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1. 최근 김 최고위원님이 "동교동 해체" 주장에 이어 "여야 타협을 통한 '거국정부' 구성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우선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전쟁 상태에 돌입한 거죠. 미국에 의해 비롯된 이른바 테러 보복전쟁, 응징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 어디로 가야 되는지에 대해 국민과 합의가 안 돼 있어요. 그래서 먼저 주장하는 것은 '여야 총재회담을 열어 함께 단합해서 가는 모습을 국민들한테 보여라' 이런 걸 요구했죠.
그런데 회담에서 합의할 게 있고 합의 못할 게 있는데, 예를 들어 '이용호 게이트' 같은 게 유야 무야 될까봐 이회창 총재가 걱정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건 불가능한 겁니다. 그 문제는 그런 문제대로 놔두되 국민들 입장에서 '아, 정치 지도자들이 오늘의 상황에 단합해서 가고자 하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야 됩니다. 지금 경제가 어렵지 않습니까? 우리만 어려운 게 아니라 세계가 다 어렵고, 우리 나름대로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못하고 있어요. 이런 것을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필요하다면 여야가 대 타협을 통해 거국 정부를 수립하고자 하는 마음의 태세까지 가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당장 거국정부를 수립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그런 마음을 갖자...' 그리고 가령 세계가 긴장 상태로 가서 경제가 수습되지 못할 상황이 올 수가 있어요. 그럴 때 거국정부를 수립해야 되는데, 그런 마음의 준비를 야당과 더불어 여당도 하자는 얘기이지, 민주당이 어려우니까 도움을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만큼 우리 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다, 이것에 대처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 거죠.
2. 네티즌들에게 어려움을 무릅쓰고 "동교동계 해체"를 주장하신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동교동, 이른바 계보 분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소박한 사람들이에요. 지난 시기 김대중 대통령과 더불어, 많은 국민과 더불어 이 땅의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여도 했고 희생도 치렀는데 지금 상황은 집권당인 민주당, 국민의 정부에 대한 국민 마음이 떠나가고 있어요. 민심이 이반되고 있어요. 원인이 뭔지 진단하고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져야죠. 국민의 정부,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중요한, 그리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 그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게 바로 민주당에 있는 동교동 계보 사람들입니다. 상황이 어려운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의미있게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 없죠. 또 동교동 계보 사람들이 전횡을 하기 때문에 민주당내 많은 국회의원들과 일선 간부 당원들이 소외감을 느꼈어요. 이걸 극복하기 위해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고 '새롭게 다시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국민과 더불어 앞으로 나갈 수가 있어요. 국민과 더불어 갈 때만이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요.
2. 3. 권노갑 최고위원은 "동교동계=민주당"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동교동 계보가 곧 민주당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오만한 것입니다. 이것은 동교동 계보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도전이고 국민에 대한 모욕입니다. 현대 정당이란 게 국민들한테 지지를 받지 못하고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어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있어서 김대중 총재와 동교동 인사들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하면 저도 인정하는데, 오늘 이 상황에서 '동교동을 해체하라는 것은 민주당을 해체하라는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것이 허용되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 아닌 것이 되는 거죠. 그것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됩니다.
4.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나라와 당이 어려울 때 자기만 살고 당을 죽이려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고 당론의 핵심이 그렇게 만들어졌으면 수용하는 게 조직인의 도리"라며 김 최고위원님을 비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맞는 말이에요. 당이 어려울 때 자기만 잘 살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당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 뭔지, 누가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는지' 분명하게 돼야 합니다. 당이 어렵게 된 중요한 이유는 민주당 인사들이 독선적이고 오만한 자세를 갖고 당을 끌어 왔고, 국민들에게 그렇게 보였기 때문에 당이 어렵게 된 거죠. 지금 중요한 것은 본인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됩니다. 당이 어려운데도 본인들이 당내에서, 정부 내에서 갖고 있는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여타의 사람들이 마음으로부터 승복할 수 없는 거죠. 본인들은 옛날에 잘 나가던 것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데, 다른 사람보고 '당신들이 책임 있다' 하면 마음속으로 웃죠.
그 점이 바로 본인들에게 되돌려져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결정하신 것에 대해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말로 하죠. 그런데 총재인 대통령께서 국정이 바쁘시기 때문에 주변에서 보좌를 잘 해 드려야, 편향되지 않은 자료가 제공돼야 공정하고 국민이 바라는 판단을 내릴 수가 있는데, 보좌에 문제가 있다... 바로 그 보좌를 하는 통로에, 언로(言路) 한 가운데 동교동 계보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 준엄하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겁니다.
