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계산 2년 앞당겨 시행...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참가
다자녀 양육 공무원에 승진·전보 우대...출산축하금 첫째부터
지역인재 7급 선발규모 확대, 재난 업무 후엔 심리안정 휴가
대체공휴일 확대, 이르면 올해 부처님오신날부터
원격근무 시간 단위 선택 '뉴노멀 근무혁신' 도입

새해 업무보고를 마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행안부,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합동브리핑에서 2023년 인사처 중점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1.27 [사진=연합뉴스]
새해 업무보고를 마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행안부,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합동브리핑에서 2023년 인사처 중점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1.27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서정순 기자]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연금개혁'을 선제적으로 추진한다. 재정계산을 2년 앞당겨 올해 시작하고, 국회 논의에도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재정계산은 현행 구조로 봤을 때 향후 40년 이상의 연금 재정을 연차별로 추계하는 작업으로, 지급 시기 및 지급액 등을 조정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27일 윤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의 '2023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김 처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에 맞춰 당초 2025년으로 계획돼 있던 공무원연금 재정계산을 앞당겨 올해 조기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인사처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책임감 있는 자세로 과학적 연구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개혁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작년 8월 연금 전문가 20여 명이 포함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으며 지속해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민 눈높이나 공감대 차원에서 공직사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초저출산 위기 극복 위한 출산·양육 지원책 적극 추진

합계출산율 0.81명(2021년)의 초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출산·양육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구축한다.

3명 이상 다자녀를 양육하는 공무원에게는 공직 문호를 확대하고 승진·전보 등에 대한 우대방안을 마련한다. 일례로 자녀 양육에 필요하다면 필수 보직 기간을 다 채우지 않더라도 전보를 허용하는 등 조치가 도입된다.

공무원 출산축하금을 첫째 자녀로 확대하기 위해 '출산축하 복지점수'를 신설, 한 명만 낳아도 100만원을 지급한다. 

둘째 자녀부터는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호봉 승급 기간에 포함해주는 조치도 도입을 검토한다. 태아·산모검진비는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난임 지원 횟수는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임대주택 입주자를 선정할 때 다자녀 공무원 가점을 높이고, 일정 물량을 우선 배정하며, 대출 신청권도 우선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다태아 출산 시 배우자 출산 휴가는 기존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하고 120일 내 2회 분할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정부는 '모범 고용주'로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면 민간에 강요할 수는 없지만, 공기업에는 권장할 수 있다"며 "적극적 조치를 공직사회가 먼저 단행함으로써 사회 전반으로의 공감대 확산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인사처는 공직사회 다양성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지역인재 7급 선발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7급 채용 인원은 2020년 145명, 2021년 160명, 2022년 165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에는 18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증장애인의 경력 채용 요건은 현행 '시험공고일 기준 경력단절 기간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완화하고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부처를 집중 지원한다.

자율과 소통을 중시하는 청년 세대에게 근무하고 싶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청년공감 토론회 및 공직인사 청년자문단을 확대 운영해 인사정책 과정에서 청년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한다. 각 부처가 채용하는 청년인턴 채용 과정도 적극 지원한다.

김 처장은 "내부 평판 조회를 해보니 5급 공개채용, 지역인재, 민간 경력직 채용, 개방형직위 등 여러 채용 경로 중에 가장 평판이 좋은 직원이 지역인재 7급이었다"며 "앞으로도 직무 역량이 좋은 지역인을 계속 채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직무 중요도, 난도에 따라 임금 더 주는 '중요직무급' 확대 

공무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성과 보상은 강화하는 정책도 내놨다.

인사처는 먼저 참혹한 사건·사고 등 재난 현장의 수습을 담당하는 현장 공무원을 보호하고자 '심리안정 휴가'를 신설하고, 재난대응 업무를 중요직무급 적용 대상에 포함한다.

임신한 공무원이 근무 환경으로 인해 건강손상 자녀를 출산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자녀 치료비를 지원한다. 직무 스트레스, 우울, 트라우마 등 공무원 심리재해에 대한 예방 및 치유를 위해 관계기관이 협력하는 '마음건강 협의체'를 신설하고, 온라인 자가진단 상시화, 고위험군에 대한 업무별 집중관리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상담체계를 구축한다.

지속적 성과창출을 위한 동기를 부여를 위해 직무의 중요도와 난도에 따라 임금을 더 주는 '중요직무급' 대상은 기존 총정원의 최대 15%에서 20%로 확대한다. 업무실적이 우수한 공무원에게 1호봉을 승급하는 특별승급에 드는 재직 요건은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 3년 이상 최상위 성과등급을 받은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장기성과가산금'을 신설한다.

김 처장은 "공무원의 조기 퇴직이 낮은 보수와 함께 경직된 문화와 불공정한 성과 평가·배분이라고 본다"며 "같은 일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만큼 '인사가 만사'라는 신념을 토대로 대한민국 공직자 모두가 국민의 어려움을 내 가족의 일처럼 생각하며 헌신과 열정을 다하도록 인사혁신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새해 업무보고를 마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행안부,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합동브리핑에서 2023년 인사처 중점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1.27 [사진=연합뉴스]
새해 업무보고를 마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행안부,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합동브리핑에서 2023년 인사처 중점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1.27 [사진=연합뉴스]

대체공휴일 최대 4일 확대...단순 암기 의존 평가 축소

상반기 중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개정해 대체공휴일 적용 대상을 늘린다.

대체공휴일은 지정된 공휴일이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 다음 날인 평일을 공휴일로 대체하는 휴일이다. 현재 전체 공휴일 15일 중 신정(1월1일),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8일), 현충일(6월6일), 기독탄신일(12월25일) 등 4일은 대체공휴일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대체공휴일 확대가 빠르게 시행되면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27일 토요일) 직후의 월요일부터 추가로 빨간 날이 될 수 있다.

김 처장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기에 상반기 내 법령 개정 작업을 하려고 한다. 관계부처 간 합의가 빨리되면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개 공휴일을 한꺼번에 다 하기는 어렵고 점진적으로 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론 추모 분위기의 현충일에 휴식 의미가 있는 대체공휴일 지정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인사처는 또 일과 삶의 조화(Work-Life Blend)를 위해 유연하면서도 생산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뉴노멀 근무혁신'을 추진한다. 현행 1일 단위의 자택 또는 스마트워크센터 내 원격근무를 시간 단위로 선택해 정책 현장 등에서 할 수 있도록 하고, 4급 이상 관리자에 대한 대인관계 기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우수 인재를 공직에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소양 검증을 강화하고 이를 기관별 채용에서 공동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2023년 개편방안을 마련한 후 2~3년 유예기간 뒤 시범도입할 예정이다. 단순 암기에 의존하는 평가는 축소하고 민간의 출제 경향을 공무원 채용에 반영해 민간과의 채용 호환성은 높인다.

많은 노력 끝에 공직에 입직한 신규공무원이 소속감을 느끼며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본교육 이수 후 임용을 원칙으로 하고, 기본 교육기간도 확대하는 등 임용 전 교육을 강화한다. 또 온보딩 가이드북 발간, 웰컴키트 제공, 정기적 멘토링 운영 등을 포함하는 '공직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해 입직 초기 공직적응을 적극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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