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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슈] 文대통령 레임덕 프레임, ‘검찰개혁 시즌2’ 제동걸라는 요구 담겨

文대통령 ‘조국 사태’로 레임덕 ‘조국 대전-총선’으로 돌파, 검찰개혁 당청갈등은 불가피

[폴리뉴스 정찬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파동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이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됐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검찰 고위직 인사 발표 때 문 대통령을 ‘패싱’했다는 주장과 ‘검찰개혁 시즌2 속도조절’을 두고 문 대통령과 민주당 간의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해석하고 있다.

검찰 인사에서 청와대가 배제되고 수사·기소권 분리와 검찰 수사권을 떼어내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려는 민주당 움직임이 ‘문 대통령 레임덕’ 진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주장은 청와대가 검찰 통제권을 행사하고 ‘검찰개혁 시즌2’를 이끄는 민주당을 단속하라는 모순된 주문도 담겨 있다. 이러한 보수언론 주장과 속내에는 엇박자가 존재한다.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놓은 대통령의 레임덕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다. 미래권력으로 민심이 쏠리는 만큼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도 진행된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커지는 만큼 현직 대통령은 국민의 눈에서 멀어진다. 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임기 1년을 남겨둔 시점에 국정수행 지지율이 40%선을 유지하며 국민적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 이는 기현상이다. 그럼에도 ‘레임덕’이 거론되는 배경을 보려면 ‘정권비리’, ‘의회권력 변화’, ‘여권 내 권력이동’, ‘공직사회 이반’ 등 4대 레임덕 요소가 문재인 정부에서 어떻게 기동하고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월성원전 폐쇄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지만 심각한 ‘정권비리’가 아직 없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비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과 측근비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해당 대통령의 레임덕과 탄핵의 직접적인 고리였다.

또 문재인 정부는 임기 중 의회권력을 오히려 강화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16대 총선 패배와 ‘DJP 연합’ 해체, 박근혜 전 대통령 20대 총선 패배가 레임덕으로 가는 길을 이끌었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 여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해 권력기반을 오히려 강화했다.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여권 내 권력이동은 불가피하며 대선국면으로 다가갈수록 이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그 진행이 더디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권 장악력이 약하고 이낙연 대표도 자기 세력을 구축 못하고 있다. 또 ‘여권 내 차기경쟁’도 지금 문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보다 ‘계승’이 갖는 무게가 더 크다.

그럼에도 지금 국면에서 ‘문 대통령 레임덕’이 거론되는 데는 ‘정부조직’인 ‘검찰’의 반기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레임덕은 2019년 9월 ‘조국 사태’ 때 이미 왔다. 보다 엄밀히 표현하면 검찰의 반기로 문 대통령은 권력 붕괴 직전까지 갔다. 정권의 축인 ‘검찰조직’이 사정권력을 사용해 현직 대통령을 위기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정부 공조직 이반은 현직 대통령 레임덕이 작동한 후 나오는 현상이지만 검찰은 자신이 주도해 정권 레임덕을 창출했다. 검찰은 ‘조국 수사’의 외피를 쓰고 역대급 수사를 벌였지만 실제 그들이 향한 칼끝은 문 대통령이었다. 당시 언론은 윤석열 총장 동정과 발언을  대통령급으로 다뤘다. 이때 문 대통령은 레임덕 위기가 아니라 레임덕이었다.

역대정권을 지탱한 권력의 축은 ‘사정권력’,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다. 사정권력 없는 정권은 ‘종이호랑이’였다. 역대정권은 이를 통해 경제권력, 행정권력, 의회권력을 적절히 통제해왔다. 이들 권력들은 정권이 아닌 정권의 사정권력을 두려워한다. 그런 검찰의 칼끝이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은 ‘레임덕’을 넘어 ‘정권의 위기’였다. 

검찰의 반기가 신호탄이 돼 다른 정부 공조직으로 확산됐다면 문재인 정권은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러나 ‘조국 사태’서 ‘조국 대전’으로 전환돼 ‘정권 대 검찰’ 간 전쟁이 팽팽하게 교착되면서 상황은 변했다. 이에 공조직 이반도 사법 관련 일부 법조권력과 감사원의 원전 감사 수준에서 그쳤다.

