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푸르밀, 원래는 롯데家…반목으로 떨어져 나가

[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을 앞세워 잃어버린 지위를 찾고자 했지만 일단 ‘수로’로 돌아갔다. 오히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유탄을 맞게 됐다.

이로써 신 회장은 1인 체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을 받기 위해 경쟁을 펼쳐오다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선택했고, 이번에 신 전 부회장이 역전을 노리다가 불발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신 회장이 완승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얽히고설킨 지분 관계로 인해 자칫 더욱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 동생 신춘호·준호 회장과도 등 돌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형제간에 경영권을 놓고 벌인 암투가 신 총괄회장과 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 간의 반목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65년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롯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형에게서 독립, 라면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라면사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하고 동생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됐고 신 총괄회장이 ‘롯데’란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자 신춘호 회장은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결국 라면 시장 부동의 1위를 만들었다.

이후 롯데 측에서 ‘롯데라면’을 출시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며 롯데와 농심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가 됐다.

신 총괄회장과 신준호 푸르밀 회장 간도 ‘앙숙지간’이다.

두 사람은 90년 초 부동산실명제로 인해 동생 이름으로 돼 있던 전국 일곱 군데 땅을 신 총괄회장이 회사 명의로 변경하려 하자 신준호 회장이 강하게 반발했다. 두 사람은 결국 법정 소송을 벌였고,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준호 회장이 용서를 구했지만 신 총괄회장은 끝내 동생을 그룹 부회장 자리에서 계열사인 롯데햄우유 부회장으로 내쫒았다. 이후 신준호 회장은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고 롯데와의 인연을 끊었다.

이런 가족사가 있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관계가 단순히 회사 내 지위를 뺐고, 내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일부의 관측이다.

더욱이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이전과 같지 않아 가끔씩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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