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1위 달성 목표”…경영권 분쟁·독과점 논란 걸림돌

지난 12일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면세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div>
▲ 지난 12일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면세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롯데그룹이 올해 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두 곳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물 밑으로 가라앉은 듯 보였던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연돼 여론이 악화된 데다 독과점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주)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소공(본)점과 월드점 특허기간이 각각 오는 12월 22일과 12월 31일 만료된다. 호텔롯데는 두 곳에 대한 재신청을 했지만, (주)두산과 (주)신세계디에프(DF)가 두 곳 모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를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 전담법인 신세계디에프는 명동(퇴계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낙점했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주)도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후보지로 롯데면세점 월드점 특허를 신청했다.

특히 두산과 신세계는 이번 기회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쏟아 붇고 있다. SK네트웍스는 11월 16일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워커힐면세점은 지키면서 롯데면세점 월드점을 호시탐탐 노린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시내면세점 사수에 나섰다. 예년 같았으면 기존 사업자가 훨씬 유리하겠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7월 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도한 ‘왕자의 난’과 14일 일본에서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함에 따라 롯데를 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아서다.

위기감을 느낀 신동빈 회장은 지난 12일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5년 동안 사회공헌 분야에 15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면세사업에 강한 애착을 드러낸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도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을 세계 최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이날 국감에서 롯데면세점의 서울 시내 면세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어 독과점이라며 특허를 반납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신 회장은 반색하면서 “면세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면세점은 세계 3위이지만, 내년엔 2위가 될 수 있고, 1위까지 가능하다”며 “면세점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신 회장은 면세점 업계 세계 1위가 목표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 롯데 정서와 독과점 논란 등이 걸림돌이다. 때문에 관세청의 현장실사와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11월 중 주인이 결정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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