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 규정 몰랐나? 부랴부랴 의원꿔주기 나서
더불어민주연합 3번 국민의미래 4번 녹색정의 5번 새로운미래 6번 개혁신당 7번 유력
민주연합 국민의미래 새미래 국고보조금 약 25억도 수령

비례대표 투표지에는 더불어민주연합이 3번, 국민의미래가 4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비례대표 투표지에는 더불어민주연합이 3번, 국민의미래가 4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22일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5명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보냈다. 22일 오후 6시 후보등록이 종료되면 등록 의원수에 따라 기호가 배정되는데 지역구 의원 부족으로 기호 4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부랴부랴 의원 꿔주기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비례대표 투표지에는 더불어민주연합이 3번, 국민의미래가 4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녹색정의당(5번), 새로운미래(6번), 개혁신당(7번) 순으로 기호가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역 의원 5명 이상 확보한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은 약 25억원의 국고보조금도 받게 된다.

지역구 의원 규정 몰랐나? 부랴부랴 의원꿔주기 나서

김병욱·김영식·김용판·김희곤·이주환 의원 등 5명은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겼다. 비례대표 투표지에서 기호 4번을 받기 위함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근태·김예지·김은희·노용호·우신구·이종성·정경희·지성호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8명을 국민의미래로 보낸 바 있다.

현역 의원 수만 놓고 보면 기호 4번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문제는 지역구 의원이 없어 기호가 뒤로 밀릴 수 있다보니 뒤늦게 의원 꿔주기를 추가로 시도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5명 이상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졌거나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등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를 득표한 정당에 기호를 우선 부여한다.

이날 국민의힘이 추가로 지역구 의원을 보내지 않았다면 지역구 의원이 7명인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기호 3번, 지난 선거에서 3% 득표를 한 녹색정의당이 4번, 지역구 의원이 5명인 새로운미래가 5번을 받고, 국민의미래는 기호 6번으로 밀린다.

본 정당 기호 2번, 위성정당 기호 4번이라는 국민의힘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이 선거법 규정을 미처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장 총괄본부장은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의원 8명을 제명했던 15일 당시 지역구 의원 수가 5석 이상인 정당은 없었다"며 "다만 녹색정의당이 직전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해 기호 3번을 받고, 국민의미래가 4번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위성정당으로 지역구 '의원 꿔주기'에 들어가며 기호 4번을 얻기 힘든 상황이 되자 후보 등록 마감일(22일)을 앞두고 급히 당적 이동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장 총괄본부장은 "지역구 의원이 더불어민주연합에 6명, 새로운미래에 2명 합류하며 국민의미래가 기호 4번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역구 의원 5명의 당적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더 이상 변동 가능성이 없을 시점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다소 급박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모든 상황의 근본 원인은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있다"며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해 선거제도를 바로 잡고 대한민국 정치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연합 3번 국민의미래 4번 녹색정의 5번 새로운미래 6번 개혁신당 7번 유력

민주연합 국민의미래 새미래 국고보조금 약 25억도 수령

민주당은 지난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강민정·권인숙·김경만·김의겸·양이원영·이동주 의원 등 앞서 경선에서 탈락한 비례의원 6명을 '셀프 제명'해 야권 연합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냈다. 더불어민주연합에는 현재 비례대표인 윤영덕 공동대표와 용혜인 의원이 있다.

여기에 윤영덕·이형석·이용빈·송재호·김남국·홍정민·김민철 등 지역구 의원 7명도 합류해 현역 의원은 14명으로 늘었다.

녹색정의당은 현역 의원 6명(강은미·배진교·심상정·양경규·이자스민·장혜영)을 두고 있어 5번이 예상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는 김종민·박영순·홍영표·설훈·오영환 등 5명의 현역 의원을 확보해 기호 6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양정숙·양향자·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4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 이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에는 황운하 의원이, 자유통일당에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황보승희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4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한 개혁신당은 7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의원이 1명(황보 승희)이고 지난 선거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자유통일당이 뒤를 잇고, 조국혁신당은 황운하 의원이 있으나 선거 참가 이력이 없어 9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오늘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아 봐야 최종적인 기호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연합, 새로운미래는 오는 22일 지급되는 선거보조금을 최소 25억1000만원씩 확보할 전망이다.

국회법에는 '의석수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에 각각 선거보조금(22대 총선의 경우 501억9700만 원)의 5%를 배분한다'고 규정돼 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서도 양당의 위성정당은 국고보조금을 챙겼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4억 2900만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미래한국당은 86억 29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선거 보조금과 경상 보조금을 합한 수치로 양당 합쳐 120억 5800만원이다.

한편,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와 통합으로 김종민, 양향자,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의석 4석을 확보한 뒤 보조금 지급일 하루 전 무소속 양정숙 의원의 합류로 5석을 채워 6억6654만원의 경상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새로운미래와 통합 11일 만에 결별하면서 김종민 의원이 탈당하자 보조금 '보조금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개혁신당은 보조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하려 했지만 선관위는 보조금 지급 이후 의석수 변동 등이 반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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