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 지난해 말 계열사 3곳 임원직서 해임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재계 신년 인사회서 제2롯데월드 사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큰아들인 신동주(오른쪽) 롯데홀딩스 지난해 말 일본 롯데 계열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됐으며, 신동주 한국 롯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 2015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연이은 발생한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에 대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체면을 구겼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큰아들인 신동주(오른쪽) 롯데홀딩스 지난해 말 일본 롯데 계열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됐으며, 신동주 한국 롯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 2015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연이은 발생한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에 대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체면을 구겼다.

2014년 연말부터 2015년 초까지 롯데가(家) 신동주·동빈 형제가 체면을 구겼다.

먼저 체면을 구긴 것은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롯데(이사), 롯데상사(대표이사), 롯데아이스(이사) 등 계열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이 결정됐다. 다만 신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퇴’가 아닌 ‘해임’이었기에 해임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신 부회장의 해임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롯데홀딩스에서도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추측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 후계구도에서 동생인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에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등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어떤 주장이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그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회사를 잘 이끌던 신 부회장이 사퇴가 아닌 해임으로 자리를 잃은 것은 신 부회장으로서는 오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더욱이 해임 사유가 기업윤리에 어긋날 경우 명성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뒤를 이어 동생인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은 제2롯데월드 연이어 발생한 사고로 머리를 숙였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1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롯데의 안전 문제와 관련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점검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개장했다.

하지만 개장 이후 연이은 안전 문제로 인해 비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월드몰 식당가 5~6층 바닥에 광범위한 균열이 발생했고, 유리난간의 금속부품이 떨어져 협력업체 직원이 머리에 상해를 입기도 했다. 에비뉴엘동 8층에서는 천장 부분에 50cm가량의 균열이 발견됐으며, 엘리베이터가 멈춰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 중 스크린 양쪽과 좌석이 여러 차례 크게 흔들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관람객들을 대피시키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작업 중이던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롯데  계열사 사장단들은 단체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결국 신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새해 들어 대통령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하는 수모를 겪었다.

2세 경영승계의 향방은?

롯데는 10여 년 전부터 일본 롯데는 신동주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맞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규모면에서는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에 비해 크지만 두 사람은 각자가 양국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향후 경영승계가 현재처럼 이뤄질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는 롯데제과 때문이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지배구조상 롯데제과가 갖는 위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롯데제과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매출이 크지 않지만 롯데그룹의 모태로 볼 수 있어 그룹 내 위상이 높다. 롯데제과는 그룹 내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의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의 지분율 차이를 1.4% 이상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5월 16일 롯데제과가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의 주식을 각각 3.85%, 5.34%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개월도 채 안 된 7월 1일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은 3.92%로 0.07% 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동주 부회장은 11월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 지분율을 3.96%까지 높였다. 두 사람의 지분율 격차는 1.38%로 줄어들었다. ‘1.4%의 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롯데제과 지분을 놓고 형제간의 경쟁은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환출자구조가 얽히고설킨 롯데그룹에서 롯데제과를 잡을 경우 그룹 전체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 내 3개 계열사 임원직에서 해임된 것이 향후 승계구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이유다. 현재로서는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이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일본 롯데를 시작으로 출발한 한국 롯데지만 이미 오래 전에 매출, 영업이익 등 모든 규모에서 일본 롯데를 추월했다.

한국 롯데는 2013년 재계 순위 5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문제와 신동주·동빈 형제간의 승계구도가 명확치 않은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다.

이를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유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국내 알짜배기 땅을 많이 가지고 있어 향후 기업 확장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2롯데월드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고, 순환출자도 복잡해 이런 것들을 빨리 정리하면서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수영 기자 jun61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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