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망나니 칼춤 좌시 않겠다”…신년기자회견 정면돌파 암시, 28일 '호남일정' 소환 불응
한동훈 “李, 사법 시스템 안에서 대응하면 될 문제”
국민의힘 “‘도피 투어’ 중단하고 검찰소환에 응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한 가운데,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정적 제거’ '망나니 칼춤'이라며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다음날인 22일 부터 ‘경청투어’를 통한 민심 행보에 나서고 있다.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날짜인 28일, 광주 방문 일정을 SNS에 올리며 소환에 불응할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경청투어' 중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획하며 ‘친문재인계’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한 수사 관련해 정면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성탄절인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힘들어하는 이웃을 보듬고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책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적었다. 이어 “산이 클수록 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기 마련이다. 비록 우리 사회가 많은 위기에 직면했지만 함께 손 맞잡으면 한 발 한 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27일 전남을 시작으로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28일에는 광주 방문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

이재명, 尹정부에 연이은 강경발언 쏟아내 “망나니 칼춤 좌시 않겠다” "파렴치한 야당파괴 조작수사"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운 참으로 무도하고 몰상식한 민주주의 파괴정권"

이 대표는 검찰이 자신에 대한 소환 통보에 ‘야당 파괴’라며 연이은 강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소환통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 22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국민속으로, 경청투어'를 진행하며, 지역 순회 국민을 직접 상대로 '검찰소환'에 대해 연일 초강경 반발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경북 안동 투어에서 “검찰이 저를 소환하겠다고 어제(21일) 갑자기 연락이 왔다”며 “지금 야당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 대장동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 났던 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습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불공정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정치는 ‘억강부약’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힘센 강자들이 횡포를 부리지 못하게 절제시키고, 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부축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정치  아니냐"며 "그런 것 하라고 권한을 주었더니, 내 식구 지키고 남의 식구 괴롭히고, 내 가족들 배불리고 남의 가족 헐벗게 하는 것. 이것은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지배"라고 윤 정권에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다음날인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고 싸워 이기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털어도 답이 나오지 않으니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까지 다시 꺼내 저를 소환했다.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전방위적인 야당 탄압 파괴 공작, 정적 죽이기에만 진심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모든 국가 역량을 위기 대응에 쏟아부어도 부족한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이처럼 엄중한 시점에 윤석열 정권은 또다시 노골적인 야당 파괴에 나섰다”며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검찰 독재 정권의 실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한은 첫째도, 둘째도 오직 민생을 위해서 쓰여야 한다"면서 "잠시 빌린 권력으로 없는 죄를 조작해 만들고 있는 죄를 덮는 데 골몰하다 보면 언젠가 혹독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권력은 순간이고, 잠시 늦춰질지언정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고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고 물을 게 아니다"며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 받을 것이냐를 먼저 물어보라"고 역공을 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김건희 여사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날(23일) 밤 9시 '내년도 예산안' 본회의 처리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윤석열 정권이 드디어 마각(馬脚)을 드러냈다”며 “참으로 무도하고 몰상식한 민주주의 파괴정권이다.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윤석열 정권 6개월 내내 반복되고 있다”고 맹공을 폈다.

이 대표는 “그런다고 윤석열 정부의 무능, 무책임, 독선이 가려지지 않는다”며 “정적 제거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으로 나를 반드시 옭아매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표적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의 ‘윤석열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 발언에 대해 “수사를 받는 정치인이 과도하고 과장된 발언을 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한 장관은 24일 국회 본회의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국민처럼 이 나라 사법 시스템 안에서 대응하시면 될 문제고 그래야만 하는 게 법”이라며 “다른 국민과 똑같이 사법 시스템 안에서 대응하시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남국 "28일 '호남일정'으로 소환 응하기 어려워"... 안민석 "28일 이후도 검찰 소환 불응할 것"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입으로 '초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어 검찰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비명계는 거듭 '소환에 당당히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나 친명계 의원들은 '소환 불응' 입장이 강하다. 

