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물건이 놓여 있는 부산항 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3691_527571_582.jpg)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2% 넘게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 효과가 이를 압도하며 원화 기준 수입가격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잠정치·원화 기준)는 138.17로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2.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며, 수입물가지수는 7월부터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원유 등 광산품 가격이 낮아지며 원재료(-0.9%)는 소폭 하락했지만, 생산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중간재 가격이 3.8% 급등해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컴퓨터·전자·광학기기(9.7%), 1차 금속제품(5.7%)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자본재(1.3%)와 소비재(1.7%)도 일제히 올랐으며, 세부 품목 중에서는 암모니아(15.2%), 귀금속정련품(15.7%), 동정련품(10.3%), 인쇄회로기판(8.3%), 이차전지(4.7%) 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의 핵심 배경은 환율 상승이다. 9월 평균 1391.83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평균 1423.36원으로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0.01달러에서 65.00달러로 7.2% 하락했지만, 원화 약세가 이를 상쇄한 셈이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서도 환율은 약 1.5% 상승했고, 두바이유 가격 역시 0.7% 오르는 등 상방 요인이 존재한다"며 "다만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뿐 아니라 수출물가도 넉 달 연속 상승했다. 10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34.72로 전월 대비 4.1% 증가, 지난해 4월(4.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AI 서버 투자 확대 영향으로 D램(20.1%), 플래시메모리(41.2%)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달러 기준 무역지수를 보면, 10월 수입물량지수(116.78)는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으나 수입금액지수(136.66)는 2.4% 감소했다. 반면 수출 물량지수(117.79)와 금액지수(133.19)는 각각 1.0%, 0.5% 감소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6.62로 전년 대비 3.9% 상승, 28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는 수출 가격이 오르고 수입 가격이 떨어지면서 우리나라가 같은 양의 수출로 더 많은 수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어 연말 물가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