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동빈 형제, 한·일 롯데 나눠 맡거나 계열사 쪼개 나누거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연수원을 찾아 올 상반기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div>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연수원을 찾아 올 상반기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경영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롯데그룹에 대한 계열 분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주도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원한 ‘왕자의 난’ 이후 롯데그룹의 앞날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최근 계열 분리가 경영권 분쟁 해결 방안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재계에서 나온 롯데그룹 ‘계열분리설’은 크게 경영권 분쟁의 주역이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각각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맡아 경영하거나,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까지 쪼개어 경영권을 나누는 두 갈래로 나뉜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신 회장이 한국 롯데를 나누어 경영하는 방안은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공인된 후계 구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권 분리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롯데의 광윤사와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통해 실질적으로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포함해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의 국내 계열사들을 유통·상사나 금융처럼 업종별로 쪼개어 두 형제가 나눠 경영하는 대안이 나왔다. 대안에도 한계가 있다. 한국 롯데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문제다.

무려 416개에 달하는 한국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정리하지 않고서 80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을 단순히 업종에 맞춰 나누기란 쉽지 않다. 업종별 분리에 앞서 지배구조 정리가 시급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지배구조 정리보다 중요한 문제는 첨예한 갈등 관계인 신격호·동주 측과 신동빈 측이 과연 계열 분리에 합의할 수 있느냐다.

한편 3일 오후 일본에서 돌아온 신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 총괄회장 및 신 전 부회장과 5분 간 만난 뒤 잠실로 이동해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과 롯데월드몰을 살펴보며 그룹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4일에도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찾아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오전 오산연수원에서 교육 받는 신입사원들을 만난 신 회장은 최근 사태에 대해 “롯데그룹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진통과정”이라고 말했다. 오산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과 점심식사를 한 신 회장은 인근 오산물류센터를 살펴보는 등 이틀 째 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난달 29일 한국에 건너온 뒤 국내외 언론을 통해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리는데 주력했던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3일 일본으로 건너가려다 갑자기 연기한 이후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 회장과 반대 행보를 보이는 셈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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