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총재가 보수강화, 영남 챙기기에 몰입하면서 개혁세력의 '존재이유'가 흔들리고 있다. 김홍신 의원은 e윈컴과 인터뷰에서 "언론 세무조사를 '김정일 답방'과 연계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총재가 개혁적 마인드로 변해야 한다"며 이총재의 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가 NLL에 이어 언론정국에서도 "언론국난"으로 규정하며 "김정일위원장 답방 사전 정지작업 의혹" 및 "세무조사 핵심인물의 호남색" 등 색깔론, 지역색을 꺼내들고 조중동의 비호정당이라는 비판까지 들으며 대여 초강경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이부영 부총재, 김홍신, 김원웅 의원 등 한나라당 개혁세력은 "김정일 답방과의 연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이부영, 김원웅, 김부겸 의원은 지난 4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김대중 정권 언론탄압 규탄대회'에 참여하지 않았고, 김홍신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은 마지못해 참석하기도 하는 등 반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더불어 그동안 이총재의 정치노선으로 삼았던 '개혁과 보수 양날개론'이 퇴색하고 보수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영남지역 끌어안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에서 한나라당 개혁세력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 내 '보·혁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과도 같다.

그러나 이총재의 개혁적 변신을 기대하고 있는 김홍신 의원은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총재가 개혁적 마인드로 변하는 것은 당위성이며,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존재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신의원은 이총재의 대세를 인정하면서 이총재가 '개혁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아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피력하였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의도 있는 언론탄압'이나 '색깔론'은 동의할 수 없다

한나라당 개혁세력도 기본적으로는 정부여당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치적 의도를 둔 언론 길들이기"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 답방"과 연계시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김홍신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는 당연하고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세무조사의 정례화 차원에서 99년에 순차적으로 추진했어야 하는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이 우르르 달려드는 모습은 당연히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방법론이나 시기, (언론을) 옥죄는 모습이 선연하게 보여진다"고 말했다. 분명한 언론탄압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또 이부영 부총재는 "강경 대응에는 동의하지만, 언론사 조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식의 ‘색깔론’ 대응은 곤란하다"고 한나라당 총재단 회의에서 지적한 이후 연일 한나라당의 '언론정국' 대응 수위에 불만을 피력하고 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국정조사 문제 역시 한나라당의 즉각적인 실시 입장에 반해 이부영 김홍신 의원은 "검찰조사 종결 후 국정조사 실시"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검찰조사 종결과 동시에 국정조사를 해서 파헤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나 언론의 투명성을 위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반통일 이미지로 보여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고, 건전한 보수 및 젊은 지지층이 이탈할 위험을 염려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의 고민을 토로했다.

한편, 김홍신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여론흐름에 대해서 "초기에는 언론개혁에 관심을 갖더니 의외로 후반기에는 언론말살이고 탄압 쪽으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방법론·시기 이런 것들이 곡해 받기에 딱 알맞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 변해야 산다"-개혁세력의 계속되는 기대와 요구, 그러나...

한나라당 개혁세력은 언론사 세무조사의 '김정일 답방 연계'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개정, 개혁입법, 재벌규제 완화 등 사사건건 이총재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개혁세력은 기본적으로 "이총재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변하지 않으면 집권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홍신의원은 인터뷰에서 "이총재는 3김식 카리스마도 없고, 돈도 없이 그동안 한나라당을 이끌어 오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등 이총재의 실험정치는 성공했다"며 "일반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이총재 포용력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이총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총재의 정치적 노선과 관련해서는 "이총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닌 당위성이라고 본다"며 "좀더 개혁적인 마인드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이 되는 것 보다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존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총재의 변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부영 부총재도 그동안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집권할 수 없다. 당의 체질개선을 위해 이총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압박할 계획이다"며 이총재의 개혁정치인으로 변신에 기대하며 개혁과 통합적인 이미지 구축을 위해 꾸준히 충고해 왔다.

이렇듯 한나라당 내 개혁적인 의원들이 이총재가 '개혁과 통합'을 앞세운 지도자로 변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지만, 이총재가 보이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보수노선을 강화하고 있고 영남지역 끌어안기에만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총재는 보혁 양날개론이 아니라 이미 '보수 외날개론'으로 경도돼 있다"고 단언하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보수층과 영남지역 정서만 확실하게 챙기면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홍신 의원은 "이제 (이총재가) 성공한 실험정치를 끝내고 이회창다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듯이, 이총재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 당내 개혁세력의 당 지도부 비판에 대해서 "(이총재가)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니 그나마 숨통이 트여진다는 생각이지만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니까 저항하고 있다"고 한계를 지적하였다.

정가에서는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이총재의 보수노선 강화 및 영남지역 챙기기가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렇듯 이총재의 보수·영남지역 강화로 한나라당 개혁세력 입지가 점점 좁아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홍신의원의 희망대로 이총재가 '개혁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변화될 수 있을지 아직은 회의적인 분위기가 앞선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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