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중 한미약품, 일동제약, 가장 높은 A등급
바이오 부문도 ESG 경영 확대 '바람'
전체적인 바이오기업으로의 확산은 '아직'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가 ESG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가 ESG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ESG가 기업 평가의 중요 지표로 자리잡으면서 업계에서도 경영 체제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제약사들 중에서는 유한양행, 동아제약, JW중외제약 등이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 평가 및 등급 공표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개별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공하는 제도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대상 기업들의 각종 지표 및 활동 내역 등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측면에서 분석·평가하고 그 결과를 S, A+, A, B+, B, C, D 등 7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28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지난해 ESG 통합 등급 상위사는 A등급을 받은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두 곳이 선정됐다. 등급 선정은 '사회', '환경과 지배구조'로 분류돼 평가받는다. 양사 모두 사회에서는 A+를, 환경과 지배구조는 B+를 받았다. 이들 기업은 평가 대상인 전체 760개 기업 중에서 92개 기업이 포함된 A등급으로 분류됐으며 동종업계 기업 중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한미약품은 2017년부터 CSR위원회를, 2019년에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오염물질을 감축하기 위해 재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확대해나가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 절감을 추구함과 동시에 화학물질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구체적 방안이다.

또한 상생경영을 위해 하도급거래 내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미약품 한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신뢰와 윤리경영의 바탕이 된다는 생각으로 업계의 모범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의 '지속가능개발목표 헬프데스크(SDG Help Desk)'를 통해 개최된 '지속가능한 민간부문(Sustainable Private Sector)' 국제 웨비나에서 자사의 친환경 경영이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9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환경 관련 데이터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또 사업장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환경오염물질은 관련 법 기준의 20% 이내로 배출 농도를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3년 동안 환경 관련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동아제약은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을 중심으로 ESG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회적가치위원회는 공정, 준법, 부패방지, 인권노동, 정보보호, 산업안전, 환경, 사회공헌, 소비자보호 8개의 실행분과 지배구조, 사회, 이해관계자, 소비자, 임직원 등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책임 이행의 미션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와 함께 감사위원회를 갖추는 등 ESG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무·비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한 노력을 담은 그룹 통합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마솥’(GAMASOT)을 발간했다.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ISO37001’과 정보보호 경영시스템 ‘ISO27001’ 등의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특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마솥은 지난해 ‘LACP 스포트라이트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업주인 고(故) 강중희 회장이 궁핍했던 시절에도 집에 찾아온 모든 손님에게 직접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제공하고자 했다는 창업정신을 반영한 보고서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의 경우 제약사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지배구조 및 경영 혁신과 더불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회사 전체를 ESG에 맞춰 체질개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환경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ESG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종근당 역시 지난 2018년 10월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14001)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45001)을, 2019년 12월 제약업계 최초로 에너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50001)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은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업체'로서 매년 환경정보를 공개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주총회 시즌 대부분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ESG경영 실천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바이오기업들 역시 최근 ESG경영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크로젠, 에이치엘비 등은 본격적인 구조 개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마크로젠의 경우 지난 3월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마크로젠은 특히 ESG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유영석 준 환경부 장관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마크로젠의 ESG 위원회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위치에서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 점검 ▲정책 수립 ▲성과 및 문제점 관리·감독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 4월 20일 에이치엘비는 그룹내 ESG 경영을 총괄하도록 코스닥협회 전무출신의 김홍철 박사를 ESG 경영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에이치엘비는 김홍철 박사 영입과 함꼐 ESG 경영팀을 신설하고 에이치엘비그룹의 잠재적 경영 리스크를 분석하고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해 그룹 전체의 ESG 등급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등이 꾸준히 ESG경영 등을 강조했으나 전체적인 바이오기업으로의 확산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점차 바이오기업들 역시 ESG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이같은 변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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