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출마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다시 차지하면 안 된다는 점에서 야권진영과의 단일화는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통합후보나 야권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에 대해 긍정적임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는 그(박 변호사)의 동료이자 응원자인데 이번에 박 변호사의 출마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낀 이상 내가 어찌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이번주 초에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 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해 ‘역사의 물결’을 거론했다. 서울시장 영역이 정치의 영역이 아닌 ‘행정’이라는 지난 2일의 ‘발언’과는 다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곧 자신의 정치적 포지션을 야권진영과 일정 함께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자신이 출마를 고민하게 된 계기로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반한나라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그는 ‘역사의 물결’을 강조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다, 저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는 출마-불출마 여부나 야권 후보와의 연대 여부 등에 대해서도 “그 어떤 결정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결정은 절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원장은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면서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제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의 역사적 과제가 반한나라당에 있음을 분명히 못박은 것이다.

이어 안 원장은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 것은 한나라당이 그 문제를 촉발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안 원장은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리고 “(서울시장 출마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게 희생인지, 그 반대로 박원순 변호사 같은 좋은 준비된 분에게 양보해 역할을 맡지 않는 게 희생인지, 그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윤여준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한편 안 원장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이자 평화재단 원장인 윤여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일정 선을 그었다. 그와의 관계에 대해 “윤 원장은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다, 내가 만나 조언 듣는 3백여명의 멘토 중의 한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원장은 “그분이 선의로 제3당 창당 등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너무 많이 해 당혹스러웠다”면서 “엊그저께 그분에게 그런 생각들이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니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정중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