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합병 결의안 찬성 69.53%...9월 통합 법인 설립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 안건 등을 주주 결의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div>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 안건 등을 주주 결의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김태구·박효길·홍석경 기자] 삼성물산이 예상대로 외국계 헤지펀트 엘리엇의 승부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을 인수 합병은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한 엘리엇이 합병을 순순히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1억3천235만5800주 중 83.57%인 9222만3660주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69.53%인 9202만3천660주가 찬성했다.

이로써 오는 9월 1일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합병조건은 제일모직 1주다 삼성물산 0.35주다. 합병법인은 9월 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완결하고 9월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삼성물산은 이날 표결에서 특수관계인·계열사(13.92%)와 KCC(5.96%), 국민연금(11.21%)의 찬성표에다 국민연금 외 국내기관(11.05%) 대다수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4.33%의 소액주주 중 일정 부분도 합병안 찬성 쪽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표는 총 주식수의 25.82%로 확인됐다. 이는 엘리엇(7.12%)과 메이슨캐피탈(2.18%)을 포함한 외국인 및 소액주주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이날 엘리엇이 제안한 제2호 의안인 현물배당안과 중간배당안은 찬성률이 각각 45.93%, 45.82%에 그쳐 부결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 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 속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여건을 회복해 두 기업간 합병을 통한 시너지의 길을 열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새로운 합병 법인으로 합병추진 이후 수익성 개선과 바이오 사업 추진 등을 통해 2020년 매출 60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합병안에 찬성해준 주주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에 반해 합병안에 계속 반대해 온 엘리엇은 변호사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을 지속적으로 반대한다”며 “엘리엇은 오로지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동등하게 합병이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합병 성사로 성사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6.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특히 이 부회장이 실질적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이 수월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각각 5.5%의 지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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