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부동산 투기근절 위해 총력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크나큰 실망 드려 죄송”
靑 신속한 정책실장 교체 배경에 대해 “엄중한 부동산 관련 상황 감안한 것”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임대차 3법 통과 직전 전세금을 큰 폭으로 올렸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의를 받아들여 논란 보도 하루도 채 안돼 교체하고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 인사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며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보유하고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실현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정책실장 교체 사실을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전세금 관련보도 직후인 전날 밤에 유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이 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이 청와대 전언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신속하게 인사에 나선 것은 김 실장이 논란이 4.7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고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전 실장은 인사브리핑에 동석해 자신이 물러나는데 대해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사과하고 “정책실을 재정비해 2.4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실장 관련보도가 나오자마자 신속하게 인사를 결정한 과정에 대한 질문에 “어젯밤에 김상조 실장께서 비서실장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고, 오늘 아침에 대통령께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부동산과 관련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며 “우선 본인(김상조 실장)이 지금 자신이 이런 지적을 받는 상태에서 오늘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시작해서 이 일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강력한 사임 의사가 있었다”고 김 실장의 강력한 사의표명에 따른 것이란 점도 얘기했다.

아울러 “이미 김 실장은 지난 연말에 사의를 표했고 그때 재난지원금이라든지 백신 등에 대한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그것을 마무리하라는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며 “굳이 이번 건만이 영향이 아니고 이미 사의 표시한 지가 꽤 되고, 특히 이번에 부동산 상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불신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 상황이라든지 사실여부나 또는 해명의 여지와 관계없이 본인께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신임 이호승 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 그동안 국익과 국민을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 과제를 총괄해 오신 전임 김상조 실장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저의 능력이 부족함을 늘 느낀다.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서 그 부족을 메꿔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 가지 정책 과제에 집중하겠다. 첫째,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에 일상을 회복하는 것, 둘째, 기술과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것, 셋째, 그 과정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자신에 주어진 3가지 과제 수행을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차근차근 이루어냈고, 오늘의 세계 10위권 중견국가, G7에 육박하는 소득 수준, 문화의 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매력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신감 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뒷받침하고 싶다”는 포부를 얘기했다.

한편 김상조 전 정책실장은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없도록 한 내용이 포함된 임대차 3법 통과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 오페라하우스2차 아파트(120.22㎡)의 임대보증금을 기존 8억 5000만원에서 9억 7000만원으로 1억 2000만원(14.12%)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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