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융포럼②] 서병호 금융연 실장 “코로나 장기화, 금융지원보다 재정지원 필요”

2021.02.24 17:53:59

은행권 자산건전성 문제없어…선별적 지원·한계기업 구조조정 필요
디지털 전환 부작용 최소화해야…금융권 ESG경영, 아직 걸음마 단계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경제적 위기 속에서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은 오는 4월 ‘코로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제16차 금융포럼’을 공동 개최한다. 

해당 포럼은 코로나19 위기극복과 한국판 뉴딜을 위한 금융지원 현황을 점검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 앞서 <폴리뉴스>는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을 만났다. 

“민간 금융사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은 피해자 구제 차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다만 자산시장 버블 문제와 함께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에 따른 산업 경쟁력 이슈가 대두되고 있으므로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은 지난 22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산까지 가는 기업이 많지 않았고, 개인 쪽에서도 신용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은행 등 민간 금융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에 대한 총평이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2월 7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금융권에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을 위해 집행한 금융지원 규모는 총 277조 원(252만 2000건)이다. 이 가운데 신규 대출이 95조 1000억 원(132만 2000건), 대출 만기 연장이 126조 원(41만 3000건)이다.

서 실장은 “보통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만 이야기하는데,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경영안정자금 대출, 위탁보증 대출, 회사채 인수, 프리워크아웃 등 많은 조치가 있었다”며 “(금융지원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산까지 가는 기업이 많지 않았고, 개인 쪽에서도 신용대란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코로나19 위기극복엔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워낙 대규모로 폭넓게 지원하다보니 코로나19와 무관한 좀비기업.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도 혜택을 봤다”며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자산시장 버블 문제가 대두됐는데, 자산시장 버블이 너무 크면 금융위기가 올 수 있으므로 버블 사이즈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애초에 정리가 돼야 하는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과 함께 지원을 받는 등 묻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포스트코로나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당국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실장은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엔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융지원) 여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실적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게다가 민간 금융사에게 금융지원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도 어긋나고,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해도 결국은 갚아야 하는 돈”이라며 “그런 방식보다는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정지원 사례로는 미국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들에게 현금을 나눠줬는데, 4인 가족 기준 3400달러를 주는 등 규모가 상당했다”며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재정지원 규모가 매우 작았다”고 짚었다. 이어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면서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공공부문이라면 직접적 재정지원, 세금 인하, 공기업 활용 등이 있는데, 세금인하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자산건전성 문제 없어…선별적 지원․한계기업 구조조정 필요

지난 18일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6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잠재적 부실 확대에 따른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서 실장은 “원리금상환 유예조치 적용을 받는 은행권의 대출규모가 은행권 전체 대출자산 대비 크지 않다”며 “그것만으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이 어려워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고, 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은행에선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생긴다면 비은행권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 실장은 다만 경제 전반적으로 신용리스크가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부터 대출자산성장률이 명목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했기 때문이다. 그는 “학계에선 경제성장률과 대출증가율의 격차(GDP갭) 및 DSR의 상승을 금융위기의 주요 조기 경보로 사용하는데, 최근 두 지표 모두 크게 올랐다”며 “개인의 부채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금융지원과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부채) 잔액은 1726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최대치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도 4분기 말 현재 1630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착륙 방안을 고심 중이다. 서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려웠던 거라면 그동안 쌓인 원리금을 합쳐서 새 대출계약을 체결한 뒤 그 때부터 나눠서 갚으면 되지만,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원래 어려웠던 경우엔 소득이 급격히 늘기 전엔 갚기 힘들 것”이라며 “프리워크아웃이나 워크아웃 외에는 딱히 (연착륙) 방안이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선별적 지원을 통해 전체 금융지원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며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에 배당성향 축소(순이익의 20% 이내)를 권고한 것에 대해 “건전성 관리 방안이므로 적절하고, 적합하고, 정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서 실장은 “지금처럼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대출 늘려서 이익이 늘었다고 배당으로 나눠주면 나중에 위기가 닥쳤을 때 부실채권을 과거 외환위기나 카드채 사태 때처럼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 주요국 감독당국도 거의 모두 배당성향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성향 축소 권고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에는 “투자자 이탈은 주가하락으로 끝나지만 자본적정성 악화는 금융시장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은행 주식은 어차피 연기금이 주로 투자하는 종목인데, 그들은 정해진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투자하기 때문에 배당을 줄였다고 갑자기 돈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 부작용 줄여야…금융권 ESG경영, 아직 걸음마 단계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는 디지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 모두 디지털 금융을 위한 규제완화에 나섰고, 금융사들도 클라우드 도입과 AI 활용 확대 등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 대해 서 실장은 “디지털 전환에는 지점과 직원 축소 등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며,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자 문제도 생긴다”며 “해킹 등 보안 리스크도 당연히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사회 각계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디지털 소외의 축소, 보안 강화, 금융회사 책임 강화 등을 통해 신뢰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선 “금융업에 진출하는 빅테크를 제도권으로 편입해서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전금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정무위에 상정돼 현재 정무위에 상정돼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서 실장은 최근 금융사들이 가속화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견해를 내놨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으로 유럽연합(EU)과 북미 등에서 중요한 기업 평가척도로 자리 잡았다.

