렇게 지지율이 견고할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박 대통령은 ‘하나의 국민’, ‘100%국민’이라는 슬로건으로 집권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철저한 이분법을, 우리나라 보수우위 정치지형을 바탕으로 ‘두 개의 국민’, ‘두 개의 국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보수우위 정치지형’이란 것은 뭔가. 

각종 연구조사에 나오지 않는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 40% 진보 30% 무당 30%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런 보수우위의 지형에서 확실한 자기 지지율을 가져가고 있다. 

두 번째로 이명박 정부보다 더욱 여의도 정치권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가만히 보면 일련의 공공의 적 만들기가 성공하고 있지 않나. 공기업 개혁, 공무원 연금 등등을 봐도 그렇다. ‘확실한 공공의 적을 만들고 고립화 시키는 것’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국면 전환을 위한 의제 바꾸기다. 사실은 관념적 용어에 불과한 ‘통일대박’, ‘규제 암덩어리’와 같은 것들로 의제를 바꾼다. 또 당연히 대통령은 가지고 있는 스피커의 볼륨도 크니 그런 것들을 활용해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크게 보면 그런 세 가지 패턴이 성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걸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이건 아니고, 저건 아니다’라고 하는 것 보다 우리의 의제를 설정해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이야기로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대안을 이야기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당인가.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것도 야당의 중요한 역할 아닌가.

비판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MB정권은 이번에 정리가 되지 않았나. 올해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잘해서 ‘사자방(사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비리’가 나왔고, 그게 ‘100조 비리’라고 이명박 정권 5년을 딱 정리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비판을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가 우리 정책의제를 만들어 대통령을 따라오게 하고 새누리당을 따라오게 만들어 방어하게 하는 것이 더욱 강력한 공격이 된다. 

-그렇지만 거기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도 있다. 과연 야당에 그런 역량이 있나. 

야당이 미리 그런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서 집권해도 정국을 제대로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가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선거 전부터 집권이 확실한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전혀 준비가 안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혈전을 거치긴 했지만, 10년 넘게 준비해왔다. 그런데 지금 나라 운영을 과연 잘하고 있나. 

즉 집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권능력이다. 저는 투쟁에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투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든 길이지만 수권능력을 갖추고 그걸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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