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과 386, 신당 망하게 하는 세 가지 거짓말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새 당대표 선출 당시, 경선을 강력 주장했던 염동연 의원이 손학규 대표의 당 지도노선에 대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16일, 염 의원은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손 대표 체제에서 제기되는 ▲국민은 이념을 버렸다 ▲경선은 당을 분열시킨다 ▲호남은 우리를 지지할 것이다 등 3가지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이를 ‘대통합민주신당을 망하게 하는 세 가지 거짓말’로 규정했다.

손 대표에 대한 비판에 이어, 염 의원은 손 대표를 옹호하고 있는 당내 386세력에 대해서도 깊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사실상 손 대표가 당권을 쥐는 데 386들이 가장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한편, 염 의원이 이처럼 손학규 대표와 그의 추종 세력들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한 뒤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손 대표 체제에 불만을 표하며 탈당하는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어, 염 의원 또한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하기 위한 초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 염 의원은 정대철-김한길-추미애-천정배 등과 함께 당 대표 경선을 주장해왔던 바 있다. 이들이 모두 DJ추종세력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염 의원의 이 같은 불만 표출은 DJ세력의 집단행동을 위한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염 의원의 행동이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친기업적 참여정부와 친재벌적 이명박 사이에서 孫의 이념적 좌표는 어디냐”

우선 염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국민은 이념을 버렸다’며 대선 참패를 평가하고, 탈이념적 실용주의를 당 노선으로 채택한 데 대해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 전제 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첫 번째 직격탄을 날렸다.

염 의원은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의 ‘국민이 이념을 버렸다’는 발언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좌파정권이었다’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거짓말에 동의하고 그것을 확산시키는 발언”이라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손학규 대표가 강조하는 영국노동당과 제3의 길보다 훨씬 오른 쪽의 길을 갔던 정부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한 것은 참여정부와 우리당은 결코 좌파도 아니었고 반미도 아니었다는 사실”이라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왜곡된 프레임이 국민을 속이고 우리 스스로를 속이고 우리당의 대표까지 포섭하는데 성공했다”고 손 대표의 이념노선에 대한 극심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염 의원은 또, 보다 직설적으로 “친기업적이었던 참여정부와 친재벌적인 이명박 사이에서 손학규 대표의 이념적 좌표는 어디냐”면서 “결코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 출신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혼선과 불분명함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손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염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자칫하면 ‘이명박 따라하기’로 귀착되는 것이 아닌지, 전통적 지지자들과 당내 많은 인사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정치권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나라당 2중대’ 비판에 귀를 기울였다.

386에 대한 맹비난...“민주화 투사에서 권력의 기생들로 전락 우려돼”

염 의원은 손학규 대표 체제를 띄우기 위해 ‘경선은 당을 분열시킨다’며 합의추대를 강력 주장했던 당내 386세력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퍼부었다.

이와 관련, 그는 “그들이 청춘을 걸고 싸웠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스스로 무시하고 대선패배 이후 치열해야 할 당 혁신의 기회마저 말살해버린 치졸한 논리였다”며 “그들이 이제 민주화 투사에서 권력의 기생들로 전락하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염 의원은 “김영춘 의원을 제외하고 그 쟁쟁한 386 의원들 중 단 한사람도 자기희생과 헌신을 보여준 사람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라며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야당혁신의 길을 당당히 선언했던 양김을 넘어서는 꿈이 그들에게는 없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손 대표 체제에 줄 서 있는 386그룹을 질타했다.

염 의원은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교황선출방식으로 대표 경선이 치러진 데 대해서는 “박정희의 통일주체대의원 선거, 전두환의 체육관 선거보다 못한 경선”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경선을 통해 당 대표를 선출해서 어떻게 당의 질서를 세우려 했던 것인지 우리당 386들에게 묻고 싶다”고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당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한 염 의원의 386에 대한 비판은 보다 본질적인 부분으로까지 확대됐다.

이와 관련, 그는 “이번 당 쇄신 논의과정에서도 386들이 두려워한 것은 당의 분열이 아니라 자신들이 내세우려는 지도자의 경선패배였다”면서 “젊은 그들의 행태가 실망스럽고 한탄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의원은 “손학규라는 우산 뒤에 숨어서 일시적인 바람을 피할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들판에 나와 토니 블레어가 되고 데이비드 캐머런이 되어야 했다”며 “그들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우리당에 희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 호남은 대통합민주신당마저 가차 없이 내던져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염 의원은 마지막으로 “호남에서 만큼은 민주신당이 완승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거짓말이 있다”며 신당의 전통 지지층이 붕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염 의원은 “능력 있는 사람이 나오면 무소속이라도 찍고 싶다는 것이 호남 시중의 여론”이라며 “손학규 대표의 취임에 대해서도 심각한 반대여론이 있다. 한나라당 1중대, 2중대, 3중대가 하는 선거에 왜 우리가 들러리를 서느냐는 극단적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고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호남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염 의원은 “호남을 언제나 잡을 수 있는 주머니 속의 물건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도 엄청난 착각”이라며 “이제 호남은 대통합민주신당마저 가차 없이 내던져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그는 신당이 현재 맞이하고 있는 위기를 ‘존망의 위기’로 규정했다. 염 의원은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바로 호남에서 멸문의 위기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당의 근본적 쇄신을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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