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서는 8월말, 9월초 '당정쇄신'을 위한 빅3 교체설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박상규 민주당 사무총장은 "그동안 당이 많이 변했다"며 '당정쇄신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당내외에서도 가뭄과 언론사 세무조사로 연기돼온 '당정쇄신' 방안이 8월 말에 발표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박상규 민주당 사무총장은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정쇄신이 내용적으로 이루어져 '당정쇄신책'을 발표할 지의 여부는 모르겠다"며 당정쇄신이 필요치 않다고 강조하는 한편, 차기대선 의미와 관련해서는 "개혁정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현 정권이 유지돼야 한다"며 정권재창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쇄신파의 주장은 거의 수용돼 당정쇄신 없을 것"
박상규 사무총장은 당정쇄신 필요성과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판단에 따라 그 내용과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소장파 젊은 의원들이 쇄신을 주장했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했고, 언로도 많이 트여 당 안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며 '당정쇄신 불필요론'를 강조했다.
그 근거로 "최고위원과 당 4역까지 참여하는 최고위원회가 매월 청와대에서 열리고 있고, 분기별로 한번씩 대통령 주재 당무위원회의가 열리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박 사무총장은 "이 과정에서 민생문제 및 지역문제까지 모든 문제에서 국민여론을 그대로 보고하고 토론한다"면서 "언로가 많이 트였고, 시스템이 변했다"고 강조하는 한편, "인사쇄신만 빼고는 소장파 의원들의 당정쇄신 요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내에서 끊이지 않고 대두되고 있는 김중권 대표 교체설에 대해 "얼마 전에도 대통령께서 김중권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당이 화합·단결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김 대표께서 적절하게 당 운영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대표 교체설'에 대해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동안 김 대표, 한화갑 최고위원 등 민주당 핵심지도부가 '당정쇄신'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8월 말, "당정쇄신이냐 당정개편이냐"
민주당 내부에서는 8월말이나 9월 초 경, 정기국회 전에 '당정쇄신 차원이 아닌 당정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도 이러한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10.25 재보선에 대한 거물급 출마 및 고위공직자 사정 결과를 기반으로 소폭의 당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김근태 최고 및 쇄신파 의원들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검찰수사가 마무리되는 8월 말 경에는 인사쇄신을 포함한 당정쇄신책을 발표해야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쇄신파 의원들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당정쇄신 방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8월 말까지 윤곽이 발표되지 않으면 제2의 정풍운동을 단행할 의지도 엿보이고 있어 민주당 내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여권 후보 정해지면 엄청난 힘 가질 것-"경쟁력 우려할 것 없다"
한편, 최근 민주당 내 최대 주주인 동교동계 내부에서 정권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고, '개혁세력 연대론'도 이러한 불안감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박 사무총장은 "너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사무총장은 "현재 여권 내에서 이회창 총재 대항마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은 한사람으로 집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한 사람이 후보로 결정되면 그때부터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가 결정되면 당의 모든 힘이 후보로 집중되고 국민들의 관심도 여권 후보에게 모아질 것으로 판단, 그 파괴력은 현 대선 주자들 구도와 전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연말에 가서나 전당대회 시기 및 방법, 후보선출 방법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0.25 재보선, 지방선거 공천-"당선 가능성이 최우선"
내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전초전인 10.25 재보선 및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관건이다. 때문에 여당인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어디에 출마시킬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안이 돼 있다. 선거를 총괄할 박 사무총장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10.25 재보선에 김중권 대표 출마설 등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이 많아 '미니총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박 사무총장은 "동대문을의 경우 허인회 위원장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다른 곳은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승산이 있는 인물을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수도권의 광역단체장 후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박 사무총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원길 장관, 인천시장 후보에 최기선 현 시장, 서울시장 후보에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박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자유롭게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나온 말로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면서 "어디까지나 면밀한 검토 속에서 당선 가능한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 대야관계 변화, 여권내 역관계, 10.25 재보선 및 내년 지방선거 윤곽 등 '김대중 대통령 휴가 구상'에서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