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같이 골프 치고, 표창장도 줬는데 모를 수 없어”
李 측 “유동규 보좌하던 김문기, 7년 지나 기억? 쉽지 않아”
국힘 “李. 민주당 전체 사법리스크로 몰아 넣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17 [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17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서정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두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공판에서 이 대표 변호인 측과 검찰은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처장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냐, 아니냐를 두고 각자의 논리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재판 시작에 앞서 취재진의 측근 비리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으로, 이날 해당 발언의 사실 여부에 대해 법정에서 검찰과 공방을 주고받았다.

검찰은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해 직전 기일 변호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지난 공판에서 "시간과 공간이 특정되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에 불과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성남시에 팀장급 직원만 600명에 달해 이 대표가 김 처장을 알 수 없었다는 변호인 주장에 "피고인이 나머지 599명의 팀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 김문기씨를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피고인은 김씨와 사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골프 등 여가를 즐겼다"며 "김씨는 위례사업 주무 담당 부서장으로 피고인의 업무를 보좌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피고인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기억에 남을 경험을 공유했다"고 근거를 들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자신의 발언 중 '시장 재직 때는 (김 처장을) 몰랐다'는 단 하나의 발언만을 전제로 주장을 펴고 있고, 골프를 같이 치면서 찍힌 사진은 '조작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김문기, 유동규와 골프를 친 일이 있었는지는 객관적 사실의 영역이고,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문기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호주에서 피고인과 김문기가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두 사람이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시 피고인과 김문기의 관계가 어땠는지 알 수 있는 근거로 들었다.

계속해서 변호인은 “피고인의 곁에서 주로 보좌한 사람은 유동규였던 것 같고, 김문기는 유동규를 보좌하기 위해 온 사람으로 보인다”며 “7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유동규를 보좌하던 김문기를 별도로 기억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전 기일에 이어 이날도 검찰 측이 이 대표 혐의 입증을 위해 제출한 증거(서증)를 조사했다.

국힘 “‘옥중 공천’ 공공연히 떠돌아, 이재명식 책임정치 무엇이냐”

이 대표의 검찰 출석과 맞물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며 “이재명 대표의 ‘책임정치’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일갈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민주당은 대선 보전비용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당 대표 사법리스크에 민주당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면서도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며 대선 패배 2개월 만에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이후 당 대표직에 도전하며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고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은 “이 대표에게 ‘책임정치’란 무엇이냐”며 “계속되는 패배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욕망을 좇아 국회의원, 당 대표의 자리에 올랐지만 결국 민주당 전체를 사법리스크 속으로 몰아넣었으니 도대체 무슨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쏘아 부쳤다.

아울러 “‘옥중 공천’이란 말이 공공연히 떠돈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며 “‘이재명式 책임정치’가 민주당과 한국 정치 전체를 유린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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