5. 그동안 당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문제를 풀고, 온건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던 최고위원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
제가 민주당 공식 지도부의 한 사람입니다. 지도부로서는 조직 내부에서 또 각급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정리해 총재에게, 당원과 국민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하겠다'는 방향을 밝혀야 됩니다. 다소 이견은 있었지만 많은 의원총회와 워크숍, 연찬회,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변해야 된다, 우리가 변하고 국민 앞에 '우리가 희생하고 이렇게 하겠습니다'고 하면 국민들이 함께 다시 해야 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재인 대통령께서도 '국정 쇄신을 하겠다' 약속했고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그런 의사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거부에 부딪친 거예요. 절벽에 부딪쳤어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최고회의에서 마지막 노력을 했고 다소 이견은 있지만 쇄신은 있어야 된다...
그 이견이 '어떤 때 쇄신할 거냐' 하는 시기와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그것은 총재에게 맡기자" 하고 그 이외 쇄신하자는 것에는 다 동의했거든요. 최고위원들이 전원 합의로 총의를 모은 것이 총재에게 전달도 안 되고, 무산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된 9월 8일은 사전에 총재로 하여금 결제하도록 해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시키는 이러한 상황이 되면 체계 내에서의 조직적인 노력은 의미가 없어져요. 그래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직접 호소해야 된다 결단했고, 그래서 말씀드린 겁니다.
3. 6.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최고의 대중적 지지도가 오르지 않자 충격요법을 쓰는 것" 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전형적인 정치적 음해라 할 수 있어요. 다소 결례가 될 지 모르지만 제 얘기를 좀 합시다. TV 토론에 나가면 '김근태 잘한다' 평가합니다. 만약 청문회가 열렸고 청문회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다면 저도 청문회 스타로 뜰 수 있겠죠. 그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부총재라 양보해야 된다는 얘기를 해서 받아들였어요. 민주당, 국민회의에 참여한 이래 부총재직 말고는 스포트라이트 비치는 데에 한번도 참여해 본 적이 없어요. 대변인 한 적도 없고 원내총무, 정책위 의장한 적도 없고... 그냥 직위만 높았지 한(寒)대에 있었던 거죠. 그걸 감수했어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문제 의식은, 말하자면 김근태가 조직 측근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에게 더 폭넓고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인가' 그걸 위해 노력해온 것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7. 당정쇄신을 줄곧 주장했던 개혁적 초재선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하셨는데, "동교동계 해체"주장에 별로 반응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당과 정과 청와대가 쇄신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것은 초선 의원들이었어요. 초선 의원들이 움직이는 과정에 제가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동교동계 해체 주장을 한 것은 '이제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런 절망감에 부딪쳐 지른 비명입니다. 그러나 이 비명이 그냥 비명이 아니라 평상시에 판단하고 있고 제 소신으로 갖고 있는 이런 얘기를 한 거죠. 동교동 해체 발언 이후 초·재선 의원들에게 제가 통지를 했어요. 설득한 것이 아니라 몇 사람한테 그냥 전화를 했어요."나는 이럴 수밖에 없다.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 8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논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1일 당무회의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공식회의를 통해 의견이 관철되도록 하는 게 지도부의 책임입니다.
그 전까지는 밖에서 주장을 조직화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게 끝나고 나서, 모든 합법적인 조직 체계 내에서의 노력이 끝났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 '나는 이런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동참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그날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 국정감사는 국회의원한테는 일년 중 제일 중요한 거거든요. 국민이 위임한 것 중 제일 큰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함께 조직적으로 대처한다든지, 정치적인 폭발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아니었고, 그래서도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 생각해서 동참을 요구하거나 그걸 조직화하지 않았어요. 문제를 제기하고 공감대를 가져달라는 얘기까지만 했죠.
4. 8. 당내 민주화 및 개혁의 선두에 서 계십니다. 그러나 이에 동조하거나 지원하는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게 문제 아닙니까? 어떻게 해결해 나가실 계획인지...
