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정국진단]“원내대표 호남 안배? 계파주의…DJ 가치로 계파갈등 해소”

▲  오는 15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전병헌 민주당 의원.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오는 15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전병헌 민주당 의원.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주당 5·15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전병헌 의원(55·서울 동작구갑·3선)은 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약속과 관련해 “의총에서 치열한 고민과 논쟁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은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 의원실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겠다. 지금 이 상태에서 뭐라고 결론을 내려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은 “선거에서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가 결과적으로 보면 위선적인 제도로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지난번 대선에서 약속한 것이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숙고해봐야 한다”고 밝혀, 정당공천 배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을 함께 고려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기득권 내려놓기’·‘정치혁신’ 취지로 정당공천 배제를 약속했다. 문재인 후보는 작년 11월 29일 전남 순천 거리 유세에서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도 약속드렸다”며 “국민들이 만족하실 때까지 바꾸고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당공천을 배제 시 ▲후보들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돈이 오가는 선거 혼탁이 우려되고 ▲중앙당의 필터링이 사라져 지방 토호들이 득세할 우려가 있으며 ▲단체장과 지방의원과의 유착과 이에 따른 부정·부패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여야 여성 의원들이 정당공천제 폐지가 여성 의원들의 정계 진출을 제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4월 재보선에는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약속은 법 개정을 위한 여야 간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을 실시했고, 새누리당은 정당공천을 하지 않았다. 10여 곳이 예상되는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여야의 정당공천 여부가 당락의 변수가 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10월 재보선까지는 짧은 기간”이라면서도 “이제 멘붕, 아픔과 상처를 벗어나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어 새누리당 집권 여당과 분명한 각을 세우고 민생을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원내 기조를 밝혔다.
 
전 의원은 “집권 1년차 원내대표는 사실상 청와대 대리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위상과 구조가 있다”며 “강한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력으로 민주당 존재감, 야당 견제감을 내보이려면 청와대 시스템 잘 아는 ‘지피지기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김한길 지도부에 호남쪽 인사가 없어 원내대표로 김동철 의원이나 우윤근 의원이 당선돼야 한다는 ‘호남 후보 안배론’에 대해 “단 한명을 뽑는 원내대표에 지역 안배론을 얘기하는 그 이면에는 계파주의적 논리가 숨어 있는 것”이라며 “정말 안일한 발상이다. 민주당을 더 엄혹한 위기로 빠뜨리는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호남(민심)은 ‘똑 부러지게 일하고, 정말 유능하게 성과를 내고 호남을 벗어나서 전국적인 믿음과 신뢰를 확장해라. 그래서 수권하라’는 게 본질적 요구”라며 “우리 지역 한 사람을 특정 자리에 앉혀 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호남 후보 안배론’에 선을 그었다.

전 의원은 계파 갈등과 관련해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멘붕에 빠지면서 김대중 자서전을 다시 읽었다. 거기에 해답이 있었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민주당 역사 60년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어떤 가치와 지향성을 갖고 있었으며 어떤 체계와 역사가 있었는지, 이 역사적 동질감으로 의원님들을 묶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또 “2박 3일 ‘힐링 워크숍’을 해서 의원 간에 소소한 얘기를 나누고 인간적인 교감과 소통을 하는 시간을 마련하겠다. 그동안 계파 갈등을 씻는 힐링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문재인 의원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새 출발하는 민주당 상황에서 문재인 전 후보도 앞으로 정상적인 의정활동 차원에서 중요한 당원의 입장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당 활동도 그렇다”며 적극적인 행보를 당부했다.

한편, 전병헌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국정홍보처 차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서울 동작구갑 지역구에서 3선(17, 18, 19대)을 했고 17대 국회부터 현재까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등 방송, 문화쪽 상임위 활동을 해왔다. 지난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서는 정세균 후보의 총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원내대표 후보 출마 계기는?

