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30%중반 지지율 만들어 정국주도권 가져가야”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동대문구을, 재선)은 24일 “장외투쟁이 정당의 주요한 투쟁수단이 돼서는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면서 원내투쟁 과정을 통해 국민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인 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20%대에 정체된 상태에서 장외투쟁에 강박관념을 가져 광장으로 나가면 그 나마의 지지율도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더 이상 장외투쟁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퍼머넌트 캠페인(permanent campaign, 대중의 지지기반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중요한 선거 때마다 야당을 안주케 하는 소위 ‘숨겨진 10% 지지율’이 허상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평소에 30% 중반의 지지율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국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원내투쟁의 효율도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하는 관련 인터뷰 내용이다. 

-민주정책연구원이 최근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라는 보고서였다. 그 보고서에는 기존의 장외투쟁이 아닌 원내에서 싸우는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들도 과연 야당이 바뀔수 있을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과거 한나라당에 있을 때 처음 야당이 되고 장외투쟁을 한 적이 있었다. 윤 전 장관이 당시 장외투쟁을 해보니 ‘국민들의 신호가 이상하다.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느끼고 그걸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즉 당시 한나라당의 고민도 국민은 강한 야당을 원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싸우는 것을 싫어하는 딜레마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도 작년에는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위해, 올해에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와 관련된 중요한 투쟁을 해왔다. 그런데 국정원 투쟁에서 국정원 개혁에 찬성하는 국민은 70%로 압도적인데,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여론도 70%였다. 이번 세월호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원내투쟁에서 더 많이 개발돼야 한다. 장외투쟁이 정당의 주요한 투쟁수단이 돼서는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 딜레마다. 또 장외투쟁 없이 어떻게 상대방을 견인할지도 딜레마가 됐다. 

사실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20~30대 시절 거리에서,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워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어떤 중요한 국면이 되면 장외투쟁이라는 수단을 활용해야한다는 일종의 훈련이 되어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아니라, 큰 사건이 터질 때 마다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 갈 것인지, 수단과 레버리지(leverage, 지렛대)를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원내에서 싸우려면 결국은 지지율 관리가 관건이다. 앞서 언급한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에서도 지적했지만, 중요한 것은 퍼머넌트 캠페인(permanent campaign, 대중의 지지기반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동안 몇 가지 오류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 지지율이 평소에 20~30%이지만 숨겨진 10%가 관망하고 있다. 그 관망세가 선거 때 우리 쪽으로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것은 저쪽 지지율 40%가 허상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것도 잘못된 가설이다. 10년 넘게 유지된 40%는 여당의 튼튼한 지지율로 봐야한다. 결국 우리가 평소에 충실한 원내훈련과 퍼머넌트 캠페인으로 국민의 지지율을 최소 30% 중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정국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원내투쟁의 효율도 높아진다. 지지율이 20%대에 정체된 상태에서 장외투쟁에 강박관념을 가져 밖으로 나가면 그나마의 지지율도 떨어질 것이다.

-그 보고서에 대해 현 비상대책위원회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그건 잘 모르겠다. 일단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나 ‘진보의 길을 다시 묻다’의 핵심은 상대방의 아젠다나 프레임을 따라가지 말자는 것이다. 그들의 프레임 속에서 이의제기를 하지 말고 해법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이념적으로 왼쪽에 있어야 한다, 중도로 가야한다’는 것은 관념적 이야기다. 그러니 새누리당 보다 왼쪽인 우리 고유의 자리에 있되, 정책으로 국민들이 동의할 해법, 그러한 솔루션을 만들어 지지율을 회복하자는 이야기다. 그 자체에 대해 당에서 특별히 반대의견을 들은 적은 없다. 

-그래도 해법을 찾고 있는 야당의 정책행보에 변화를 가져오는 이야기인데 지도부가 특별히 반응한 것은 있지 않았나. 

사실 지금 지도부보다 내년 선출될 지도부에 더 중요한 문제다. 기존에도 이런 보고서를 자주 작성해서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했지만, 그동안 비공개여서 언론 이슈화도 안됐고, 결국 의원들의 관심도도 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니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의원들의 관심도도 올라갔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논쟁이 벌어지고 그 산출물들이 쌓여갈 건데, 그걸 새롭게 출범할 지도부가 안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