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당권, 孫 대세론에 反孫진영 도전장...이변 일어날까?

대통합민주신당 새 당 대표 선출이 손학규-김호진-김민하-우원식-이계안의 5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신당은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 자리에서 교황선출방식으로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오래 전부터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거론돼 왔다. 사실상 큰 이변이 없는 한 손 전 지사의 선출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당권을 쥐게 될 경우, 신당(범민주개혁 대표세력)의 이념적-정치적 대변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손 전 지사가 당권을 쥐는 데 반대하는 세력들이 급박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진영이 지지하고 있는 김호진 쇄신위원장, 시민사회 및 재야파에서 지지하는 초선 우원식 의원, 외부인사로서 조성우 중앙위원 등이 추대하고자 하는 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 문국현 창조한국당과의 통합 물꼬인 실용성향 이계안 의원 등이 손 전 지사와 맞붙을 후보군이다.

특히, 외부인사인 김민하 전 총장은 알려지기를 경선을 주장했던 정대철-김한길 등 당 중진그룹에서 대안으로 추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손 전 지사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아직 이 같은 영입 제의에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앙위원회에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10일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표 선출 연기를 요구하는 세력들이 목소리를 키운다면, 향후 김 전 총장이 후보군에 올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창조포럼 소속 일부 김호진 쇄신위원장 추대 논의
“누가 새로운 세력이 될 수 있겠는가?”

대통합민주신당 내 시민사회진영으로 구성된 미래창조포럼 소속 중앙위원 4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구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 모여,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을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데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처음부터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미 이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 중앙위원들은 김호진 위원장을 시민사회진영의 대표로 추대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였다. 때문에 회의는 찬반 의견 수렴보다 10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한 뜻을 개진하기 위한 의기투합 성격이나 다름없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중앙위원은 현장에서 <폴리뉴스> 기자와 만나 “지금 구도에서는 누가 신세력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세력이 미래지향적인지 중앙위원회에서 판단해야 하고, 새로운 세력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시민사회진영에서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다른 중앙위원은 이 자리가 사실상 김호진 위원장을 추대하자는 결의를 하기위해 마련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그렇다.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교황식선출 방식이 반드시 손학규 전 지사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며 “정견발표도 없는 추대는 책임정치가 아니다”고 당권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도 <폴리뉴스>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총의가 모아진다면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당 살림을 맡아서 혼란을 수습할 의지가 있냐’고 질문했었기에, 사실상 당권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답변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당권의지를 지속적으로 묻는 질문에 연거푸 “내 연설이 듣기에 좋던가?”, “표현이 전달은 잘 되던가?” 등 자신의 의사전달 능력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웅변력 등 의사전달 능력은 정치인으로서 필수요소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김 위원장의 궁금증이 단순한 호기심으로만 해석되지만은 않는다.

재야파 초선 우원식, “손학규 대세론 없다”...당권, 공천권 분리 의지

김근태 전 의장 세력인 민평련계 출신 초선의 우원식 의원 또한 일부 시민사회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차기 당대표에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우 의원 또한 당권 의지가 상당해 손학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우 의원은 9일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민사회진영, 재야파, 쇄신파 이런 분들이 따로따로 고민을 하다가 최근 한군데 모여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그 과정에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해서 파격적인 인물이 대표선거에 나갈 필요가 있겠다는 제안들이 있어서 제가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특히, 손학규 전 지사가 새 당대표에 유력하다는 데 대해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손학규 대세론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체로서 변화의 물결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런 변화의 가능성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자신이 파격적 인물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신당에서 보면 대표감으로 보여졌던 많은 분들같이 1군이 아니고, 또 초선”이라며 “민주개혁세력의 대표진영이었던 분들이 87년 이후에 쭉 역할을 맡으셨던 분들인데, 그런 군에서부터 새로운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또 당 대표가 된다면 반양극화 노선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이번 총선에서 공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해 객관적 공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권과 공천권의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그는 “노선을 정립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대표의 얼굴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며 “공천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공천시민위원회 등을 구성, 외부인사들을 영입해서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학규 전 지사가 당권을 쥐게 될 경우에 대해서는 “다음 총선에서 이를테면 손학규, 이명박, 이회창, 이 구도가 뭔가...”라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손 전 지사의 중도실용-중도보수적 성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때문에 우 의원은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되고, 정체성이 분명한 야당을 만들어야 된다”며 “그런 점에서 손학규 지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정대철-김한길, 시민사회 일각...외부인사 김민하 전 총장 영입 작업

