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영화적 상상력으로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이 있으니, 믿거나말거나 달마의 동생, '걸마乞魔'가 서쪽으로 간 까닭...?'이 없으란 법도 없다.  

순전히 필자의 뇌피셜(우주적 상상력)이지만 시간의 주름이 급격히 접히면 공간의 파장 또한 갑작스레 소물어진다. 이때 인간 일상은 '테러화'되고 인간 인지능력은 '오작동'한다. 호모사피엔스의 특장점인 '생각 능력'이 이슈에 머물기도 전에, 충분히 숙성되기도 전에 또다른 블랙홀로 빨려들기 때문이다. 

이때의 지구 인류는 '영혼이탈 매트릭스' 속에서 무개념·무능력·무책임 '3무 상태'로 파편화되다가 분열·해체의 길을 걷는다. 

여기에 '3무 상태'가 더 심오해지고 '진영의 아수라'가 증폭되고, '내로남불'이 가속화될수록... 권력의 야수적 욕망은 거세게 춤추고 인민人民의 촛불은 소멸한다. 

이런 이유로 머지 않은 장래에 지구 인종人種의 종말, '무뇌충'의 탄생, '호모사피엔스의 멸종'을 견인한다. [DIGITAL胡蝶夢 柱]

세자트라 숲속 작은 연못/ 사진=정하룡
세자트라 숲속 작은 연못/ 사진=정하룡

 

지금은 '올드보이' 소속(?)이지만 내 어릴 적 시골 '궁민학교' 운동장에서 영화 '안중근'을 본 후, '궁민교육헌장'을 단번에 외웠고 '쪽바리'를 쳐부수며 만주벌판을 달리는 독립군이 되고자 한 적이 있다. 

피가 끓던 청년의 시절에는 '사막의 라이온Lion of the Desert'의 안소니 퀸의 걸걸한 목소리,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피터 오툴의 푸른 눈동자, 오마 샤리프의 콧수염을 괜히 좋아했었다. 안소니 퀸은 '아 로'에서도 하위탓 부족의 족장, 아우다 역으로 출연했다.

광활한 사막의 모래바람과 작열하는 태양,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베두인들과 말과 낙타...  그게 부러웠을까...? 나는 가끔 '회전목마'를 타러 놀이동산(영화 속 아카바 습격작전 처럼...)을 가기도 한다. 

아시다시피 영화 '사막의 라이온'은 무스타파 아카드 아랍출신 감독이 연출했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직접 3,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부어 만든 영화로 알려져 있다. 

또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들... 수에즈 운하의 주요 통로인 '아카바', 메디나의 셰리프인 '후세인'의 아들 '파이잘' 왕자는 부족의 지도자이자 '오스만 터어키'에 대항하는 독립군 지도부, 그 부하 알리 족장(오마 샤리프), 이들과 손잡은 영국군 장교 '로렌스'... 그리고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T.E.로렌스'는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하의 아랍 민족의 자유 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영미 제국주의들에게 '구속'됐던 드라마틱한 인물이다. 

인류가 제국주의 시절을 지날 즈음, 제국의 열강들이 지맘대로 남의 땅에 금을 긋고, 지맘대로 국가를 세우고, 지맘대로 통치자를 임명하는 지맘대로의 시대였다. 게다가 1, 2차 세계전쟁까지 겹쳐 다종다양한 국지전이 벌어졌다.  

21세기 중 가까운 어제도 전쟁은 '자스민 혁명',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을 바꿔가며 튀니지, 예맨에서 리비아, 이집트,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땅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그런데 21세기 지구인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이상'하고 '수상'하고 '기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전쟁 양상이 이상하게 닮았다. '대피하라'해서 대피했더니 거기에 폭탄이 떨어졌다. '도망하라'해서 도망하는데 거기에 미사일이 터졌다. '숨어라'해서 숨었더니 거기에 총알이 쏟아졌다. 정말 이상한 전쟁이다. 그리고 '가만 있으라'해서 가만 있었더니 세월만 가고...'기다려라'해서 10시29분까지 기다렸더니... 정말 이상하게 닮았다. 

