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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DLF·라임 사태, 사모펀드 규제 푼 금융당국 책임?

은성수 “혁신금융 하다보면 예상못한 부작용·악용 사례 나와”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금융당국 책임론이 일고 있다. 라임 펀드의 투자 손실 예상액은 1조 원 수준으로 수천억 원대 손실을 낸 DLF보다 크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같은 날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도 내놨다.

이는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1조6700억 원 규모 사모펀드 중 일부인 ‘플루토 FI D-1호(지난해 10월 말 기준 9373억 원)’와 ‘테티스 2호(2424억 원)’의 수익률을 각각 –46%, -17%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김정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관련 제도 운영 과정에서 일부 예상치 못한 미비점 등이 나타나 보완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2015년 이후 발생한 (사모펀드 관련) 여러 사고를 미리 예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이 거론한 2015년은 금융위가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시점이다. 당시 금융위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크게 낮추고, 사모 운용사 진입 요건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규제를 풀어줬다.

이후 사모펀드 전문운용사는 우후죽순 생겨났다. 사모펀드 설정액도 2015년 말 200조 원 수준에서 2019년 말 412조 원으로 105.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이 2221조3000억 원에서 237조2000억 원으로 7.2%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금융위의 사모펀드 정책이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하면서 규제 완화에만 집중해 왔다는 점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DLF와 라임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과 사모펀드 운용사 관리감독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DLF와 라임사태에선 전문 투자자라고 보기 어려운 일반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사모펀드 최소투자액이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아지면서 예·적금 등 안정적인 투자 상품만 취급하던 은행이 일반 투자자들을 사모펀드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사례들도 다수 적발됐다.

이런 사례는 사모펀드 관련 제도적 허점을 보여준다. 사모펀드 시장은 어느 정도 손실이 나더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전문 투자자 시장으로 조성됐는데, 그동안 일반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데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사모펀드 규제완화, 감시 없는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정책을 추진한 것이 바로 금융위”라며 “(라임사태 등) 피해 재발을 막으려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최고경영자(CEO)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선 사모펀드의 유동성 리스크 규제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라임의 일부 펀드는 유동성이 낮은 기초자산(메자닌 등)에 투자하면서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판매되었는데, 이것이 이번 환매 중단 사태의 원인이 됐다.

이에 대해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8일 ‘자본시장포커스’에서 “최근 국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례는 사모펀드에 내재한 리스크의 발현 과정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며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비유동성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개방형으로 운영될 때 유동성 리스크가 어떻게 불거지고 확산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당국은 국내 사모펀드에 내재한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 현행 사모펀드 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개방형 사모펀드에 대해 유동성 리스크 관리요건, 정기적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 의무, 유동성 리스크 관련 보고 요건 등을 명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감독당국은 사모펀드 기본정보 이외에도 레버리지, 위험 노출액, 비유동성자산 현황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이번 라임 사태에선 검사를 담당한 금감원의 책임도 작지 않아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8~10월 실시한 라임 검사에서 위법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다.

금감원은 특히 환매가 중단된 3개 모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 1호(무역금융펀드)’의 경우 라임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펀드를 계속 팔아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이를 투자자들에게 곧바로 이를 알리거나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 금감원이 검사 결과를 공개한 건 지난해 7월 라임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이 제기된 지 7개월 만이다. 그사이 1조6000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 결정이 내려졌고, 현재는 1조 원대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사모펀드 특성을 고려해 감독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보다 시장 이해관계인 간 자율적인 처리를 유도해왔고, 다만 조속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를 방관하거나 책임회피를 하지 않았다”며 “혁신금융을 위해 규제를 바꾸고 쇄신하다 보면 예상 못한 부작용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까지 규제할지 딜레마지만 혁신, 융합, 복합은 계속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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