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전하는 ‘국민 막대과자’…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작년 매출 950억…누적 판매액 1조 돌파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1983년 4월 롯데제과가 초콜릿과 비스킷을 조화시켜 선보인 ‘빼빼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다. ‘국민 막대과자’로 불리는 빼빼로의 특징은 고소한 비스킷과 촉촉한 초콜릿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빼빼로는 변신을 거듭했다. 롯데제과는 1983년 영등포 공장에서 ‘오리지널 초코 빼빼로’를 생산한 이후 ‘아몬드 빼빼로’(1984년), ‘누드 빼빼로’(2000년), ‘땅콩 빼빼로’(2010년), ‘딸기 빼빼로’(2011년), ‘화이트쿠키 빼빼로’와 ‘하미멜론 빼빼로’(2013년)를 차례로 선보였다.

빼빼로는 독특한 모양과 이름, 지속적 품질 개선뿐 아니라 제품을 이용한 놀이와 문화가 형성된 덕에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올랐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시작된 ‘빼빼로데이’가 빼빼로 인기를 높이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빼빼로데이는 현재 사랑과 우정의 마음을 전달하는 ‘국민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빼빼로데이의 기원에 대해 롯데제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고 밝혔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한 여학교에서 서로 건강하고 날씬해지자는 의미로 11월 11일에 길쭉하고 가는 빼빼로를 건네주던 것이 사랑과 우정을 전하는 날로 확장돼 빼빼로데이로 자리 잡았다. 빼빼로데이 외에도 두 사람이 빼빼로를 마주 물고 먹는 게임이나 빼빼로를 이용한 발음놀이 등도 빼빼로 인기에 큰 몫을 했다.

출시 첫 해 40억 원에 불과(?)했던 빼빼로 매출은 지난해 약 950억 원으로 늘었다. 누적 판매액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메가 브랜드로 우뚝 선 빼빼로는 31년 동안 37억5000만 갑이 팔렸다. 낱개(초코 빼빼로 기준)로 줄지어 늘어놓으면 그 길이가 약 1000만km에 이른다. 지구를 2백50바퀴 돌고, 달까지 13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첫해 시장점유율 31%…40년간 1위 요지부동 

우리나라에 초콜릿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주둔한 미군의 보급품이 흘러나오면서부터였다. 그러나 국내 제과업체는 1967년에 이르러서야 처음 초콜릿을 생산할 수 있었다. 생산이 늦었을 뿐 아니라 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기술이나 생산 설비도 보잘 것 없었다. 당연히 활발한 보급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1960년대까지 국내에선 미제 초콜릿 인기가 높았는데, 주로 부자들이 먹는 기호식품처럼 여겨졌다.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과 국내 기술 향상으로 초콜릿은 더 이상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초콜릿은 현재 간식용으로 보편화됐고, 갈수록 수요도 늘고 있다.

롯데제과가 초콜릿을 생산하기 전인 1974년 국내 초콜릿 시장은 해태제과와 동양제과(현 오리온)가 양분하고 있었다. 해태제과와 동양제과는 약 18억 원 규모의 초콜릿 시장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합을 벌였다. 당시 제과업계에서 봤을 때 18억 원이라면 껌 다음으로 큰 시장이었다.

롯데제과는 1974년 9월 서울 영등포에 초콜릿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듬해 2월 당시로서는 최첨단 초콜릿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이 준공됐다. 롯데제과는 세계적 초콜릿 전문가를 초빙해 자문까지 받으면서 초콜릿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1975년 2월 마침내 ‘가나밀크초콜릿’과 ‘가나마일드초콜릿’이 첫 선을 보였다. ‘가나초콜릿 신화’의 시작이었다. 출시 당시 가나초콜릿(32g) 가격은 100원. 가나초콜릿의 특징은 주원료가 카카오 콩이고, 카카오 버터를 많이 넣어 맛이 부드러웠다는 점이다.

가나초콜릿은 출시 첫 해부터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받으며 시장점유율 31%를 기록했다. 출시 이듬해인 1976년 시장점유율을 47%로 끌어올린 가나초콜릿은 오늘날까지 국내 최고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가나초콜릿 매출은 약 550억 원이고, 시장점유율은 50%였다. 1970년대와 달리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수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초콜릿 시장에서 40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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