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뢰도 10%대로 급락
대통령과 야당 총재 등 국가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다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고민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역할 평가(5점 척도, 지난 15일 현재) 는 ▶잘한다 19.7%▶보통 45.0%▶잘못한다 35.3%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잘한다 11.0%▶보통 51.5%▶잘못한다 36.7%로 나타났다. 국민의 30% 이상이 두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 3명 중 2명이 현 시국을 '불안정하다' (65.4%) 고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현 시국이 '안정된 편' 이란 응답은 4.5%에 불과했고 '보통' 은 30%다.
의료계 파업 등으로 뒤숭숭하던 1년 전 창간기념 조사 때는 '불안정하다' 는 반응이 41%였다. 그동안 불안의식이 증폭됐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과 개혁정책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졌다. '잘한다' 가 각각 17.6%와 15.5%에 머물러 1년 전의 46.0%와 36.8%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金대통령이 취임 후 '잘한 일' (자유 응답) 로는 남북관계 개선(27.5%) , 이산가족상봉(9.8%) , IMF 극복(7.9%) , 남북 정상회담(7.2%) 등을 꼽았다. 잘한 일 네가지 중 세가지가 남북관계 관련이다.
金대통령의 '잘못한 일' 로는 물가상승(24.5%) , 실업대책 실패(12.8%) , 의약분업(10.3%) , 경제불안(8.6%) 순으로 주로 경제쪽이다.
金대통령이 여론수렴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62.7%가 그렇지 않다(수렴한다 36.8%) 고 응답했다.
그렇지만 金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관련해선 '통치권을 유지하고 있다' (57.8%) 는 시각이 '레임덕에 처해 있다' (36.9%) 는 시각보다 우세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 역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물가안정 등 10개 정책을 놓고 정부의 해결능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서 남북관계 개선에서만 '잘한다' (44.0%) 는 평가가 '잘못한다' (23.1%) 를 앞질렀을 뿐이다. 그나마 지난해(69.7%) 보다 낮아진 수치다.
언론자유 보장(16.9%) , 기업의 구조조정(14.7%) , 지역감정 해결(10.3%) 등은 가까스로 10%대의 긍정적 평가(잘한다) 를 받았다. 주택정책(8.9%) , 부패.비리 척결(8.5%) , 환경오염 방지(7.2%) , 교육개혁(7.1%) , 물가안정(2.6%) , 빈부격차 해소(2.1%) 등은 '잘한다' 가 10%에도 못미쳤다. 모든 항목에서 1년 전보다 긍정적 평가가 낮아졌다.
별도의 항목으로 질문한 정부의 인사정책(잘한다 8.7%) , 노동정책(잘한다 7.2%) , 실업대책(잘한다 6.6%) 도 낙제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