또 예전의 전쟁 양상과는 이상하게 많이 다르다. '하마스'가 먼저 로켓을 쏘며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다. 이에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최첨단 스마트 철벽)'으로 막고, 곧바로 이스라엘이 원점 타격으로 반격, 대대적인 공습으로 이어진다. 여기까지가 1,2,3차 중동전쟁 때의 이스라엘 승전 프로세스였다. 

하지만 이번엔 하마스의 로켓이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순식간에 넘어왔고, 무려 22개의 마을을 2시간만에 점령해버린 동안 '이스라엘 군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첨단 유격시스템 아이언 돔의 철벽 방어가 뚫렸다? 작동하지 않았다? 

'일주일 전, 이집트 정보당국이 이스라엘에 하마스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이상 징후를 알려줬다! 카더라~' 세계 최강 이스라엘 모사드는 뭐하고...? 드디어 '네타냐후 총리가 이상하다'는 의혹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혹시 네타냐후가 의도적으로 방관한 것 아닐까...?

지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징후의 원인을 세계의 언론들은 네타냐후 정부의 '독선과 '오만방자한 외교적 태도'와 '이스라엘 시민들은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개혁에 반대해 40주 이상 거리에 나와 데모를 진행 중이고, 외국에서 '거의 내전 상태다'할 정도로 심각하게 이스라엘 시민 내부가 갈라져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이스라엘 예비군들도 말한다. "네타냐후가 이런 식으로 하면 나는 아랍이 쳐들어와도 군대에 가서 나라를 지키지 않겠다"고... 또 모 외교 평론가는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어떻게 해서든 강력한 국가로 만들려는 인물, 즉 스테이츠먼(Statesman, 당수형 정치가)인 줄 알았는데 폴리티션(Politician, 선동가형 정치가)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팔·이 전쟁'을 두고 벌어지는 세계의 '수상'한 구석 몇가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종교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희생자들의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오늘 우리의 주 임무는 유혈·폭력 사태를 멈추는 것"이며 '특정한 세력들'이 사태 악화를 부추기려 하고 최대한 많은 국가와 국민들을 충돌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격으로 인해 "노인·여성·아동, 온 가족들과 수십만 명이 잘 곳과 식량·물·전기·의료서비스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테러리즘과의 싸움은 악명높은 집단책임 원칙에 의해 수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이들이 저지른 죄의 책임을 무고한 사람들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과 인질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폭격하는 것은 잘못이라 지적하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수립하는 '두 국가 해법'만이 장기적 합의에 이를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수상한 발걸음(?)은 중국에서도 계속됐다. 자이쥔 중국 특사와 샤힌 UAE 국무장관과의 미팅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이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진영陳營 대결로 무산된 가운데 중국이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우군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 자이쥔 중동문제 특사는 24일(현지시간) UAE에서 칼리파 샤힌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는 것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정세를 완화하고 휴전을 실현하며 인도주의적 지원 역량을 강화해 위기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샤힌 장관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중국과 UAE의 입장은 비슷하다"며 "중국은 UAE와 함께 유엔 안보리 등 다자간 무대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정세 완화와 충돌 확대 방지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확전을 막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중국과 UAE가 반대했고, 러시아의 초안은 미국·영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동시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잠시 다녀갔다. 사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잘 지내기를 바라고 '수교' 협상을 위해 상당히 노력해왔다. 왜...? 

미국은 이제 중동의 석유가 더 이상 필요없게 됐다. 1997년 셰일 레볼루션 때문이다. 어메리카는 2011년에 러시아를 추월해 세계 가스생산 최대국으로, 2018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 됐다.

1973년 중동 석유파동 때,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수출 못 하도록 법(1975년 소개금지법)을 만들었는데, 40년 만인 2015년에 그 법을 푼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여 오바마 행정부에서 '탈중동, 중국 봉쇄' 정책이라는 대 세계전략으로 전환한다.

하지만 세계의 외교는 복잡·변화무쌍하다. '날리면'이 '사막의 라이온'으로부터 자유로우려면 '이러한'으로부터 해방되어야만 했다. '오바마 햇볕정책'이 '우라늄 농축 20% 이상 불가, 20년 동안...' 묶어놨지만, 이것도 듣보잡 트럼프가 모두 무화시켰다.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아랍, 사우디를 한 묶음으로 묶어서 '이러한'의 반대 전선에 세웠던 것. 그랜드한 그림은 그렇다.