그런 질문을 하신 분들의 가슴속에는 '김근태 주장대로 잘 됐으면 좋겠다, 김근태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보고 고맙게 생각하며, 애정 있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11일 밤 미국에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이 테러 열풍 아래 국내 언론, 국민들 관심이 그쪽으로 다 이동해서 국내 정치적인 현황, 경제 문제들이 다 파묻혀 버렸어요.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가질 수 없는 데다,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흐름으로 나타날 수가 없었어요. 그러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걱정이 있는데,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테러에 대한 분노, 응징 전쟁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우리가 당내의 문제 때문에 소란스러우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저도 그 점은 고려하고 있고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일수록 국민들이 새롭게 마음가짐을 가져야 이 상황을 뚫고 갈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이용호 게이트, '나라가 어지러우니까 파묻고 가자' 이런 얘기가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집권당인 민주당이 민심을 제대로 얻지 못하면, 집권 여당이 민심을 잃으면 개혁과 한반도에서의 포용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힘과 탄력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그걸 가지려면 본인들이 스스로 변해야죠. '그것을 서둘러야 된다, 마지막 기회가 지나가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한 경고, 예언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이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하고 나가야 된다 생각하고, 그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9. '이용호 게이트'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최고위원께서는 "의혹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은폐하려 한다며 내부에서 단호히 투쟁하겠다"고 하시면서 "여권핵심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셨는데 동교동계를 겨냥하고 하신 말씀입니까?
전 잘 모릅니다. 이용호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고, 나중에 보니까 여운환이란 사람은 90년대 신문에서 본 적이 있어요. 내막은 전혀 모르지만 국민들 사이에는 이런 광범위한 의구심이 있죠. '검찰이 긴급 체포했는데 하루만에 석방되는 게 도대체 뭐냐? 체포한 검찰의 힘과 위신보다 훨씬 큰 세력이 개입한 것이다' 이게 국민들의 의구심이죠. 그런 것 아닙니까? 다시 체포해 구속했지만 이번에도 더 큰 세력이 개입해서 유야 무야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국민들이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이런 상황인데 만약 일정하게 호도하려 한다든지 감추려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2년 전인가 옷로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권 초기였는데도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가 남았어요. 이번에 그런다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것에 대한 경고였고,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래서 특검제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고, 그러나 동시에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국가 공권력의 핵심인 검찰을 무력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검찰이 무력화 돼서 공권력이 물러앉게 되면 이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국가의 경쟁력이거든요. 국가의 경쟁력을 다시 구축하는 건데, 그건 결국 법과 규칙에 의해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것을 실현하는 검찰이 무력화되면 우리가 나아갈 탈출구가 없어지게 되므로 검찰이 모든 노력을 다해서 '정치권력에서 독립되어 있고 부패에서 독립되어 있는 그런 검찰이다' 이런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다해 국민의 의구심과 의혹을 풀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는 겁니다.
10. 검찰의 특별감찰본부 수사 후 '특검제'를 수용해도 될 텐데, 대통령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는 바람에 대통령 스스로 검찰을 무력화시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 지적도 일리가 있어요. 검찰의 감찰 결과를 기다리는 것도 일리가 있는데, 다른 한편에 야당이 강력하게 특검제를 요구하고 있고, 국민이 '검찰이 제대로 하겠냐' 하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압력이 되고 부담이 될 측면도 있고, 제가 특검제를 배제하지 말자 주장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연고를 가장 중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부정이나 부당한 압력도 있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서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공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특검제를 여야가 합의해 놓으면 감찰 본부에서 일하는 검사들로 하여금 모든 연고를 끊어버리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검찰에서 밝혀내지 못한 것을 특검에서 밝힌다든지 작은 연고에 매인 측면이 있다고 밝혀지면 본인도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검찰 조직 자체가 중대한 상황으로 가기 때문에 그것을 독려하는 측면도 있고, 그래서 이용호 게이트 논쟁에서 빨리 탈출했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바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절한 시점에서 대통령이 결심했다고 봅니다.
5. 11. '이용호 게이트' 등으로 여권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그건 비밀인데... 제가 민주당 지도부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만나 뵙고 직접 말씀드려야 한다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만 이 점은 대통령께서 고려하실 거라 생각하는데 인재 풀을 광범위하게 쓰셔야 된다... 보좌하는 팀 내에도 지난 시기에 함께 해 왔지만 정권 교체와 개혁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차이, 방법론의 차이로 지금은 좀 멀리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가까이 보좌할 수 있도록 고려하고, 그런 사람들을 배치함으로써 '보좌진 팀 사이에 균형을 갖도록 해 주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재 풀을 넓게 만들어서 국민들과 당원들이 볼 때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된 것은 아니구나' 이런 느낌과 평가를 가질 수 있도록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12. 김 최고위원님의 조언을 김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통령께서 e윈컴을 보시도록 노력을 좀 해주시지요.