- 민주당이 엄중한 위기 시기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형성되고 있고 퍼펙트 스톰이 곧 닥칠지도 모른다. 이 시기에 원내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원내 활동을 통해서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찾아오기 위해서는 원내 활동을 통해 민주당이 분명한 민주당으로서 새롭게 각인됨으로써,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믿음을 부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책, 전략, 협상력 3박자를 갖춘 원내사령탑으로서 제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부족하지만 현재 후보들 중 제가 정책, 전략, 협상력에서 검증되고 입증된 경험과 경력 갖추고 있다. 창당 60년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민주당 부활을 위해 그동안 쌓은 경험과 실력을 쓰는데 헌신을 다해 노력하겠다.

▶ 정책, 전략, 협상력에서 ‘3박자’를 갖췄다고 자평한 근거는?

- 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저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정책위의장 시절 ‘3+1 보편적 복지’를 담론화 했고 어렵게 당론화 과정을 거쳐 당시 소수 야당이었지만 정치권과 국회의 정책적 논의를 주도해 낸 검증된 성과를 냈다. 6·2 지방선거 당시에는 전략위원장을 맡아 주도면밀한 전략을 짰고 승리를 견인해 냈다. 또 2008년도 문방위 간사를 하면서 미디어악법 저지 과정에서 2년여 동안 시간을 끌면서 충분한 협상력, 설득력, 투쟁력을 보여줬다.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직권상정 처리가 됐지만 언론, 시민사회에서는 ‘민주당이 싸울 만큼 싸웠다. 저지할 만큼 저지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의 존재감을 분명히 보여줬다.

또 1997년에는 2년 가까이 대선기획을 담당해 DJP연합을 만들었고, 최초의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룩하고 ‘국민의 정부’ 수립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2001년 당시에는 ‘이인제 대세론’이 민주당의 일반적 평가였지만, 저는 ‘이인제 대세론으로는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 노무현으로 이회창을 꺾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이 없다’는 판단에 노무현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만드는데 직간접적 참여한 경험이 있다.

박근혜 정부 1년차다. 그야말로 아주 강한 집권 기간에 해당된다. 어느 정권이든 집권 1년차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것도 중요하다. 집권 1년차 원내대표는 사실상 청와대 대리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위상과 구조가 있다. 강한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력으로 민주당 존재감, 야당 견제감을 내보이려면 청와대 시스템 잘 아는 ‘지피지기 원내대표’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제가 강점이 있다.

▶ 원내대표 후보 세 분을 비교한 보도를 보니,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가는데 전 의원은 ‘선명 야당’ 기치를 내걸었다. 다른 두 중도 성향 후보들은 ‘투쟁만 하는 야당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선명 야당으로 너무 갔을 때 국민들의 우려가 있지 않겠나?

- 그것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야당의 존재 이유는 집권 여당에 대한 견제다. 선명한 야당이라는 것은 정부 여당이 하는 일을 막무가내식으로 막자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견제가 없다면 진정한 소통은 이뤄질 수 없다. 여당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화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여야가 균등한 힘을 갖고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민주당은 결기, 기백 있는 견제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목표로 여당을 상대하고 있는지 제대로 분명히 알릴 수 있다.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관심을 보이게 만들어야 민주당에 대한 믿음,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사람만 좋고 이도저도 아닌 그런 식의 원내대표으로는 민주당의 존재감을 찾을 수 없다. 집권 여당, 강한 여당만 있게 되면, 민주당은 더욱 더 위기의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 이번 전대에서 선출된 지도부 중에서 호남쪽 지도부는 한 명도 없었다. 원내대표에 호남쪽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 그것은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된다. 첫째, 당 대표 및 지도부 구성은 호남 출신 당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구성돼 있는 전대를 통해 당원들의 총의가 모아진 결과다. 당 지도부의 구성에서 균형성과 조화를 갖추기 위해 당헌에는 여성, 노인, 장애, 청년, 지역을 고려해 3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명하게 돼 있다. 당 지도부의 최고위원 구성 과정은 안배가 필요하다. 그러나 원내대표는 단 1명을 뽑는다. 기본적으로 지역, 계파 안배의 대상이 아니다.

