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은행권의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가계대출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01조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8조7000억 원 늘었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10조7000억 원, 중소기업 대출이 8조 원 각각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 3조8000억 원이 포함돼 있다.

기업대출의 최대폭 증가엔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은 자금수요 증대 및 유동성 확보, 중소기업은 정부·은행의 금융지원 등으로 대출잔액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51조6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또 주식, 회사채, 단기자금 등 금융시장에 48조50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3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잔액이 910조9000억 원으로 1개월 전보다 9조6000억 원 늘어났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전체 증가액 가운데 6조3000억 원은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차지했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으로 전세자금 대출 규제 강화되기 전 몰린 ‘막차’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세 대출 규제는 1월 말 시행됐는데, 통상 주택대출 규제가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2∼3개월 걸린다.

전체 증가액 중 나머지 3조3000억 원은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분이다. 부동산 자금 수요와 더불어 주식 투자 수요가 가세하면서 증가규모가 전월(1조5000억 원) 대비 확대됐다.

가계의 기타대출에는 영세 자영업자의 신용대출도 섞여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3월 말 은행 수신은 한 달 새 33조1000억 원 늘어난 1800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들이 4월 배당금 지급을 대비해 단기 여유자금을 예치해 놓은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