민주화 후 검찰은 권력의 ‘주구(走狗)’이면서도 새로운 주인을 업기 위해 힘이 떨어진 과거 주인도 사냥했다. 권력교체가 반복되면서 민심의 부침을 읽는 능력과 언론 동원력도 갖추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역대 정권과 타협해 자기 권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이러한 검찰이 대담하게 현직 대통령에게 칼끝을 들이대며 ‘레임덕 전쟁’을 벌인 이유는 ‘검찰개혁 저지’에 있었다. 그러나 ‘조국 대전’으로 문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반전됐고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 ‘검찰개혁 대전’ 1라운드는 마무리됐다. 이 지점에서 문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레임덕 위기도 해소됐다.

민주당 주도 ‘검찰개혁 시즌2’에 검찰·언론 ‘文 레임덕’ 프레임 제기, 당청 갈등 가능성 존재

21대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핵심 검찰개혁 과제를 검찰과 야당의 반발 속에 지난해 연말에 완수했다. 이 과정에 이른바 ‘윤석열 대전’이 벌어졌다. 검찰의 개혁 저지에 대해 추미애 전 장관이 총대를 메고 진행한 정권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윤 총장 징계가 법원에 의해 가로막히면서 추 전 장관이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추-윤 대전’은 ‘검찰개혁 시즌2’를 낳은 산파다. 민주당의 검찰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보다 증폭시킨 촉매가 됐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 사퇴를 기점으로 민주당은 윤호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찰개혁특위를 출범시켜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 분리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검찰 입장에서 이는 조직을 사실상 해체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윤호중 의원은 특위 출범 후 1월 15일 한 인터뷰에서 ‘검찰개혁 시즌2’ 추진에 대해 “어떻게 보면 윤석열 총장에게 고맙다”며 “검찰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고 2기 검찰개혁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해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이 ‘검찰개혁 대전 2라운드’다. 지금 거론되는 ‘문 대통령 레임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 프레임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하반기 실제 레임덕에 빠졌었다. 그러나 언론은 당시 ‘레임덕 프레임’을 씌우지 않았다. 전쟁 중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레임덕 프레임’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즉 민주당 주도의 ‘검찰개혁 시즌2’ 저지와 여권 내부 균열을 도모하는데 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이룬 ‘1기 검찰개혁’을 완수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통한 수사·기소권 분리로 진도를 더 빼려고 한다.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문 대통령이 박범계 장관이나 민주당에게 ‘속도조절’을 주문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으로선 ‘1기 검찰개혁’의 안착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 장관에게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당부를 한 것을 보면 2기 검찰개혁에 불안한 시선을 보낸 것이란 해석은 가능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 검찰조직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당청 간 이견은 증폭될 것이다. 청와대는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 국정관리가 중요하지만 민주당은 차기 대선과 그 후 미래가 걸려 있다. 이 과정은 권력교체기 ‘레임덕’ 속을 관통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주도권이 강화되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문 대통령 레임덕 프레임’은 청와대가 나서 민주당의 ‘검찰개혁 시즌2’ 추진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검찰과 언론의 주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민주당에 대한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특히 검찰로서는 다급하다. 당장 오는 3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을 담은 2차 검찰개혁법안 발의부터 막아야 하나 수단이 없다. ‘조국 대전’과 ‘추-윤 대전’을 거치면서 검찰개혁을 저지할 물리적 힘을 소진했다. 조 전 장관과 가족, 추 전 장관과 아들을 수사한 것처럼 검찰개혁을 주도하는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를 또 진행할 힘과 명분이 없다.

윤 총장이나 검찰 지휘부는 현재 무력한 상황이다.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검찰 내부에서 윤 총장이 민주당의 검찰개혁 저지를 위해 직을 던지며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윤 총장에게 ‘이제 그만 물러나라’는 말을 달리 한 것이다. 그러면서 신현수 수석의 정치적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문 대통령의 레임덕과는 거리가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때 검찰에 의해 심각한 ‘레임덕’을 맞았지만 이후 과정을 통해 국면을 돌파해왔다. 40% 내외의 탄탄한 국정 지지율은 ‘검찰개혁 대전’의 효과다. 역설적으로 검찰이 지금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힌 공로자다.

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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