둘째, 민주당이 태평성대 시기이고 평상체제라면 한가하게 지역 안배, 계파 안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다 민주당이 엄중한 위기에 빠져있다고 하는데 계파, 지역 안배로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 셋째, 당 대표 임기는 2년이고 원내대표는 1년이다. 이번에 호남쪽 원내대표를 뽑으면 내년에도 호남쪽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에 대한 합리적 해답이 없는 것처럼 엄중한 시기에 안배를 고려한 지도부 구성은 정말 안일한 발상이다. 민주당을 더 엄혹한 위기로 빠뜨리는 나쁜 생각이다.

▶ 원내대표 선거에 계파가 미칠 영향력은?

- 단 한명을 뽑는 원내대표에 지역 안배론을 얘기하는 그 이면에는 계파주의적 논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계파주의적 논리로는 지지받기 어려우니 지역 안배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포장, 위장하고 있다. 그것이 이번 계파 안배 논리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현재 호남의 위기라고 하지만, 호남의 위기가 호남 출신 의원 1명을 특정 자리에 갖다 놓는다고 해서 민주당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호남 민중들의 요구의 본질은 ‘민주당이 똑 부러지게 일 좀 해라, 민주당이 보다 더 유능해지라, 민주당이 주장해왔고 품고 있던 것을 국민을 위해 보다 더 실천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다. 우리 지역 한 사람을 특정 자리에 앉혀 달라는 게 아니다. 호남은 ‘똑 부러지게 일하고, 정말 유능하게 성과를 내고 호남을 벗어나서 전국적인 믿음과 신뢰를 확장해라. 그래서 수권하라’는 게 본질적 요구다. 이런 호남 민중들의 요구는 선명한 민주당으로 분명한 존재감을 불러 일으키고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되찾아오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되찾을 때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 당 대표 선거에서 후보 간 격차가 예상보다 컸다. 이른바 친노 그룹이 세를 결집해 대결구도로 가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있었는데.

- 지금이 정말 위기인 만큼 127명 의원님들의 판단과 이성 믿는다. 여전히 계파주의에 함몰돼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잘못된 길로 가게 되면, 원내사령탑이 잘못 뽑아져 존재감 없이 흐물흐물해지고 이도 저도 않는 야당이 돼 민주당 60년은 끝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른바 원내대표를 잘못 선택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적 진퇴와 전망도 대단히 암울하게 되는 자의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의원님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

▶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2배가량 높다. 민주당과 안철수측은 ‘협력적 경쟁 관계’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 저는 당 차원에서는 경쟁적 차원이 많다고 본다. 하지만, 원내 차원에서는 안철수 의원은 128명의 의원 중의 1명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원내에서는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안철수 의원님이 국회에 들어오신 것이 단순히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생각은 아닐 것이다. 국회라는 민의의 정당에서 안철수 의원님이 생각하신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국민을 위한 민생 정책을 펼치면서 입법도 함께 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 원내에서는 안철수 의원님과 민주당은 상호 협력적 관계가 될 것이다. 정책적 비전, 지향하는 가치, 목표 측면에서 다른 점보다는 동일한 동질감이 많을 것이다. 원내사령탑이 그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작은 차이를 부각시키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내포하는 원내 활동으로 안철수 의원과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게 국민, 민주 진영과 야권 세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 1차 평가가 10월 재보선이다. 재보선 지역 대부분이 새누리당 선거구다.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의 과반이 붕괴될 수도 있는데, 당내 전략통으로 알려진 전 의원이 여대 야소로 만들 비전과 전략을 꼽는다면?

- 10월 재보선까지는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이제 멘붕, 아픔과 상처를 벗어나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어 새누리당 집권 여당과 분명한 각을 세우고 민생을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 되는 것은 확실하게 협조하고 국민 눈높이에 벗어나는 독선, 독주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기, 기백으로 견제해야 한다. 그래서 집권 여당이 국민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게 철저하게 견제, 관리를 하면 민주당이 국민 믿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실마리로 10월 재보선이 좋아지길 기대한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어떤 낙관적 확답을 내릴만한 근거는 많지 않다.

