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서 한국산 미사일 방어 시스템 우수성과 가격 경쟁력 부각
LIG넥스원·한화시스템, 이라크에 천궁Ⅱ 수출 글로벌 방산시장 확대

한국 군의 천궁-Ⅱ. [사진=연합뉴스]
한국 군의 천궁-Ⅱ.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이라크 정부가 LIG넥스원의 국산 탄도탄 요격 미사일 체계인 '천궁Ⅱ(M-SAMⅡ)'의 도입을 최종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중동 지역에서 한국산 지대공 미사일을 채택한 세 번째 사례로,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해당 시스템을 구매한 바 있다.

12일 중동 안보 전문 매체인 디펜스아라빅에 따르면 이라크 국방부는 천궁Ⅱ 미사일 체계를 8개 포대에 도입할 계획이며, 예상 계약 금액은 약 26억 달러(약 3조 4845억 원)로 추정된다. 타베트 무함마드 알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은 한국산 지대공 미사일 포대의 도입을 통해 자국의 대공 방어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바시 장관은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천궁Ⅱ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당시 이라크 국방부는 3개 포대 도입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은 초기 2개 포대를 우선 납품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 미사일 체계를 '긴급' 공수 품목으로 지정하며, 한국산 대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천궁Ⅱ의 계약 체결이 지연된 이유는 여러 제조업체가 관련돼 있기 때문인데 LIG넥스원은 미사일 및 통합 시스템의 제작을 담당하고 있으며,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든 부품의 통합 생산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이라크의 천궁Ⅱ 도입 결정으로 중동 지역에서 한국산 지대공 미사일을 사용하는 국가는 총 3곳이 된다. UAE는 2022년에 35억 달러 규모의 천궁Ⅱ 포대를 도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올해 2월에 32억 달러 어치를 구매한 사례가 있다.

천궁Ⅱ는 전투기,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 등을 격추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으로, 교전 통제소, 3차원 위상 배열 레이더, 수직 발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발사대는 최대 8발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2년부터 설계를 주도하고, LIG넥스원이 이를 제작해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2020년 11월에는 초기 물량이 한국 군에 인도됐으며, 현재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자리잡고 있다.

천궁Ⅱ의 작전 반경은 40㎞이며, 최대 요격 고도는 15㎞다. 이는 미국의 '패트리엇 PAC-3'의 최대 요격 고도인 20㎞보다 낮지만, 천궁 미사일의 가격은 약 15억 원으로 패트리엇 미사일의 가격인 40억~60억 원에 비해 경제적이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으로 중동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17년 시험 발사에서는 100% 명중률을 기록해 성능을 입증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KAMD가 중동 정세에도 적합하다는 판단이 각국에 의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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