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가상대결 '엎치락 뒤치락'

이번 <한겨레> 대선후보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의 가상대결 지지율이 두달째 호각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최고위원은 37.2%, 이 총재는 38.2%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순위는 다시 역전됐지만, 지난번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오차범위 안쪽인 1%포인트 가량의 미세한 격차다. 이 총재는 지난달 조사 때 석 달 만에 이 최고위원에게 우위를 내준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 언론사 세무조사 정국 속에서 지지율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족벌언론에 대한 잇따른 비판으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율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노 상임고문은 이 총재와의 가상대결에서 32% 대 39.9%로 격차를 조금 더 줄였다. 두 사람의 격차는 지난 넉 달 동안 13.4→10.3→9.1→7.9%포인트로 점차 줄어드는 추이를 보였다.




조사 때마다 다른 후보군에 비해 들쭉날쭉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고건 서울시장은 이번에 이 총재에 가장 근접한 결과를 얻었다. 가상대결에서 33.6%의 지지를 받아, 이 총재(36.3%)와 오차범위 이내의 차이 밖에 보이지 않았다.




김중권 민주당 대표의 경우엔 18.3% 대 44.7%로 이 총재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지난 석 달 동안 가상대결에서 김 대표는 17∼19%대의 지지율에 머문 반면, 이 총재는 44∼48%대로 앞서갔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이 총재의 가상대결을 처음 실시해 본 결과도 흥미롭다. 이 총재는 51.5%로 다른 어떤 후보를 상대할 때보다 많은 지지를 얻었고, 김 명예총재는 14.8%로 이 총재에 대한 가장 취약한 `대항마'로 드러났다. 자민련 일각의 `제이피 대망론'이 희망사항에 그치는 것임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다.




각 정당별로 대표적 예비주자 명단을 불러주고 적임자를 질문한 결과, 한나라당은 이 총재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지목됐고 민주당은 이인제-노무현-고건 순으로 꼽혔다.<표 참조>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1.7%, 한나라당 21.5%로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지지정당을 표명하지 않은 응답자가 전체의 52.4%였고, 가상대결에서도 무응답층이 2∼4%포인트씩 늘어나는 등 정치불신 심화의 징후가 나타났다.




박용현 기자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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