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정지지도 24.3% 바닥권 탈출"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바닥권을 벗어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0년만의 가뭄과 노동계 파업, 북한 상선 영해침범 등 호재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6월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달에 비해 1.3%포인트 오른 24.3%로 나타났다. 본지와 한길리서치연구소의 월례조사에 따르면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 4월 21.4%로 바닥을 친 후 조금씩이나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특징적인 내용은 민주당 지지층의 재집권 위기감에 따른 응집현상. 민주당 지지층은 지난달에 비해 무려 6.7% 포인트 오른 46.4%의 지지도를 보여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이미 대선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재집권 위기감이 호남지역 자극 = 전통적인 김대중 대통령 지지층인 호남 지역 주민의 지지도도 46.1%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도와 비슷하게 나왔다.
전통적 지지층의 응집현상은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외에도 △이회창 총재 야당 역할 수행 지지도 △북한 상선 영해 침범에 대한 태도 △국정쇄신 발표 연기에 대한 입장 등 각종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역시 유권자들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모 여론조사 전문가는 “위기의식이 결집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4·26 재보선 참패, 안동수 전 법무장관 파문, 민주당 내 정풍운동, 북한 상선 영해 침범 등 일련의 악재가 겹치면서 민주당 지지층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30대 여성층과 40대 남녀는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40대 남성층의 지지도는 평균치(24.3%)에 못 미치는 19.1%. 지난달 조사에 비해서도 1.0% 포인트 떨어졌다.
40대 여성층의 지지도도 20.0%로 역시 지난달에 비해 2.6% 포인트 떨어졌다. 30대 여성층의 DJ 국정수행 지지도는 18.2%로 지난달에 비해 무려 6.7% 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른 연령층들의 지지도가 조금이나마 올라간 것에 비교하면 분명 눈에 띄는 변화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허리인 40대 연령층이나 30대 여성층은 정부여당의 개혁의지와 무관하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런 만큼 이들 계층의 비판적 성향은 생활경제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계 파업과 관련, 관심을 끌었던 생산·기술직이나 사무·전문직의 DJ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달에 비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노동계의 ‘김대중 퇴진’ 구호가 사회적으로는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8월이면 35% 올라갈 수도” = 한편, 지난 4월을 바닥으로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조금씩이나마 바닥권을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해서는 색다른 해석도 제기돼 눈길을 끈다.
19일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 아직 국가지도력의 붕괴를 원하지 않고 있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도 무작정 DJ의 잘못으로 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것이 DJ 지지도 재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대우차나 하이닉스전자(현대전자) 등 국가적 현안 문제들이 말끔하게 정돈된다면 8월 중순 정도면 (DJ 국정수행 지지도는) 35~40%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남봉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