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영신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현재까지 10월25일 실시될 재·보선 지역은 5곳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23명이 재판을 기다리고 있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야는 재·보선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가늠자로 보고 있어, 사활을 건 사투장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민주당 정대철 최고위원(서울 중구), 한나라당 정인봉 의원(서울 종로) 등 총 23명이 선거법위반 및 일반 형사사건에 연루돼 있어 최소 5명은 더 의원직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3당 연합은 총 136석(민주당 114석, 자민련 20석, 민국당 2석)으로 간신히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어, 장성민 의원이 확정판결을 반을 경우 과반의석을 상실하게 되고, 한나라당도 현재 132석에서 더 줄어들 전망이어서 여야의 정국운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여야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선거라는 점에서 기선 잡기를 위한 여야의 명운을 건 접전이 예상돼 '미니 총선'이라고까지 일컬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여야의 10월 25일 재·보선 승리를 위한 공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몇몇 출마 희망자들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다.
DJ," 당선 가능한 인물을 공천하라"-김중권 노무현 출마 여부가 주목
민주당은 14일 고위당직자 회의를 열어 재·보선 대책을 하고 박상규 사무총장이 책임지고 철저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이상수 총무는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야 모두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며 "특히 서울지역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풍향계인 만큼 당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며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관심의 대상은 공천 방향이다. 이미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재·보선과 관련, "당선 가능한 인물 공천"을 강조해 주목받은바 있다. 당시 김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동대문을에 허인회 지구당위원장이 아닌 다른 중진급 인물이나 김중권 대표가 출마하는 게 아닌가"하는 입 소문이 돌기도 했다.
장영신, 장성민 의원은 재출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재출마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좋지 않아 미지수다. 민주당은 김중권 대표와 노무현 고문의 서울 출마 여부가 관심이다. 김중권 대표는 원외라는 점에서 대표직 수행이 문제가 돼 왔었고, 노 고문은 대선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대문을의 경우 허인회 위원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장영신, 장성민은 불법선거를 이유로 의원직 상실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당선을 자신할 수 없다. 그래서 당내 중진급 인사를 공천하거나 외부인사의 영입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성 전 총리의 영입 설도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개혁적 인물 공천할 것인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공천 방향과 관련해서는 아직 방침이 세우진 것은 없으나, 5곳 중 4곳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총재와 최병렬 부총재는 김홍신 의원의 동대문을 공천 여부를 타진했으나 김 의원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원의 대중적 인기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기배 사무총장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을 그대로 공천할 방침"이라며 "재보선에서의 압승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밑으로는 공천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이철, 박계동, 홍준표, 장기표, 이신범 등 자천 타천으로 재·보선 공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동대문을에는 이철, 홍준표 전의원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박계동, 이신범 전 의원을 구로을에 공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는 말들이 한나라당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민국당을 탈당한 장기표씨를 마산 합천 공천 여부도 간간이 당직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데, 장기표, 박계동, 이철 등은 개혁적 인사의 공천은 최근 이총재의 보수적 행보로 봤을 때는 매우 회의적이다.
그러나 언론사 세무조사 공방과 관련,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총재가 보수적인 언론인 출신들의 주장에 휩쓸려 균형을 잡지 못하고 '사주 비호나 김정일 답방'을 무리하게 연결시켰다고 인식하고 있어 균형감각을 찾아갈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개혁적 인사들을 공천해 이총재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모든 지역에서 맞붙겠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모든 재·보선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계산이다. 동대문을의 경우 이미 사무금융노련 부위원장인 장하식(고대 81학번)씨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구로을은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통위원장이 출마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정치적 혐오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10% 정도의 득표력을 확보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람을 일을 킬 수 있다"고 판단 재·보선에 사력을 다하기로 했다.
여야는 10월 재·보선의 결과가 정국 주도권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건 선거전 준비가 벌써부터 시작됐다. 7-8월 하한기를 맞아 정치공방을 잠시 접고 휴지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던 정치권은 10월25일 재·보선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여야의 승패에 따라 민심과 국정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