서 실장은 “금융지주, 은행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금투 등 기타 업권은 그렇지 못한 경향이 있다고 본다”며 “유럽 등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서도 ESG 리스크 관리나 포트폴리오 구성, 지배구조 모든 측면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ESG경영을 하려면 금융사들이 활용하는 신용평가모델 자체에 ESG평가요인이 담겨야 한다”며 “그러면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기업은 신용점수가 낮게 나오고, 친환경적인 기업은 신용점수가 높게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바젤에서 관련 논의를 하고 있긴 하다”며 “해외에서 정한 기준을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사들도 논의 단계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1.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은행 등 민간 금융사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총평해 주신다면?

피해자 구제 차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산까지 가는 기업이 많지 않았고 개인 쪽에서도 신용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은행 연체율도 낮은 수준이다. 보통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만 이야기하는데,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경영안정자금 대출, 위탁보증 대출, 회사채 인수, 프리워크아웃 등 많은 조치가 있었다. 위기극복에는 성공한 것 같다.

다만 워낙 대규모로 폭넓게 지원하다보니 코로나19와 무관한 좀비기업이나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자산시장 버블 문제와 함께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에 따른 산업 경쟁력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당국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도 생각해야 한다. 자산시장 버블이 너무 크면 금융위기가 올 수 있으니 버블 사이즈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정리가 되어야 하는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들과 함께 지원을 받는 등 묻어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차별적, 선별적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2. 지난 18일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6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잠재적 부실 우려도 당연히 커진 상황.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현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현재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역대급으로 우수하다. 원리금상환 유예조치 적용을 받는 은행권의 대출규모가 은행권 전체 대출자산 대비 크지 않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또 은행권이 워낙 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오지 않았나. 대출 문턱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은행은 문제되지 않을 것.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제2금융권 등 비은행권일 가능성이 높다. 그쪽에서 문제가 터지면 은행도 영향을 받을 순 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부터 명목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대출자산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적으로 신용리스크가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학계에서는 경제성장률과 대출증가율의 격차(GDP갭) 및 DSR의 상승을 금융위기의 주요 조기경보 지표로 사용하는데, 최근 두 지표 모두 크게 올라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개인의 부채 수준이 너무 높다. 금융지원과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3.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착륙 방안 마련도 불가피하다. 일례로 은행들은 수년간에 걸쳐 분할 상환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문가 입장에서 연착륙 방안을 제언한다면?

사실 원리금은 1개월만 늦어도 연체이고 3개월 늦으면 부실채권이다. 정말로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1년 반 후에는 그 동안 내지 않은 것까지 원금에 추가되기 때문에 소득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전에는 갚기 힘들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려웠던 거라면 그동안 쌓인 원리금을 합쳐서 새로운 대출계약을 체결하여 그 때부터 나눠서 갚으면 될 것이지만,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원래 어려웠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소비트렌드가 변하여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부도가 날 것이다. 프리워크아웃이나 워크아웃 외에는 딱히 방안이 없다고 본다.

최근 금융위가 가계대출을 조이는 것도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착륙의 일환이다. 선별적 지원 등을 통해 전체 금융지원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또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잘 안 되는 기업을 팔거나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면 그조차도 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이 3508개 기업에 대해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했는데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들에겐 C·D등급(부실징후기업)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정말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졌는지, 다른 이유는 없었는지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 결과적으로 C·D등급 기업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C·D등급을 받은 기업도 있다. 경기가 버틸 수 있을 때 빨리 정리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4.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금보다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텐데, 민간 금융사가 추가로 나설 수 있는 금융지원 방안, 그리고 여력이 있다고 보시나?