당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민하 중앙대 전 총장을 외부인사로 영입하자는 의견도 있다. 경선을 치르지 못할 경우,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정대철 상임고문-김한길 의원 등이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입 작업에는 시민사회진영의 또 다른 축에서도 함께하고 있다. 민화협 회장 출신인 조성우 중앙위원 등이다.

조성우 중앙위원은 이에 대해 기자와 통화에서 “김민하 전 총장은 분단시대의 상흔이 있는 분”이라며, 그의 가족사를 설명하며 “정치와는 무관하게 민족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며, 교육과 평화 두 가지 화두를 삼아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총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때 두 번에 걸쳐 당 대표를 제안했지만, 스스로 고사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 중앙위원은 이 같이 김민하 전 총장의 영입 의사를 밝히면서도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는 말을 덧붙였다. 경선이 아닌 교황선출방식으로 대표를 선출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에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조 중앙위원은 10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 참석은 하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당 대표 선출을 연기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정대철-김한길 등 ‘경선’ 또는 외부인사 영입을 주장해왔던 세력들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조 중앙위원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당내에서 깊은 논의를 나눈 후, 후보들을 내세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중앙위원은 미래창조포럼 소속이면서도 이날 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포럼 소속 중앙위원 회의에 참석치 않았다. 또,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에 대한 추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래창조포럼 중앙위원들이 모두 김호진 위원장 추대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며 “총의가 모아지지는 않을 것이고, 설사 추대된다하더라도 미래창조 이름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서명을 해도 20명이 넘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 중앙위원은 “반드시 외부인사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며 “당내에서도 제정파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정계은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다음 총선에서 불출마하겠다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계안 강력 당권 의지...“창조한국당과 합칠 수 있는 것이 어필 포인트”

대선 전부터 신당 후보였던 정동영 전 장관이 아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지지해 눈길을 끌었던 대표적 실용성향의 이계안 의원도 강한 당권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손학규 대세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총선을 앞두고 창조한국당과 합해야 하는데, 제 어필 포인트는 그것이다. 내가 그걸 하려는 것이다”고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보다 명확히 “당권 의지가 있다”고 명확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평가에서는 “우리당을 혁신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나라당 출신이라고 결함이 있다고도 하지만, 당권을 잡는다면 혁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다만, 국민들에게 어떻게 얼굴이 비쳐질까하는 두려움이 있다”면서 “개혁은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개혁의 도구로만 쓰이게 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손 전 지사가 反盧-非DJ성향인 탓에, 당내 주류세력들은 자신들을 죽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수많은 견제가 들어올 것이고, 이 때문에 대표가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그는 “상대방을 죽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후보를 낼 수 없는 세력들 또한 견제 후보를 만들어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우원식 의원과 관련해서는 “좋은 후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지 문제는 우원식 의원이 올라오면 뒤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단점을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의 뒤라고 함은 김근태 전 의장을 뜻하는 것이다.

우 의원 또한 민평련계 소속으로 그동안 김근태 계파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계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참고로 이계안 의원은 전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시절, 김 전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바 있다. 비서실장을 지내던 중 김 전 의장의 신자유주의적 빅딜 정책에 반발해 사퇴를 했으며, 뒤를 이어 민평련계인 최규성 의원이 비서실장을 물려받았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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