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표 당론 정한 국민의힘…이탈표 막기 위해 편지·전화로 이탈표 단속
이미 찬성 던진 김웅 "국민에게 힘자랑, 그따위 당론 따를 수 없다" 비판
김태흠 도지사 "채상병특검 찬성하려는 안철수 차라리 당 떠나라" 직격
더불어민주당도 21대 부결되더라도 22대 통과 다짐…1호 법안 상정 움직임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반드시 통과" 예고…추미애 법사위원장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야당 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9953_455728_1613.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28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이 부결시키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거야 192석에 맞서기 더 버거워지기 떄문이다. 21대 때보다 더 적은 8표만 이탈하더라도 가결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부결되더라도 22대 국회의 첫 법안으로 상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부결시키더라도 이탈표를 한자리로 묶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을 위해 반대 투표를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 총동원령을 내렸다.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295명이 모두 참여하고 범야권 180명이 찬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 113명 가운데 1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는 이탈이 일어날 경우 법안이 통과된다. 그런데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이 늘어날 경우 17표 이하로도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이번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지와 전화로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9953_455729_1721.jpg)
반대 당론 따르지 않아도 징계 없다지만 이미 균열 움직임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 2일 본회의에서는 특검법 표결에 반대 당론을 정하고 단체로 불참했고 오는 28일 본회의 역시 당론을 반대로 정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채상병 사건의 진상을 진정으로 규명하고자 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공수처 고발도 하지 않았을 것이며 특검법을 강행처리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당 대표는 탄핵을 암시하고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다. 핵심은 채상병 사건을 정확히 진상규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추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중진의원 간담회를 통해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전원이 모여 당론으로 우리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혀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음을 명확히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에 따르지 않더라도 징계는 없을 것이라며 회유책까지 쓰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징계에 대해서는 말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고 전주혜 비상대책위원도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표결은 자유다. 당론은 당론이고 거기에 따를지 여부는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징계는 어불성설"이라고 못박았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당론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일부 의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던 더불어민주당의 사례까지 언급하며 징계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당론으로 정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본회의에서 단체 퇴장을 거부하고 끝까지 회의장에 남아 찬성에 표를 던졌던 김웅 의원이 불만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을 통해 "당론이라는 것은 힘없고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당의 운명을 걸고 세워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힘이 되어야지 국민에게 힘자랑해서야 되겠느냐. 그따위 당론 따를 수 없다. 섭리가 우리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찬성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등의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장은 자신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소개하며 일찌감치 활동을 게시한 바 있다.
정원철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민국과 보수를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들이 해병대원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움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윤석열 정권 5년을 호위하기 위해 보수의 존립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을 순직 10개월이 지나도록 구천을 떠돌게 하는 건 보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윤석열 정권 쇠락에 당의 명운이 함께 할 수밖에 없다. 특검을 바라는 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있다. 목소리를 높여 우리 당 의원들이 오는 28일 재표결 때 찬성표를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균열의 조짐이 보이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의원들에게 차라리 탈당하라며 직격했다.
김태흠 도지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채상병 사건은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나 군의 인명구조작전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 이상 이하도 아니다. 현장 지휘관의 작전과정에서 판단과 결정, 안전수칙 준수가 적절했는지가 문제이기 때문에 경찰청과 공수처가 수사하면 된다"며 "채상병 특검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는데 해괴한 논리로 특검 찬성을 하는 안철수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을 떠나라. 그게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안철수 의원 외에 김웅, 유의동 의원이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김 도지사가 안철수 의원의 실명을 언급한 것은 3선 이상의 중진이며 22대 국회에서도 활동하며 당권 주자로 거론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웅, 유의동 의원은 불출마 또는 낙선했기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활동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당선인(가운데) 등 야당 초선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9953_455730_205.jpg)
22대 국회에서는 8명만 이탈해도 가결…민주당도 여당의원 설득
국민의힘이 이탈을 17명 미만으로 막아 채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키더라도 안심할 수가 없다. 22대 국회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리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에서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8석 이상이 이탈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은 무력화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21대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21대에서 부결시키는데 성공하더라도 이탈표를 17명 미만으로 묶는 것을 넘어 한자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결되더라도 이탈표가 10명이 넘어간다면 내부 동요가 일어나 22대 국회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김웅, 유의동 외에는 이탈이 없을 것으로 단언하고 있다. 김웅과 유의동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21대 본회의에서 10명 이하, 특히 5명 이내로 이탈을 막아낸다면 22대에서 재상정된다고 하더라도 이탈을 8명 미만으로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김웅 의원은 지난 22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여권 이탈표가 10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문화일보 보도에 의하면 부결입장을 명확히 밝힌 의원이 8명이며 낙선이나 불출마로 21대로 임기가 끝나는 58명 의원의 표심도 일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또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은 지난 2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정부의 방향성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사석에서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위기의식을 가진 의원들이 국민의힘 내부에 있다"며 "이탈표가 10명 정도 나오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이어 천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100%"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부결되더라도 22대에서 통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들어가면서 22대 국회 재상정을 단언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의 설득을 하고 있다. 개별적으로도 만나고 있다"며 "김웅 의원이 아무런 근거 없이 최대 이탈표가 10명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지금 만나본 의원들 가운데 고민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22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질타하면서 "만약 재의결에서 부결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해병대원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가 된 우원식 의원도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0번째 거부권으로 기어코 채상병 죽음의 진실을 묻으려 한다. 22대 국회는 대통령 거부권 남발로 인한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채상병 특검법이 22대 국회에서 재상정될 경우 가장 먼저 처리할 법안으로 직권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회를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아쉽게 떨어진 추미애 당선인이 법사위원장에 오르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위원장은 별도 투표 없이 당 지도부의 정무 판단으로도 임명될 수 있는 자리이기 떄문에 강성당원들을 달래기 위해 추미애 당선인을 법사위원장으로 배치한다면 채상병 특검법이 일사천리로 처리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청래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법사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강성당원들은 정청래 의원과 박주민 의원에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채상병 특검법 통과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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