13. 민주세력의 외연확대를 주장하시면서 JP나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와도 만나셨는데, DJP 공조 붕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DJP 공조 붕괴는 준비되거나 계획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정치에서는 체면을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처음에 자민련 강경파들이 드리블을 걸었고, 이에 대해 민주당의 강경파들이 대응했고 이게 공적인, 공개적인 수준에서 얘기하다보니 서로 감정이 생기면서 그냥 간 거예요. 준비도 안 돼 있었고, 계획도 없었던 거고, 예기치도 못했던 거고... 여소 야대로 급변했죠. 그러나 이 상황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나름대로 정국을 운영해 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정말로 원칙과 정도에 의해서 나갈 때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경우 국민에게 '국민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진실하게 가려 하는데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감정적으로 당리당략으로 반대하니 우릴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호소하는 것이 정도를 가는 거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쇄신을 해야 되는데, 그 첫 출발인 당·정·청와대 쇄신이 이루어졌느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문제가 있고 아쉬움이 있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이회창 총재가 결심을 해서 이회창 총재가 말로는 포용정치를 찬성한다 하지만 국민들 속에서는 실제로는 반대한다고 느끼고 있잖아요? 이번에 농민들 표를 의식해서, 또 수도권의 비판적 지식인들의 표를 의식해서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북한에 2백만 섬을 매년 현물차관으로 지원하자' 이렇게 선회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통일부가 조사한 것이지만 북한에 식량 지원을 우리 국민 60%가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야가 당리당략에 매달리지만 않으면 합의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어요. 바로 그것을 믿고, 우리 국민을 믿고 민주당은 원칙과 정도를 가야 됩니다. DJP 공조 붕괴는 정치 지형의 급변이긴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정면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태세가 갖춰져 있는가가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게 김근태가 고민하는 것이고, 김근태가 소리지르는 것이고... 그래서 네티즌 여러분께 "김근태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4. 미국의 테러 보복전쟁에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지원약속을 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항의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정부가 미국에 너무 끌려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미국에 대한 테러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몇 천명에 해당하는 무고한 미국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실종된 것에 대해 거듭 애도를 표해야 된다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주도하고자 하는 보복과 응징 전쟁은 무조건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해서는 안 된다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우리들대로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첫째, 오사마 빈 라덴이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과연 무엇인지, 미국 정부가 그것을 공개한다 했다가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 시민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데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 밝히지 않은 채 처벌받을 수 없는 거거든요. 세계가 한 식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이 이런 움직일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할 때 세계가 함께 더불어 테러를 규탄할 수 있고, 테러리즘의 책임자 중 한 사람인 빈 라덴에 대한 응징에 동참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다 함께 할 수 있어요.
두 번째 그런 과정에서 미국의 테러에서 무고한 시민이 숨진 것을 애도하는 것처럼 보복과 응징 전쟁에서도 무고한 시민이 희생돼서는 안 됩니다. 더군다나 미국은 21세기 초엽에 세계 문명을 대표한다고 본인들도 생각하고 또 사실입니다. 국제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연대해서 한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생각합니다. 더욱 걱정인 것이 문명간의 충돌, 문명간의 전쟁으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 판단하지만 국제관계란 냉엄한 힘의 관계가 지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국민들 속에서 토론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이런 원칙적인 판단을 갖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건지, 어느 시점에서 이런 의견을 공개할 것인지 정부나 대통령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남북관계도 부시 정권이 취임한 이후에 참 어려워졌습니다. 앞으로도 미국과의 관계에 난관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긴장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뭐가 옳은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시민사회나 지식인들, 청년들이 판단하고 주장할 수 있지만 정부나 대통령 입장에서 어떤 판단과 주장을 해야 하는지는 고려해야 될 또 다른 요소가 많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의견과 주장을 삼가해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대로 주장하되, 정부나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 여당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고, 어떻게 발언할 건지 이것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근태 최고위원 홈페이지
인터뷰어: 김영술 (e윈컴 뉴스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