▶ 정책 관련한 질문을 드리겠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로 출마한 최경환 의원은 경제민주화에 속도조절론을 얘기했다. 

- 야당이 빨리하자고 해서 경제민주화 문제가 현실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 정치는 국민의 생각을 대변해서 행동, 실천하는 것이다. 포괄적 개념을 구체적 각론으로 가져가고 싶다. 임시국회는 물론이고 정기, 예산 국회까지 분명한 전략적 목표로 운영하려고 한다. 가안으로 6월 국회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가 돼야 한다. 을이 일방적으로 당해온 갑의 횡포, 재벌과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를 샅샅이 찾아 국민 앞에 제시하고 고쳐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강성이라는 최경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는데, 그렇게 공감대가 마련되면 아무리 강한 여당 원내대표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다. 전략, 정책, 협상력을 강화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야당은 국민의 힘을 같이 안고 가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국민 여론과 함께 원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략적, 홍보 기획적 마인드가 중요하다.

▶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여야 간 협상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것 같다. 

- 협상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새누리당은 유례없이 야당 원내대표 선출 뒤에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하고 있다. 보도를 보니 원래는 5월13일에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는데 민주당이 15일로 결정되니까 새누리당이 야당 원내대표 선출 결과를 보고 결정한다는 미명 아래 같은 날 오후 2시에 선출하기로 했다. 집권 여당으로서는 유례 없는 치사한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정을 잡았다. 강한 원내대표로 최경환 후보, 온건한 원내대표로 이주영 후보로 보도되고 있는데, 새누리당에서 강한 원내대표가 결정되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서 강한 원내대표를 내세우는 전병헌이 유리할 것이라는 일반적 전망이 많이 나왔다. 온건한 원내대표면 카운터 파트너도 온건한 원내대표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박심(朴心)이 많이 담겨져 있는 강한 원내대표(최경환)가 선출될 가능성 높다고 보고, 상대하기가 버겁다고 느껴지는 제가 원내대표로 당선될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세 후보 중 새누리당이 가장 상대하기 버겁고 부담스러운 사람이 전병헌이라는 말이 여러 기사에서 나온 것 같다.

▶ 신경민 의원이 초선인데도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했다. 개혁 세력들이 결집을 하고 있나.

- 민주당은 패러다임을 확실히 바꾸지 않으면 존재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위기감을 느끼는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이 ‘민주당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쫓아가는 헤드라인 체이서(headline chaser)’라고 밝힌 것은 촌철살인적인 진단이다. 헤드라인 체이서 아니라 헤드라인 메이커(headline maker)가 돼야 한다. 헤드라인 메이커 되는 게 쉽지는 않다. 헤드라인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경험과 마인과 전략적 경험과 마인드와 아주 집요하고 치열한 협상력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경선 후보자들 가운데서는 제가 정책, 전략, 협상력 3박자 갖춘 원내대표 후보로 나왔다.

▶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협상할 수도 있지 않나.

- 청와대 정무수석과 통상적 관계는 일반적인 네트워크로서 얘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상 집권 1년차의 강한 여권의 원내대표는 청와대 대리인이라는 점이다. 청와대 내부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있는지, 집권자 의중이 얼마만큼 담겨 있는지 간파하고 경중을 분별하는 진단력이 있는 야당 원내대표가 필요하다.

▶ 전 의원은 똑 부러진 행보를 하다 보니 친화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많은 의원님들을 만나면서 제 스스로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이 인간적, 정치적으로 성숙해지는 경험이 됐다. 특히 저는 이번에 의원님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교감과 소통을 해서 다행이다. 사실 저는 원내대표 재수생이다. 지난 1년간 원내대표에 떨어진 입장에서 원내지도부, 당 지도부에 나름의 불만이 있더라도 이야기하는 그 자체가 재수생으로 불평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살까봐 의총에서 단 한마디 발언도 하지 않고 지냈다. 제 나름대로 의정활동만 열심히 했다. 그래서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만나면서 많이 해소됐다.