검찰 소환 출석 여부와 관련, 이 대표는 검찰 소환 날짜인 28일 원래 계획대로 '호남일정'을 소화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대표가) 이미 (검찰 소환 날짜인) 28일에 지방 일정으로 광주·전남 민생 현장 투어를 돌기로 공지한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소환조사를 할 땐 피의자와 조사 일시, 장소에 관해 협의하고 변호인이 있는 경우 변호인과도 협의해야 된다”며 “검찰에서 통보한 방식을 보면 대표실과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출석하라고 일방 통보를 해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며 '소환 불응'을 시사했다.  

또 이 대표와 오랜 지인인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검찰 소환일인 28일) 이후에도 저는 불응할 거라고 본다"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 수사의 본질인 야당 탄압에 맞서는 이재명의 길을 당당히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렇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와 교감이 있는거냐'는 사회자 질문에 "네, 교감이 있죠. 직접은 아니지만 지금 분위기가 그렇다"고 답하면서 "소환에 불응할 것이다, 거기에 500원 걸어도 되실 거다"고 했다. 

이어 "야당을 이렇게 탄압하는 것은 야당을 두려워하지 않고 야당을 우습게 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좀 더 선명하게 맞서야 된다, 그런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그런 흐름 속에서 당연히 이번 소환 건도 맞서야 될 문제지 모양새 잡고 이런 저런 정치적인 계산을 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고 '소환 불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정작 소환해야 될 사람은 소환하지 않고 있다. 바로 김건희 여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남국 의원은 이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정국돌파를 모색할 것을 암시했다.

김 의원은 23일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계획 여부 질문에 “제가 그것까지 말씀드리면 너무 전략을 노출하는 게 된다”며 답을 회피하자 사회자가 '기자회견이 무슨 극비전략이냐고 재차 묻자 “극비전략이다. 매우 중요한 극비전략”이라면서 부인하지 않았다.

‘경청투어’ 중 문재인 회동 계획…‘문심’ 끌어안기?

이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에는 부산·울산·경남에서 경청투어를 하며, 경남 양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경북 봉하마을에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새해 인사 차원이라고 했지만, 이 역시 ‘사법리스크’를 대비해 당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방위적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말했듯,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전 정권 수사와 동일선상에 있다는 점을 들어 단일대오를 당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친문재인계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도 '문심'(文心)'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도 몸담은 정책통으로, 친노·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이 대표 소환 방침에 대해 “‘정적 제거’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이것이 아니면 저것’으로 이재명 대표를 반드시 옭아매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표적 수사, 결코 성공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며 “민주당은 무도한 검찰공화국의 폭압에 맞서 결연히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도피투어' 중단하고 검찰 소환 응하라....지금 필요한 건 문심이 아니라 양심”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해 문심에 호소할 게 아니라 당당히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25일 논평을 내 “이 대표는 '도피 투어'를 중단하고 검찰소환에 응하라. 그것이 대표로서 최소한의 양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문심이 아니라, 양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27일에는 전남을 방문하고 소환 통보를 받은 28일에는 광주 일정이 있다며 소환에 불응하겠다고 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도 울고 갈 범죄 피의자의 대선 후보급 일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생을 경청한다면서 연일 쏟아지는 자신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한다"며 "민생투어’라고 하지만 '도피투어'로 들리는 이유다"고 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 예고에 대해 "조여오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문심에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보인다"며 "동아줄이라고 믿는 그 줄도 사실은 수명이 다한 헤진 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로 이재명 대표의 심상이, 앞날이 불안한 듯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태산만 해 민주당이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며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하면서도 소환조사는 피하는 대표 때문에 민주당의 처지가 안타깝다"고 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전날에도 논평을 통해 “‘야당파괴’, ‘망나니 칼춤’이라니, 이재명 대표의 국회의원, 당대표 선출 이전의 ‘개인적 범죄 혐의’에 대한 ‘적법한 사법절차’에 가당한 소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떳떳하다면 검찰에 출두하시라. 죄가 없다면 들어간 문으로 당당히 다시 나올 것인데 무엇이 두려운가”라며 포토라인에 설 자신이 없는 정치인은 국민 앞에 설 자격도 없다. 부디 더 이상의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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