하지만 지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침략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상황에서 "군사 투입은 미국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민간인은 다치지 않게 해라"는 바이든의 날리는 주문은 이스라엘을 자극했다. 

"야~니네들은 9.11 당했을 때 가만히 있었니? 이건 우리의 9.11이야..."  이에 바이든도 하지 말라고는 못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 차원에서 할 수는 있겠지만, 전쟁의 원칙은 지켜라'는 이상한 메시지만 날렸을 뿐이다. 이는 10명 죽었으면 10명만 죽이지, 무자비하게 100명, 1000명 죽이지 말라는 메시지다. "그럼 어케 하라고~?" 

사실 이스라엘도 딜레마에 빠졌다. 자국민이 무방비상태에서 이유 없이 1300명이나 죽거나 끌려갔는데... 정상적인 국가라면 뭐라도 해야 되는 거 아냐...?','이게 나라냐...?'는 여론이 들끓는다. '좋다~군대가 들어가 복수혈전을 벌이자'로 결정한다. 그런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하고 민간인은 또 어떻게 구별하나? 어떻게 하마스만 골라서 죽이나?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어떻게든 복수혈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아랍 국가들은 '하지 말라'고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과 손을 잡아서 이란을 어느 정도 견제하고 싶은 욕망은 당연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이 전제조건이다. 거의 절대적이다. 현 무함마드 빈 살만의 아버지이자 현재 국왕인 살만 국왕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 한 절대 손을 잡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해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이 한 '수교가 얼마 안 남았다'는 발언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더구나 지난 9월에 G20 정상회담을 할 때 일각에서 모여 인도, 중동 그리고 이스라엘, 유럽으로 잇는 새로운 '신 경제회랑'을 만들기로 합의를 했다. 

'신 경제회랑'은 인도에서 아랍에미리트 거쳐 사우디, 요르단 거쳐서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에, 또 하이파 항구에서 유럽으로 물산物産이 유통되는...결국 이스라엘이 중심항으로 연결되는 기가 막힌 라인이다. 

"이렇게 이어지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오랜 숙원이었던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겠다"는 상황에서 이번 전쟁이 터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정책이 올스톱됐다. 

여기에 '기이奇異'한 장면이 끼어들었다. 

사막은 지금 모래폭풍으로 시계제로 상태다. 한 치 앞을 볼 수없는 일촉즉발 상황에 '듣보미'이 등장한 것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차원이 다르다. 이스라엘의 지상군이 들어가면 헤즈볼라가 공격을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헤즈볼라가 움직이면 이란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경고 차원에서 항공모함 2대를 보냈다. 항모에 2000명의 지원군단이 실려 있다. 결국 이 모든 결론은 이스라엘 지상군이 '들어간다'이다. 핵심은 '얼마만큼'이다. 얼마만큼이냐에 따라 그에 비례해 확전의 범위가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즉 전면전, 중동 5차전쟁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국지전'이다. 

여기에 사막의 전쟁 잔혹사에 '기이奇異'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사막의 모래폭풍 속으로 정체불명의 '듣보미'가 끼어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가스,중동2.0·탈석유 경제파트너·신에너지·원전·스마트팜... 이상하고 수상한 언어들이 난무하다가 카타르에서 액션플랜·LNG선·에너지안보·대형·수주·기대 인프라...현란하고 기이한 태극깃발이  휘날렸던 것이다. 

그런 괴이한 모래신기루가 지구 서쪽 사막을 휩쓸고 간 후, 동방의 조용한 해뜨는 나라(?)에서는 2023년9월30일 현대.조선.LNG.5조원...이라는 '똑같은 언어'가 2023년10월25일 카타르.17척.39억불.방산협력.MOU...라는 '정말 새로운 뉴스'로 재탕삼탕 리바이벌되는 괴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지금 세계의 지구인들은 '전에 있던 상황'에 '전혀 낯선 대처'를 매우 '기이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누구나 꿈을 꾼다. 하지만 모두 같은 꿈이 아니다. 밤에 꾸는 꿈은 아침햇살에 녹아 사라지지만, 낮에 눈을 활짝 뜬 채 꿈 속을 헤매는 사람은 몹시 위험하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실존, T. E. 로렌스의 저서 '지혜의 일곱 기둥'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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