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 민주당 의원 100여명 참석
李 “이재명을 짓밟아도 국민 아프게 마라…핍박 맞서겠다”
국힘 “비리수사 막겠다고 ‘범죄공동체 자처’, 국민 분노”
비명계 “장외투쟁 국민 소구력 있나…‘대선불복’ 프레임 우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내걸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을 벌인 지 6년 만의 장외 투쟁이다.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 행사장에는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 100여명이 집결했으며, 이외 당직자‧당원들까지 경찰 추산 2만여명이 들어찼다.

인근에서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는 보수단체들은 맞불 집회도 동시에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범죄를 감싸기 위한 ‘방탄용’ 집회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장외 여론전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숭례문 앞 민주당 의원 100여명 규탄 릴레이

민주당 의원들은 '민생파탄 못 살겠다',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릴레이 규탄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연단에 올라 "난방비 폭탄이 날아들고 있다, 전기요금도 오르고 점심 값도 천정부지인데 유독 국민 일자리는 줄어들고 월급봉투는 얇아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나. 재정부족하다고 서민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부자들 세금은 왜 그렇게 열심히 깎아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 피눈물에 고통에 비한다면 내가 겪는 어려움이 무슨 대수겠냐"면서 "역사적 소명을 뼈에 새기겠다, 어떤 핍박도 의연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에 경고한다"면서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 마라. 국민을 아프게 하지마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국민도 나라도 정권도 불행해지는 길, 몰락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 선택하지 말라"면서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현 정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저는 (김 여사를 향한 ‘빈곤 포르노’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고발 1호가 됐다. 김건희 여사님 저와 함께 수사받으시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민생이 이렇게 파탄 났는데 윤석열 정권은 아무런 대책도 없다"며 "이 정권은 '뻔대기'(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막힌다) 정권을 넘어, 구질구질한 구데기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금 전 정부 인사와 관련한 수사가 너무 많다. 1건당 100명의 사람이 조사를 받는다"며 "우리는 오늘 누군가 한 사람을 구하려 모인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구하고, 우리 자신을 구하자"고 외쳤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명계 “지속적 투쟁 바람직 않다…총선에 도움되나”

한편 169석을 확보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장외집회에 나서 여론전을 벌이다는 데에 당내 비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 불참했으며 지속적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데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지난 3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이 대표가 소환되는 것뿐만 아니고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형평성 있게 수사해야 한다고 꾸준하게 요구해왔다. 이상민 장관도 마찬가지고 누적된 것들에 대해 국민께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당에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바로 나가서 계속 해야될 만큼 국민들에게 소구력이 있을까 사실은 걱정도 된다. 당내에서도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일 KBC 방송에서 "민주당 집회하고 촛불행동 집회하고 겹친다. 그분들은 윤석열 정부 퇴진투쟁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에 의해서 혹은 보수 언론에 의해서 대선불복 프레임으로까지 가게 되는 것이 총선에 도움이 되냐"고 반문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2일 KBS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당이 똘똘 뭉쳐 방탄하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이 대표가) 검찰 출석에 혼자 가겠다고 당부했는데, 장외투쟁에 지역별 인원을 할당하고 체크하는 건 모순이다"고 말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1일 YTN 라디오에서 "장외 투쟁이라고 한 번 시작을 하게 되면 또 계속 하게 되는데, 그런 식의 장외 투쟁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어려우니까 지속적인 장외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일 MBC 라디오에서 "싸워야 하지만 장기화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원내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거의 3분의 2 가까운 의석을 가지고 있다면 원내에서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 그것이 이상민 탄핵, 김건희 특검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이재명 방탄 올인해 국정 발목잡아”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두고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이재명 방탄투쟁’이자 ‘대선 불복’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대 의석수를 가지고도 차가운 길바닥으로 몰려가는 걸 보니 이재명 대표와 그의 ‘개딸’(개혁의 딸)들이 다급하긴 한가 보다”며 “비리 수사를 막겠다고 우르르 몰려가 ‘범죄공동체’를 자처해야 하는 이 괴이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 국민들은 깊은 한숨을 넘어 분노를 느낄 뿐”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어 “민주당 정권이 저질러 놓은 부동산 문제, 난방비 문제 등에 대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이재명 방탄 투쟁’이 웬 말인가”라며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이번 유죄 판결은 국민들께서 선택한 정권교체가 옳았음을 의미한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정의라는 역사적 정당성을 지닌 정부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은 조국 사태 때처럼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를 검찰의 조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의 이번 투쟁에 대해 “그 배경에는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대선 불복, 사법 불복의 심리가 깔려 있다”고 몰아세웠다.

윤상현 후보는 “또다시 ‘이재명은 무죄다’, ‘이재명 수호’를 외치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방탄 국회 그만, 민생 국회 열자”라며 “국회 절대 다수당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하지 말라.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 드리는데 여야가 어찌 따로 있겠나”라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에 올인하는 동안 국정은 발목 잡혀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는 국민포기대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 개인의 과거 시절 불법과 비리를 밝히는 데, 취임 1년도 안 된 대통령을 향해 독재, 폭주라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국민을 만나겠다고 한다"면서 "마음이 돌아선 애인을 찾아 탈영한 병사를 보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뒤집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광분에 국민들의 속만 뒤집어졌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정청래 조오섭 박범계 우상호 송기헌 김영진 안호영 기동민 김영호 홍성국 박성준 강선우 양경숙 김원이 전혜숙 전용기 이용우 김성환 조정식 장경태 이재정 김용민 최강욱 황운하 임종성 남인순 김남국 신정훈 임선숙 한병도 김두관 위성곤 김주영 신현영 김현정 전재수 김영주 이동주 안규백 김병욱 고영인 김병기 권칠승 한준호 정성호 임오경 천준호 김병주 김영배 윤영찬 이병훈 민병덕 이정문 이용빈 송갑석 양이원영 이장섭 진성준 서영석 유정주 이원택 의원 등이다.

이날 집회에 
이날 민주당 장외투쟁에 무속인 '천공'과 윤석열 대통령 조형물이 등장했다. [사진=시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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