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정당대표 회동서 李-金 공방
이낙연 "좋은 충고 감사...변화 거부로는 발전 이룰 수 없어"
김종인 "뜻대로 안된다고 법 고치는게 통상적인 사고 방식인가"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4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당대표 회동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
▲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4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당대표 회동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정당대표 회동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다만 이날 박 의장의 중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공수처법은 이 정부에서 발의해 지난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이라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 놓은 법인데, 공수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당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법을 고쳐야겠다고 하는게 상식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토 조항을 뒀던 취지는 모든 사람이 합리적으로 합의하라고 넣었던 것 아닌가"라며 "쉽게 결정 안 된다고 법을 고쳐서 하겠다는게 과연 통상적인 사고 방식으로 해석을 할 수 있겠냐는 상당한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발하는 기구의 장이 정상적인 사람이 돼야만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그 기구 자체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권력이 어느 한 정당이 장기적으로 집권한다고 전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낙연 당대표는 "좋은 충고 감사하다"면서도 "변화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을 이룰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24년 동안 우리의 숙제였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조항을 보면 굉장히 취약한 것도 드러났다.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당대표 회동 직후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은 기자들을 만나 "비공개 회담에서는 현안 문제에 관해 광범위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며 "공수처에 관해 빠른 시일 내 정치력을 발휘해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협상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여야간 협상 가능성을 남긴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여야는 공수처 출범을 두고 입장 차를 드러낸 바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수처는 반드시 출범시킨다"며 "민주당은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12월 9일까지 반드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검찰개혁이야말로 이 시대의 대표적인 벽사위정"이라며 "검찰이 저항하면 할수록 검찰개혁의 불꽃은 더 활활 타오를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공수처법 개정안과 권력기과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방침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은 지난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일 때처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용 방법을 동원해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제1법안소위원회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여야 위원들의 의견 불일치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개정안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7명 중 6명에서 5분의 3으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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