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이부영, 김부겸, 김영춘, 이우재 등과 함께 이른바 ‘독수리5형제’로 불리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한 전적을 가지고 있는 의원이다. 열린우리당 입당 후, 안 의원은 당내 급진적 개혁세력에 맞서 온건 개혁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당내 개혁세력과 극심한 마찰을 일으킬 때도 종종 있었다. 또, 안 의원은 지난해 초까지 범여권의 유일 빅카드였던 고건 전 총리를 강력 지지했던 바 있다. 당내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지지했던 탓에, 고 전 총리의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그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었던 것.

이후, 대선까지 안 의원은 당내에서 침묵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대선 참패에 대한 당 쇄신방안이 마련되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지자, 사실상 안 의원은 당내 또 다른 숙청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의 탈당으로 당내 실용적 성향 의원들의 연쇄 탈당현상이 일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뜻이 같은 사람들은 몇몇 있지만, 탈당이라는 현실적 결단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탈당이 독자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선 직후부터 안영근 의원 등을 지목하며 탈당과 한나라당행을 예견해왔던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일은 없다”며 “불출마 가능성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향후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혼자할 수 있는 정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이회창 신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냐는 또 다른 질문에는 “현재까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후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쇄신방안으로 당 전면 해체 주장
“대통합민주신당, 발전적인 해체 통해 초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때”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합민주신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동안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구했던 급진적인 개혁은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왔다”며 “개혁의 속도 조절을 통해 온건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개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써 당을 수습할 방법과 능력에 한계를 느낀다”며 “오늘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일말의 책임이 있는 저로서 끝까지 당과 함께 하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안 의원은 대선 참패 후 당을 쇄신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강하게 꼬집었다.

이와 관련, 그는 “쇄신위원회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파간 의견조율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여력을 다 소진하기 전에 당의 전면적이고, 발전적인 해체를 통해 초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