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남대문시장 잇는 ‘면세관광특구’ 조성…상생 실천 위해 5년간 2700억 투자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이 20년 숙원사업인 신세계그룹은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인근 메사빌딩,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SC은행 건물, 남대문시장 등을 묶은 ‘도심면세관광특구’ 전략을 마련했다. <사진=신세계 제공></div>
▲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이 20년 숙원사업인 신세계그룹은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인근 메사빌딩,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SC은행 건물, 남대문시장 등을 묶은 ‘도심면세관광특구’ 전략을 마련했다. <사진=신세계 제공>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명동 신세계타운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어 중소·중견 브랜드와 ‘상생’하는 연면적 3만3400㎡(1만100평) 규모의 ‘도심면세관광특구’를 만들겠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14일 결정될 예정인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3장 가운데 1장을 따내기 위해 마련한 밑그림이다. 

여기에 더해 신세계 사령탑인 정용진 부회장은 “놀라운(어메이징) 콘텐츠로 가득한 세상에 없던 ‘신세계만의 면세점”이란 면세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그룹 사장단과 함께 지난 5일 강원 속초시에서 열린 대졸 신입사원 1년차 연수캠프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비슷비슷한 면세점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신세계 면세점을 방문했을 때 사업적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만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새로운) 콘텐츠로 우리나라 고객뿐 아니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20년 숙원사업’ 신세계 임직원들은 “서울 시내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게 20년 숙원사업”이라고들 말한다. 지난여름 주요 유통대기업들의 희비가 갈렸던 14년 만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입찰 때도 그랬고, 앞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특허권 재입찰 경쟁에 뛰어들 때도 그랬다.

20년 숙원사업인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신세계가 들고 나온 전략은 ‘도심’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 명동(회현동)에 자리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바로 옆 메사빌딩을 합쳐 총 14개 층에 연면적 3만3400㎡(1만100평)에 달하는 면세시설을 만들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을 잇는 ‘도심면세관광특구’를 꾸미겠다는 청사진을 신세계는 내놓았다.

명동 신세계타운에 1만평 규모 ‘도심면세관광특구’

지난 7월 10일 판가름 난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입찰 당시 백화점 본점 본관(명품관)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쓴맛을 본 신세계가 본점 본관과 연결된 본점 신관을 내세운 것은 ‘도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세계의 면세점 계열사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과 정준호 부사장은 지난 10월 26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시내면세점 특허입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왜 다시 ‘도심’인지 설명했다. 

이날 성 사장과 정 부사장은 백화점 본점과 메사빌딩, 인근 SC은행 건물 등 신세계 소유 자산은 물론 한국은행 앞 분수대, 남대문시장까지 활용하는 도심면세관광특구 청사진과 함께 3가지 면세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성 사장은 면세사업 비전으로 ▲새로운 도심 관광자원 개발 ▲큰 경제 효과와 사회적 효용 창출 ▲중소·중견 국산 상품 수출 전진 기지를 꼽았다. 성 사장은 “미국 뉴욕의 맨해튼이나 일본 도쿄의 긴자, 홍콩 침사추이처럼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도심 관광자원’을 새로 개발해 2020년 서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성 사장은 백화점 본점 신관 7개 층(8~14층)과 메사빌딩 7개 층(3~7층, 10~11층)을 합친 연면적 1만평 규모의 도심면세시설을 만들면 “첫해 1조5000억 원을 시작으로 5년 간 평균 2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투적인 상생에서 벗어나 중소중견 국산품의 수출 전진 기지가 되겠다”며 “메사빌딩 3000평 공간에 한국적인 가치를 담은 ‘국산의 힘’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세계가 특허권을 쥐게 되면 “5년 간 7조5000억 원의 경제적 부가가치와 14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준호 신세계디에프 부사장은 다시 백화점 본점을 후보지로 정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도심’의 장점을 내세웠다. 정 부사장은 “같은 서울 시내면세점이라도 도심과 부도심 매출 차이가 크다”며 “최근 도심 면세점 매출은 부도심보다 2배 늘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한국관광의 중심은 서울이고, 서울관광의 중심은 숙박시설과 관광자원 풍부한 도심”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 및 쇼핑 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도심관광 활성화를 토대로 전국관광 활성화와 해외 진출까지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지난 10월 26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린 시내면세점 특허입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이 면세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 제공></div>
▲ 지난 10월 26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린 시내면세점 특허입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이 면세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 제공>

신세계여야 ‘대한민국이 있는 상생 면세점’ 가능하다

신세계면세점 사업부장인 정 부사장은 이날 중소·중견기업들과 상생 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대한민국이 있는 면세점’으로, 국산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명품 육성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부사장은 메사빌딩 3000평 공간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명품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젊은 디자이너들을 길러내기 위한 ‘창조혁신디자인센터’를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디자인에 관심 있는 20대 100여 명을 선발해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멘토 그룹을 만들어 교육하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남대문시장을 연결해 판로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산의 힘 센터에 대해 정 부사장은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신선식품 육성 등을 위해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우수 국산품 육성뿐 아니라 한류문화 전파 등으로 영역을 넓혀 “제2의 ‘설화수’, 제2의 ‘MCM’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한국 면세점 35년 역사를 3세대로 나누고 세대별 성격을 짚었다. 정 부사장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까지 1세대 면세점은 호텔 선물코너에서 선물을 팔던 시기로 20억 원에서 1조 원 규모로 시장이 커졌다. 이후 올해까지를 2세대로 볼 수 있는데, 해외명품을 중심으로 10조 원대까지 성장했다. 이제 3세대를 맞은 면세점은 국산 명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국산 화장품 ‘후’나 설화수 인기가 이를 방증한다. 이는 신세계가 ‘대한민국이 있는 면세점’이란 개념을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밖에 신세계는 ‘도심재생’ 프로젝트인 15개 관광산업 진흥 프로그램(‘Re-SHAPE 서울’) 추진, 10대 관광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로 남대문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회공헌 및 상생 실천을 위해 5년 간 2700억 원 투입 등을 발표했다. 성 사장은 “도심을 아우르는 복합관광벨트 조성으로 5년 간 655만 명의 관광객을 신세계가 신규 유치하면 16조 원에 달하는 외화획득도 가능하리라 본다”면서 “신세계그룹 85년 유통업 경험 및 면세사업 역량을 총 결집해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11월 들어 신세계는 도심면세관광특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4일 신세계는 “지난 9월 진행했던 1차 자문회의를 시작으로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을 본격 추진한다”며 1차 자문회의에서 관광활성화뿐 아니라 ‘시민의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가 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의미를 확장해 분수광장을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5일에는 중소기업청 등과 협의를 거쳐 남대문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을 위한 ‘12개 핵심사업 3개년 플랜’을 확정해 공개했다. 신세계 측이 발표한 남대문시장 육성 계획에는 ‘케이(K) 푸드 스트리트’ 조성, ‘남대문 야시장’ 개발,  ‘세금환급센터’ 설치, 외국인 관광객 전용 라운지 조성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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