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영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탄핵 기각, 가족들에게는 또 한 번의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같은 가슴 아픈 상황”

[폴리뉴스 양원모 기자] 전날(25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청구 심판이 기각되면서 160여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두고 이태원 유족들이 “국민 안전이 어떻게 정쟁 대상이냐”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장관은 헌재의 기각 판결 이후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진영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쟁이라는 이런 프레임을 이태원 사고에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송진영 대행은 “정쟁으로 몰아간 것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명단 공개는 패륜’이라는 말부터 시작됐다”며 “이미 판결 결과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이상민 장관의 행보를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송 대행은 헌재 재판관 9명이 전원 일치로 탄핵 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헌법재판관들이 어딘가의 눈치를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행은 “헌재의 이번 결정은 국민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행안부 장관의 포괄적 의무를 너무 좁게 해석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가장 중요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참사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으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는데 책임이 어떻게 가볍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송 대행은 “헌재 주심 재판관은 국회 측에서 주장한 유가족, 생존자 증언 청취와 현장 검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장관 측 변호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주면서 우리는 이정민 직무대행이 나가서 (참사에 대해) 10분 발언을 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갈음했다”고 밝혔다. 헌재 판결에는 피해자, 유족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 대행은 “(헌재의 기각 판결 이후)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우리에게는 아직도 10월 29일이 진행형이다. 거기에 더해 이런 결정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 가족들에게는 또 한 번의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같은 너무 가슴 아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30일 야당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송 대행은 “현재 법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우리는 더욱더 특별법을 만들어서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자들을 모두 조사 대상에 놓고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책임을 지워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장관에게는 단 한 마디밖에 할 게 없다. 사퇴하라”며 “(이 장관이) 그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더 희생당할지 모른다. 그 사람의 무능력함을 극을 찌른다”고 이 장관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