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국정운영 구심력을 바로세우고 극과 극을 넘나드는 당의 노선을 바로잡겠다"는 목적으로 민주당 내 '중도개혁 포럼(가칭)'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 여권 핵심부와 긴밀한 교감 속에서 추진되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대두되고 있는데...

여권 내부에는 구동교동계와 쇄신파를 중심으로 한 대립, 대선주자들의 각계 약진 및 이해관계를 둘러싼 견제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중도개혁포럼'을 구성한 정균환,박광태,유용태의원

이로 인해 언론정국, 역사교과서 파문 등에서 집권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내부의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는 이때 "당의 극단적인 모습을 극복하고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DJ의 개혁정책에 힘을 실어 정권재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중도개혁 포럼(가칭)' 구성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DJ의 친위조직", "구동교동계의 쇄신파 제압용", "또 다른 계파 모임"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으나, DJ의 집권 후반기에 불가피하게 파생될 권력 누수 현상을 제어하고, 여권의 정치적 원심력을 DJ 중심으로 다시 가져가겠다는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중도개혁 포럼' 준비-'DJ 중심' 바로 세우기

민주당 '중도개혁 포럼'은 당내 '정풍' 파동 와중에서 침묵을 지켜왔거나 서명파의 방법론에 문제의식을 가진 의원들로 '정풍' 파동이 일단락 된 지난달 중순경에 정균환 총재특보단장과 박광태, 유용태 의원이 주도로 모임을 추진하기 시작, 이상수, 김원길, 정세균, 신계륜, 김민석, 김덕배, 설송웅, 유재규, 강현욱, 곽치영, 고진부 의원등 32명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서명한 상태다.

정균환 의원은 "중도 개혁 노선 위주로 당의 단합에 접착제와 김 대통령의 개혁에 윤활유 구실을 하고 정권 재창출 이후에도 당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없는 다수 의원들의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개혁 지상주의'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하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노선을 유지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광태 의원은 "어느 대선주자 진영에도 줄서지 않을 무색무취한 인사를 중심으로 인선했고, 앞으로 특정 대선 주자로 줄을 설 경우 모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을 추진하는 데 깊게 관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대선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후반기에 DJ의 국정운영을 누가 챙기고 힘을 보태려 하겠느냐"고 반면하면서, "모임을 갈등 구조로만 보지말고 집권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고민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일부는 구동교동계와 연을 갖고 있으나 일부는 구동교동으로 분류하기는 어렵고, 특정 대선 주자들에 기울어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력을 모으기 위해 '바른정치모임 등 소장파 개혁적 의원들의 모임과 동교동계와의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DJ 직계부대냐, 또 다른 계보 모임이냐는 의혹 대두

하지만, DJ의 신임이 두텁고, DJ의 특명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는 정균환 특보단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도개혁 포럼' 추진을 둘러싸고 많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DJ가 '정풍' 파동으로 상처를 받은 동교동계와는 별도로 새로운 직계부대를 편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박광태 의원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직계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혹시 또 다른 계보를 꾸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특정인 계보라는 오해를 한다면 내가 빠지겠다"며 "당 총재의 뜻과도 전혀 무관한 자발적인 의원 모임이다"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이 '정풍' 파동 과정에서 중도적 입장을 보였고, 정균환, 김민석의원등은 쇄신파들을 강하게 비판했던 인사들이기 때문에 쇄신파들을 제압하기 위한 모임 아니냐"는 의구심도 품고 있다.

강해지는 원심력에 구심력 세우기 위한 다양한 모색

어쨌든 민주당 내에 여러 모임들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 내부의 흐름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이 포럼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DJ의 구심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보자는 의도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지만, 이 또한 또 하나의 원심력 작용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이 포럼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에 힘이 빠지면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여권 내 원심력이 발생, 대통령의 구심력이 둔화되기 마련이다"면서 "대통령을 중심에 놓고 뭉쳐서 당의 방향을 잡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 동교동계는 권노갑 전 최고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고, 한화갑 최고는 아직 '차기 대선 주자로 뛸 것인가, 아니면 당력을 모아 DJ의 안정적 집권 마무리에 주력할 것인가'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구심 역할을 잡아줄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을 보면 당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의 컬러가 다양해, 의도한 것처럼 갈지는 두고 볼 일"이라면서 "대통령과 동교동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DJ의 국정운영에 미칠 영향력 주목

'중도개혁 포럼'의 추진은 지난 '정풍' 파동으로 나타난 극단적 방법을 억제해, 대통령의 구심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집권 후반기에 흔들릴 DJ의 구심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모아 정권재창출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의도다. 때문에 이 모임이 여권 핵심부의 의도가 깊게 개입됐을 가능성이 많다.

특히 이 모임이 힘을 받을 경우 개별적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많다. 또한 가깝게는 민주당 내에 퍼지고 있는 "8월 15일을 전후로 한 당정 개편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도개혁 포럼'이 추진 과정에서 일정정도 힘을 받을 경우 당정쇄신에 신중함을 보여왔던 DJ에게 힘이 되고, 서명파 의원들에 밀려서 하는 당정쇄신이 아닌 현 체제 유지나 장기적으로 지방선거와 대선을 염두에 둔 당정개편을 추진할 여유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8월 당정 개편'보다는 '연말 개편 설'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후 추진될 당정쇄신, 당정개편에서도 DJ 중심으로 당을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적극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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