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출석해 이같이 밝혀… “ICBM 발사 준비 징후 계속 식별”
경제 활성화 위해 중국과 ‘점진적 개방’ 추진… “북중 간 열차, ‘1일 1회’서 ‘1일 2회’로 확대”
‘이동관 언론 사찰 의혹’ 문건 본 적 있느냐는 野 질문엔 “본 적 없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8/617264_418364_4041.jpg)
[폴리뉴스 양원모 기자] 국가정보원이 '한미일 정상회의 또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 북한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북한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중(對中) 관계에 힘을 쏟으면서 북중 간 국경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언론 사찰’ 문건과 관련해서는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국정원은 17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국민의힘 소속 유상범 정보위 간사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평양 산은동 등에서 ICBM 발사 지원 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포착됐고 액체 연료공장에서 추진제가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 계속 식별되고 있다”며 “최근 고체 미사일 생산 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발사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하반기에 최우선 주문 과제로 군사 정찰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며 “북한이 지난번 실패한 군사정찰 위성의 결함에 대한 보완을 순조롭게 진행한다면 9월 9일 정권 창립 75주년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에서는 7월부터 발사체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 엔진 연소 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발사체 추적과 데이터 수신을 위한 위성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하는 게 포착됐다”며 “알다시피 북한은 군사정찰 위성 2차 발사 실패를 두고 ‘엔진 계통의 문제’라고 밝혔다. 따라서 엔진 결함을 시정하는 실험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北, 중국과 국경 개방 ‘점진 추진’… “북중 간 열차, 1일 1회 → 2회로 증편”
이날 국정원은 북한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중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북중 간 국경 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이 북한이 5월부터 1일 1회에서 2회로 (북중 간) 열차 운행을 증편했고, 일부 세관은 6월부터 개방해 교역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중국의 최우선 요구 사항인 북한 범법자의 조기 송환을 전격 수용하고, 환자와 유학생을 포함한 수천명의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노동자 송환 문제에 대해선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중국의 경우 전원 철수 후 선별적인 수용 입장”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노동자 파견 규모 유지를 요청하면서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북한 핵실험 관련과 관련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 등을 규정한 2397호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이 결의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은 모든 북한 노동자를 송환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중국의 북한 노동자 송환은 전면 중단됐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정보위에서 “북한이 중국의 태도와 일부 인원 귀국 후 내부 파장을 봐가며 국경 개방 속도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北, 김정은 향한 불평·항의 늘어나자 ‘불평분자 색출’ TF 조직”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불평·항의가 늘면서 최근 '불평분자 색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열악항 곳간 상황에 민심도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유 의원은 “지난 7월까지 북한 내 아사(餓死)자가 최근 5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내부 식량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정보위에 “현재 파악하기로 북한의 1∼7월 아사자가 240여건으로, 최근 5년 평균 110여건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장마당 세대를 중심으로 김정은 일가와 당 정책에 대해 거침없는 불평과 집단 항의가 있음에 따라, 북한 당국이 지역 당 산하에 불평분자 색출을 전담하는 비상설 TF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장마당 세대는 1990년 이후 출생한 세대로,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국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란 세대다.
유 의원은 “북한 국경 폐쇄 후 탈북자가 급감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99명이 탈북한 것으로 파악돼 작년 대비 3배가 늘었다”며 국정원이 “국경이 개방되면 증가 추세가 좀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정원은 탈북 브로커의 거래 비용이 급증, 국경이 개방된다 해도 이 비용이 떨어지지 않는 한 탈북자 급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북한은 2020∼2022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진행 중이고, 2016년 대비 2022년에는 국내 총생산(GDP)이 12% 감소하는 경제 악순환 상황에 있다”며 “북한이 현재 계속 직면하고 있는 경제난 타개를 위해 밀수, 사이버 금전 탈취 등 불법적 수단에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북한의 석탄 밀수출량은 약 170여만t으로 2022년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며 “금괴 또한 올해 상반기 580여㎏을 밀수출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2015년 이후 북한이 15억달러 이상의 가상자금을 불법 탈취했는데, 올해는 총 1억8000만달러 상당의 해킹 사고·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국내 신용카드 정보 1000여개를 절취한 것으로 파악해 신속히 보안 조치를 진행했고, 현재까지 개인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이동관 방통위 후보자 ‘언론 사찰’ 의혹 문건 본 적 없다”
한편 국정원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에 요청해 언론계를 사찰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에 대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규현 국정원장이 ‘이동관 문건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 적 없다’고 답했다”며 “김 원장은 ‘국정원 차원에서 추가 보고를 받은 것이 있는지, 추가 조사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적은 없다. 국정원 위원회를 통해서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 기조실장에게도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국정원 내 신원 검증 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에게 물었을 때도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또 “‘(이 후보자에 대한) 신원 조회 내용 중 이동관 문건이 포함돼 있느냐’고 김 원장에게 묻자 ‘개인에 대한 세세한 사항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며 “이 후보자의 신원 조회와 관련해 (아들의) 학교 폭력 사실이 보고된 적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도 ‘개인 정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윤 의원이 ‘정순신 아들 학교 폭력 사례에 비춰, 대통령 지시를 따르면 당연히 포함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시 질의하자 ‘더 이상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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