금융회사, 특히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여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실적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한다. 지금은 부실을 이연시켜 놓은 것뿐이다. 게다가 민간 금융사에게 금융지원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도 어긋나고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은행이 망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민간 금융사에게 돈 많이 버니까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는 것. 때문에 지원여력이 있다고 표현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론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민간 금융사가 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결국은 갚아야 하는 돈이다. 그런 방식보다는 그냥 재정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면서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공공부문이라면 직접적 재정지원, 세금 인하, 공기업 활용 등이 있는데, 세금인하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들에게 현금을 나눠줬는데 규모가 상당하다. 지난해 초에 4인 가족 기준 3400달러의 현금을 줬고, 지금은 1인당 2000달러 가까이 주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재정지원 규모가 매우 작았다. 모든 사람에게 줄 필요는 없고, 선별적으로 준다면 지원할 수 있는 금액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세금 감면도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다. 대출이자를 유예하듯 공공요금 납부를 유예해 줄 수도 있고, 유예가 끝나면 분할해서 내게끔 할 수 있을 것.

5.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에 배당성향 축소를 권고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리스크 관리 일환이지만, 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우려도 제기된다. 적합한 조치라고 보시는지?

배당성향 축소는 건전성 관리 방안이므로 적절하고 적합하고 정당한 조치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민간 금융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돈을 쟁여놓는 것이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고, 대손준비금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배당을 줄이는 게 맞다. 다만 대손충당금 같은 경우 손익계산서에 포함되기 때문에 많이 쌓으면 이익이 줄어들고, 이는 세금을 적게 내는 요인으로 탈세에 악용될 수 있어서 엄격하게 쌓을 필요가 있다. 때문에 감독당국이 배당을 줄여서 대손준비금이라도 많이 쌓으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대출 늘려서 이익이 늘었다고 배당으로 나눠주면 나중에 위기 시 부실채권은 과거 외환위기나 카드채 사태 때처럼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게 된다. 해외 주요국 감독당국도 거의 모두 배당성향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게 놔둔 편이다.

또 투자자 이탈은 주가하락으로 끝나지만 자본적정성 악화는 금융시장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은행 주식은 어차피 연기금이 주로 투자하는 종목이고, 그들도 정해진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하기 때문에 배당을 줄였다고 해서 갑자기 돈을 빼지는 않는다. 배당성향 축소로 투자자 이탈이 있다고 한들 많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6.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마이페이먼트 등 새로운 라이선스 도입, 빅테크 후불결제 허용 등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 전금법에서 주목하고 계신 부분이 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개정 그 자체이다.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겼는데 하나하나 다중요한 것 같다. 지급결제업을 재분류하고 오픈뱅킹을 위해 지급지시전달업과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이란 새로운 업종도 만들었고, 보안인증 수단을 다양화 하되 복수인증을 통해 안전성도 강화했고, 금융회사에 보안관련 책임도 강화했다. 더욱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빅테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이들을 제도권으로 편입하였다는 것이 새로운 흐름을 적극 반영하고자 한 측면이다. 빅테크를 제도권으로 편입해서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법안이다.

7. 6번 질문 등 포함해 정부, 국회, 금융당국 모두 디지털 금융을 위한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사들도클라우드 도입,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등 적극 화답하는 추세. 그러나 일각에선 보안 등 소비자보호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금융권 디지털 전환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디지털 전환에는 지점과 직원 축소 등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며,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자 문제도 생긴다. 해킹 등 보안 리스크도 당연히 커진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사회 각계에서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소외의 축소, 보안 강화, 금융회사 책임 강화 등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8. 올해 금융사들은 ESG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산업과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인데, 전문가 입장에서 현 금융사의 ESG경영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는지?

국내 금융회사들이 전반적으로 ESG 경영에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금융지주, 은행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기타 업권(ex. 금투)은 그렇지 못한 경향이 있다고 본다. 유럽 등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서도 ESG 리스크 관리나 포트폴리오 구성, 지배구조 모든 측면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단계라고 보여진다.

사실 제대로 ESG경영을 하려면 금융사들이 활용하는 신용평가모델 자체에 ESG평가요인이 담겨야 한다. 그러면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기업은 신용점수가 낮게 나오고, 친환경적인 기업은 신용점수가 높게 나오게 될 것. 물론 아직은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되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바젤에서 관련 논의를 하고 있긴 한데 스터디 그룹 수준이다. 기준이 만들어지기 전에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논의 단계에 참여하여 의견을 내는 것도 좋다고 본다. 해외에서 기준을 정하고, 우리나라에 반영하는 식으로 가면 막상 도입할 때 실정에 맞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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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혜 unicor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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