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M&A 마무리…이탈리아 면세점, 러시아 복합몰 인수 추진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국내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이는 신동빈(사진) 회장이 ‘불황기 공격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열린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고 말했던 신 회장은 최근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알짜배기 면세사업권과 제주도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연달아 따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 계열 호텔신라를 따돌리고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독주 채비를 갖춘 셈이다. 

지난달 11일 발표된 3기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롯데는 8개 권역의 5년 간 임차료로 6조4200억 원을 써냈다. 롯데와 함께 8개 권역 입찰에 참여했던 신라가 써낸 임차료는 3조9100억 원이었다. 

롯데는 8개 권역 모두 최고가를 써냈지만 ‘품목별로 나뉜 4개 그룹 가운데 한 그룹에서 동일 사업자가 낙찰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최대 낙찰 가능한 4개 권역을 차지했다. 롯데가 5년 간 내야 할 4개 권역 임차료는 3조60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롯데는 렌터카 사업에도 새로 뛰어들었다. 지난달 18일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인 KT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됐던 롯데는 이달 11일 KT렌탈 지분 100%를 1조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KT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의 렌터카 사업 진출은 유통, 관광, 보험 등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신 회장은 면세점 왕국을 세울 기세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롯데는 세계 6위 면세점 기업인 이탈리아 월드듀티프리(WDF)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의 지시에 따라 롯데는 WDF와 인수 조건, 일정 등을 조율 중이라고 알려졌다. 업계에선 WDF 인수에 3조~4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21개 나라에서 533개 면세점을 운영하는 WDF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98%. 현재 7.55%를 점유하며 세계 5위를 기록 중인 롯데가 WDF를 인수하면 14.53%로 1위인 스위스 듀프리(15.86%)를 1%포인트(p) 수준까지 바짝 뒤쫓게 된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일본 내 면세점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9월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첫 면세점을 연 데 이어 올해는 오사카 시내에도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지난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롯데는 일본 백화점 기업 J프론트리테일링 및 신간사이(新關西)공항과 손잡고 오사카 시내 면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신 회장의 사업 확대 욕심은 ‘동토의 왕국’으로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러시아에서 호텔과 백화점 사업을 진행하는데, 복합쇼핑몰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롯데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북동쪽 쿠르스카야역 인근에 자리한 초대형 쇼핑몰인 ‘아트리움’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영업면적 10만3000㎡ 규모의 아트리움에는 각종 매장 외에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놀이공원 등이 입점해 있으며,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보다 4배 이상 넓다. 2007년 모스크바에 들어선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의 총 영업면적은 2만3140㎡다. 아트리움 인수금액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달 15일 롯데그룹이 발표한 올해 투자·고용 계획을 보면, 올해 롯데는 지난해 5조7000억 원보다 32% 늘어난 7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1만5800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롯데의 최대 투자 기록은 2010년 7조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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