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정권 때도 국토통일원은 있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통일부 폐지-외교통일부로의 통합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정치계와 학계, 시민단체,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신쿠데타’, ‘쌍팔년도’, ‘유신시절’ 등의 용어를 써가며 통일부 폐지 방침을 밝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를 비난했다.

인수위는 16일 18부 4처 18청 10위원회인 중앙 행정조직을 13부 2처 17청 5위원회로 대폭 축소하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외교통일부로 통합되는 통일부를 비롯해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등 5개 중앙부서가 통폐합된다.

누리꾼, “통일부 폐지는 헌법 명시된 통일 도외시하는 신쿠데타” 비난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된 부서 모두 적잖은 논란이 있지만, 특히 통일부와 관련해서는 평화통일을 명시하고 있는 헌법가치와 국가대 국가가 아닌 민족내부의 관계인 남북관계를 간과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당선인은 17일 신년외신기자회견에서 “통일부가 없어진 것이 아니고 외교통상부가 통일부와 합친 것”이라며 “남북문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과거 남북관계는 통일부라는 한 부서와 북한에서도 특정 대남관련부서가 비공개적으로 또는 공개적으로 협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남북관계도 한단계 더 올라서서 보다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통일을 대비한다면 전략적으로 한 부서가 대비하기에 규모가 너무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은 또 “차기 정부는 더 커지는 남북교류를 대비하는 입장이고 통일을 대비해서 조직개편을 했다”며 “남북간의 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대한민국 모든 부서가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통일부 폐지-외교통일부로의 통합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상징성을 고려해 통일부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누리꾼 ess803는 “(통일부 폐지는) 대단한 발상이다.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것을, 또 헌법4조의 뜻을 완전히 무시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실로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독재정권 시절에도 국토통일원을 두어 통일문제를 대비 내지 준비해왔는데 쌍팔년도도 아니고 유신시절도 아닌데 통일부를 없애버리는 것은 실로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다”고 꼬집었다.

yhmoon0203도 “북한은 일반적인 국가처럼 외교 범주 안에서 처리할 수 없는 나라”라면서 “통일부가 외교부에 흡수되는 형식으로 된 이상 외교통일부 주도권은 분명 외교부가 잡을 텐데 북한관련 업무가 잘 이뤄질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gambill 역시 “외교부에서 대북정책을 만든다면 당연히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만들 것이다”라며 “이것은 국가 근본인 헌법에 명시된 통일을 도외시하는 것으로 5.16, 5.17에 이은 이명박의 신쿠데타”라고 평가했다.

이 당선인과 인수위의 통일부 폐지 추진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누리꾼, “통일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상징이라 정치적 이유로 폐지”

eternal7173은 “통일부와 정통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상징하는 성과이며 상징이다”며 “정치적 이유로 폐지시켰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행정의 전문성은커녕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라는 프레임에 갇혀 정통부, 통일부를 폐지시키는 이명박 정부에서 무슨 행정서비스가 가능하고 남북평화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통일부를 중요시하지 않았던 ‘정권’치고 남북문제를 잘 해결하는 정권은 못봤다”고 지적했다.

delispices도 “통일부라는 명칭을 없앴다는 것은 통일을 적극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통일부는 물론 그 기능이 더 중요하지만 그동안 상징적인 면도 많았다”고 말했다.

inyspri1 역시 “지금은 통일할 시기가 아니지만 통일부의 상징적 의미를 놔두고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내세우면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면서 상징성을 고려해 통일부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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