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40세 이상 대상 명예퇴직 접수…최대 28개월 퇴직금 지급
명퇴, '조기 이직·청년 채용 여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전직·창업 리스크 줄이려면 재취업 교육·전환 지원 병행 프로그램 필요"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사진=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이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 전반에 '조기 명퇴' 흐름이 재점화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를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제2의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퇴직 시점은 올해 연말이다. 신청 대상은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일반 직원으로, 명예퇴직금은 퇴직 당시 월 평균임금의 20개월치가 지급된다.

올해 기준 56세(1969년생) 직원에게는 월 평균임금 28개월치가 지급되는 등 우대도 적용된다. 농협은행의 조치를 시작으로 연말 다른 시중은행들도 순차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40대 명퇴 확산…업계 "구조조정만으로 볼 수 없는 흐름"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조직 재편과 세대교체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하는 흐름도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해 기존 인력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결제·창구 업무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일정 규모의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조기 명예퇴직을 부정적 구조조정으로만 보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권 직원들은 회사 밖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기술이나 네트워크가 제조업만큼 뚜렷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40대 초·중반에 명예퇴직 기회가 열리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발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며 "20개월치 급여와 퇴직금을 한 번에 받으면 자영업이나 재교육 같은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시드머니와 시간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제성이 아니라 본인이 신청해야만 나갈 수 있는 구조라 내부에서는 '타의적 해고'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기회로 받아들인다"며 "중장년 인력이 일찍 빠지면 그만큼 청년 채용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측면에서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 단절 우려도…"지원 프로그램 병행돼야"

반면 일각에서는 조기 명퇴가 장기적으로 금융업 경력 단절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수 부진과 자영업 환경 악화 등으로 '퇴직 후 성공적 재도전'의 확률이 낮다는 현실적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퇴직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번 흐름이 '40대 경력 공백'을 구조화시킬 위험도 있다"며 "단순한 명퇴 프로그램이 아니라 재교육·전직 지원 등 실질적인 사후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조기 명예퇴직 논의는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변화가 빨라질수록 커리어 전환 체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명예퇴직을 둘러싼 인식 변화에 맞춘 장기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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