제 자신의 친화력도 중요하지만 127명 의원님들은 정말 힐링과 치유가 필요하다. 지난 해 총선, 대선 주자들의 예비 경선 등의 선거가 있었고 대선 패배로 인해 서로가 이해하기도 전에 ‘계파 선입견’ 딱지가 붙었고, 소통과 교감이 매우 부분적으로 이뤄지지 부작용이 있었다. 원내대표가 되면 저의 부족한 친화력도 보완하겠지만 시스템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 2박 3일 ‘힐링 워크숍’을 해서 의원 간에 소소한 얘기를 나누고 인간적인 교감과 소통을 하는 시간을 마련하겠다. 그동안 계파 갈등을 씻는 힐링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멘붕에 빠지면서 김대중 자서전을 다시 읽었다. 거기에 해답이 있었다. 처음에는 일대기를 중심으로 해서 읽었고, 두 번째는 민주당 역사를 많이 살펴봤다. 민주당의 60년 역사는 그야말로 엄청난 역사라는 것이 새롭게 느꼈다. 원내대표가 되면 민주당 역사 60년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어떤 가치와 지향성을 갖고 있었으며 어떤 체계와 역사가 있었는지, 이 역사적 동질감으로 의원님들을 묶는 노력을 하겠다. 의원들 간에 소통과 교감은 의원들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다. 127명 의원들이 60년 역사의 울타리 속에서 동질 의식, 역사 의식, 인간적인 이해와 소통으로 단단한 민주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여부를 두고 ‘대선 당시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정치 현실 속에서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 민주 선거에서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가 결과적으로 보면 위선적인 제도로 결론이 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번 대선에서 약속한 것이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숙고해봐야 한다. 어찌됐든 의총을 열어서 의총에서 치열한 고민과 논쟁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겠다. 즉,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겠다. 지금 이 상태에서 뭐라고 결론내려 말할 수는 없다.

▶ 문재인 의원은 대선에서 48% 득표를 받은 민주당의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문 의원이 본인의 상임위는 참석하고 있지만 당의 의총, 전대는 불참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가야 할지?

- 이번에 원내 지도부까지 새로 개편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당이나 원내나 지도부 정비가 완료된다. 새 출발하는 민주당 상황에서 문재인 전 후보께서도 앞으로 정상적인 의정활동 차원에서 중요한 당원의 입장에서 활발히 활동하실 수 있어야 한다. 정당 활동도 그렇다.

▶ 박원순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 때 민주당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민주당 의원이나 보좌진들을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새로운 리더십 에 기대를 갖을 수 있을까.

-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서울 시민들로부터 받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민주당이 갖게 된 매우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다. 박원순 시장 뿐 아니라 송영길, 안희정, 이시종, 최문순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재선될 수 있도록 원내 당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제1의 과제가 돼야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민주당이 그동안 스타를 키워내는 노력과 역량이 부족한데 127명이 갖고 있는 많은 스타성을 여러 가지 기회의 장을 만들어 기회를 발휘하게 하고 더 주목받는 정치인이 되게 원내에서 뒷받침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윤창중 대변인이 급거 귀국했다. 귀국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인사 실패, 사고 수습에서도 청와대와 정부가 국제 망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윤창중 대변인은 그동안 많은 국민, 언론들 심지어 새누리당에서도 함량 미달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소위 ‘나홀로 인사’를 단행했던 것이다. ‘나홀로 인사’를 단행한 결과 그동안 여러 가지 인사 참사가 벌어졌지만, 윤창중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의 사실상 종결판이다. ‘한반도가 극한 위기에 빠져 있는데 가장 중요한 미국  방문 시 어떻게 그와 같은 일이 저질러 질 수 있을지’ 국민들로서는 납득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 국민, 심지어 새누리당 의견을 묵살하고 ‘나홀로 일방적 인사’를 한 결과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할 수밖에 없다. 국제적 망신이라서 길게 끌지 말고 짧게 끊고 가는 게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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