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의 문자 파동에 “대통령이 너무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너무 얕보고 있다”며 대통령 배후설을 제기했다. 감사원의 정치·표적 감사 의혹 정쟁이 격화되고 있다.

전날(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유 사무총장이 이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휴대전화 화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문자 내용 중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격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에 야당이 규탄하고 있는 감사원 표적감사 정쟁에 기름 부어 대통령의 감사원 개입 논란까지 일게 되면서 악화일로다. 대통령의 ‘욕설 논란’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20%로 급락한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요청한 데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민주당은 연일 감사원이 전 정권을 겨냥해 표적감사를 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직접적인 감사대상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꼐서 국민을 향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하시는 거 같다”며 대통령 배후설을 제기했다.

박 전 원장은 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당무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따봉을 보내고. 의원총회 전에 초재선 의원들한테 전화를 하시는가 하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감사원 조사에 대해서도 ‘감사원 업무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에 정해져 있다’고 하셨다”며 “(그러나)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관섭 청와대 왕 수석에게 저렇게 보고를 한 것은 청와대 대통령실에 다 보고하고 있는 거다. 그러면 그것은 대통령한테 보고하는 것하고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문자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 업무에 대해서는 관여하는 것이 법에도 안 맞고 그리고 그런 무리를 할 필요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이라는 거는 철저한 감사를 위해서 보장된 장치기 때문”이라며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저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정확히 파악해봐야겠지만 제가 어제 기사를 얼핏 보기에는 그것(감사원)도 아마 하나의 정부의 구성 (기관)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언론 기사에 나온 이런(감사원) 업무와 관련해 어떤 문의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감사원은 대통령실 소속으로 되어있지만 업무는 대통령실에서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에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격한 표현에 대해서도 “무식한 소리라는 말은 한겨레한테 했냐. 민주당한테 했냐”고 물으며 “저런 표현을 할 수가 있느냐 이거다. 저것도 비속어다. 이 XX는 쪽팔린다. 저건 감사원 사무총장이 왕수석한테 일종의 보고인데 이것을 헌법 기관이니까 대통령, 나는 모른다. 왕수석한테 보고 되면 대통령한테 보고 하는 거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 사무총장 경질’에 대해 “경질해야 한다”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문제에서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평시 감사다, 상시 감사다’라고 한다. 서해에서 그런 공무원 사건이 상시 나냐. 직권남용이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런 태도를 가지고 콕 집어서 정치보복 감사를 한다고 하면 감사원이 바로 설 수 있겠나”라며 “감사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