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JP 공조 붕괴 후 동교동계 전면 부상 및 동교동 비동교동 갈등에 따라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이들 일부는 무당파로, 일부는 한나라당으로 옮겨갔다. 내년 대선 최대 승부처가될 '수도권과 20∼30대 층'의 선택이 주목된다.

특히,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DJ의 지지도가 20% 대로 다시 하락하고 한나라당 지지도가 민주당에 7.1%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8월 초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현상이다.
이렇듯 여야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현상은 여야의 실정 여부에 따라 젊은층의 지지도가 크게 오락가락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야는 고정 지지층 이외에 20∼30대 지지층 잡기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DJ 지지도 완만한 하락 속, 여야는 엎치락뒤치락
지난 8월 초 하락하던 DJ 지지도가 완만하게 상승하던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21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19.7%의 지지도를 보였고, 내일신문(한길리서치)이 보도한 지난 11일 여론조사 결과도 8월 지지도 26%에서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역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중앙일보 결과는 한나라당(34.5%)이 민주당(27.4)을 7.1%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발표된 내일신문(한길리서치)도 8월 초 민주당(30.2%)이 한나라당(24.5)를 앞선 것과는 달리 한나라당(35.5%)이 민주당(30.2%)을 재역전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지난 8월 초 한나라당의 '언론사 세무조사 대처', '대통령 탄핵론', '색깔론', '김만제 정책위의장의 사회주의 발언' 등에 따라 일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탈한 반면, 민주당(DJ)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의 응집력 강화로 나타나고 DJ 지지도가 7월에 비해 대폭 상승했던 결과를 다시 뒤집은 것이다.
특히, DJP 공조 붕괴 이후 이한동 총리 유임, 한광옥 대표 및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구동교동계 전면 부상, 동교동-비동교동 갈등, 동교동 신구파 갈등 등에 대한 실망감이 8월 초 응집력을 보였던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 일부를 다시 이탈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 '20∼30대'의 이탈, 한나라당으로 가나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이 한달 사이에 다시 이탈하는 현상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들은 매우 심각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탈층의 주류가 '수도권, 20∼30대 층'으로 내년 대선에서 가장 치열한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교동계가 전면에 나서고 여권내 개혁세력의 역할이 후퇴할 경우 '수도권, 20∼30대'의 이탈이 더욱 눈에 띠게 많아질 것을 우려하는 경향도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9월 11일 내일신문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한나라당의 지지도 상승은 이총재에 대한 비판적 경향을 보여왔던 20∼30대 층과 수도권의 변화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가 '이용호 게이트' 사건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현재로서는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더욱 하락했을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20∼30대의 이총재에 대한 거부감은 매우 컸다. 한나라당이 5.6공의 역사적 전통을 대물림하고 있고, 이총재의 보수편향적 노선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런데 20∼30대의 전통적 지지정당인 민주당에서 점차 이탈하고 있는 기미가 엿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앙일보나 내일신문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한 것은 20∼30대의 이탈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난다.
내일신문 9월 11일 여론조사는 20대 남성층이 지난달에 비해 8.5%P 오른 17.8%가 이총재를 지지했고, 30대는 지난달 21.8%에서 무려 13,5%P 오른 35.3%가 한나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지역에서는 14.3%P 오른 32.1%, 인천·경지지역에서는 14.9%P 오른 38.1%의 지지도를 보였다. 이렇듯 한나라당 지지도 상승은 20∼30대 및 수도권 지지층의 변화로 이루어진 결과다.
게다가 DJ의 당정개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잘못된 인사"가 53.5%로 "잘된 인사" 36.3%를 크게 웃돌았는데, 30∼40대 및 고학력층이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에서 이탈한 젊은층의 일부가 한나라당 지지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젊은층의 한나라당지지, 그러나 이총재는...
그렇다고 민주당을 이탈한 젊은층이 곧바로 한나라당 지지로 변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젊은층이 이총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이총재에 대한 지지도가 11%라는 극히 저조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고, 내일신문 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이 10.9%P나 상승한 35.2%를 보인 반면, 이총재 지지도는 4.4%P 상승한 16.3%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민주당을 이탈한 일부 젊은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선뜻 이총재를 지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이총재에 대한 이미지를 아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총재의 엘리트 이미지나 보수 편향적 노선에 대한 젊은층의 거부감은 아직도 크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질문에 이회창(26.0%), 이인제(13.9%), 박근혜(5.1%), 노무현(5.0%), 고건(3.3%), 김종필(2.7%), 정동영(2.0%), 김근태(1.8%) 순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이총재에 대한 거부감이 완전히 굳어있는 것만은 아니다는 게 한나라당 측의 주장이다.
권오을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은 "이총재의 취약점이 젊은층에 대한 대책이다"면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및 젊은층에 대한 대책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하고 있다.
흔들리는 '수도권, 20∼30대' 잡기, 여야간 경쟁 치열할 듯
이렇듯 현 여야관계에서 정치적 상황 및 여야의 대처방안에 따라 20∼30대의 지지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는 젊은층의 전통적 지지정당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는 젊은층이 역사성과 전통만을 가지고 지지정당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개혁적 정책과 정치적 사안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내년 대선의 승부처는 수도권과 20∼30대 젊은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정한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지 않고 정책과 정치적 사안에 따라 지지유무를 결정하는 젊은층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치열한 경쟁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층인 20∼30대의 이탈을 우려하면서 DJP 공조 붕괴 이후 개혁적 정책과 당의 정체성 강화로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대선팀에서도 이총재의 이미지를 젊은층에 맞추고 개혁적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의 승부를 판가름 지을 것으로 보이는 '20∼30대 층'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