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국변화 파괴력, 민주당의 진로는...새누리당의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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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4월 25일 ‘한미정상회담과 5월 정국전망’을 두고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시금석이 내달 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전망과 아울러 4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른 여야 정국의 변화 흐름을 짚었다.

특히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의회 입성에 따른 야권재편 문제, 김무성-이완구 의원의 의회 복귀에 따른 여권권력지형 등의 변화도 전망했다. 이날 좌담회는 이명식 폴리뉴스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김능구 본지 발행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명식 : 본격적인 5월 정국전망 논의에 들어가기 앞서, 어제 4.24 재보선 결과가 나왔다. 재보선 결과에 대한 분석부터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김만흠 : 재보선은 국회의원 세 곳을 중심으로 거론되는데 전체를 종합해보면 민주당의 참패다. 12 대 0이다. 참여정부 중반부터 시작되었던 그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왜 그렇게 되었나 보면 상당부분 민주통합당의 움직임과 구조가 참여정부 중반의 열린우리당의 모양세로 되돌아 간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맞물린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은 국회의원 지역은 세 곳이 모두 비중 있는 사람들이 출마를 했지만, 사실상 이미 당락이 결정된 게임이라 그렇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북한의 핵 위협, 이런 것도 있었지만 당락이 결정되어버린 상황이고 또 서로 대결의 중요한 축이 되어야 하는 정부 여당 쪽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안 되었고, 그에 대항하는 민주통합당은 새로운 정비를 해서 기세를 살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신 후보 세 사람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결정이 되었다고 본다. 하나 축으로 나오는 것은 다른 분들도 이야기 하겠지만 이번에 도입되었던 사전투표제가 득표율을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지난번 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투표시간 늘리자는 운동이 전개되었을 때 취지에는 100% 동감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있어 곤란하다. 대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 그 중에 하나로서 나왔던 것인데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본다.

유창선 : 정당구도 면에서 봤을 때, 제일 주목되는 것은 민주당의 참패다. 가장 특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 12곳 중에서 이번에 민주당이 6곳을 공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 현재 당권 경쟁이 진행 중이지만 누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후 새로운 전망이 가능할 것인지 혼돈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일단 선전을 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회의원 선거 세 곳 중에서 두 곳을 이겼다. 지역적인 특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산 영도의 경우에도 문재인 의원이 지원유세도 하고 그랬긴 했지만 문의원의 지원유세는 변수가 되지 못하고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난 것 같다.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다섯 곳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안했는데, 여기에도 사실상 친 새누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이 다 당선이 되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명분도 얻고 실리도 얻었다고 본다. 정당 면에선 그런 점이 있고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뉴스거리가 된 것은 역시 안철수의 귀환일 것이다. 예상보다도 높게 나왔다. 60.5%로 압승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진보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하고 완전한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표 분산에도 불과하고 그 정도 득표를 했다는 것은 안철수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대선 때 나타났던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이 여전히 동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높은 득표율로 당선됨에 따라 안철수 당선자이자 오늘부터 의원이 바로 되는데 향후 행보에 상당히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황태순 : 두 분들이 흐름을 전체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이 세
사람, 어떻게 보면 거물들의 귀환이다. 거물들의 등장이라 이야기된다. 현재 여야간의 전체적인 균형추가 한편으로 기울어져 있다. 청와대로 모든 것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도 사실 활기를 좀 잃어가고 있다. 민주당도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범야권은 세력재편, 구조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여권은 여권 나름대로 청와대와, 새누리당과의 뭔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이 세 사람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 범야권의 입장에서 봤을 때, 127명의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이 미래가 없어 보인다. 그에 반해 안철수 의원이 60.5%라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안철수에게서 2017년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과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의원은 127명의 민주당에 뭔가 강력한 외부적 충격을 줌으로써 민주당도 혁신과 개혁,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 내지 않으면 안철수에게 끌려 갈 수밖에 없다는 그런 경고를 주었다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런 반면에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균형을 잡아줄 카운터 웨이트가 없다. 김영삼 대통령 보면 김대중 총재가 카운터 웨이트 역할을 했고,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이회창 그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카운터 웨이트 역할을 했다. 당장 민주당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뚜렷히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안철수의 등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뭔가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존재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김무성 의원 같은 경우 새누리당 의원들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 새누리당 정권의 박근혜 정부라고 생각을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해 열심히 뛰어서 박근혜 정권을 창출하는데 모두가 기여하고 참여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막상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라거나 정권 창출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소홀했던 측면들이 결국은 정권 인수과정,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과정, 각료 등의 인선을 포함한 정부조직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소외되고 배제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박근혜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무엇인가 쓴소리와 올곧은 소리를 해줄 에너지나 리더십이 없지 않느냐 하는 불만이 있는 가운데 김무성 의원의 출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완구 의원의 경우 김종필, 이회창 이후에 충청도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의 공백이 있다. 이완구 의원도 당선소감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허전해진, 허전해 있는 충청민심을 아우르겠다’ 물론 충청에 이인제 의원, 정우택 의원 등이 있지만, 충청권을 아우르면서 대한민국의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정치지형, 충청이 캐스팅 보트를 쥐면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를 평가하고 싶다.

유창선 : 좋은 말씀이다. 야권 쪽에서 안철수가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내년도 지방선거 까지 앞으로 과정이 상당히 역동적으로 될 것이라 예상된다. 10월에 치러질 10월 재보선이 한판 대결의 장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10월 재보선이 열 곳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할지 민주당에 입당할 건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어느 정도 시간을 소비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결론을 내리겠지만, 민주당 입당은 힘들 것이고 신당 창당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 본다.

다른 선택들은 힘들 것이다. 만약 그러한 흐름으로 간다면 10월 재보선에서는 안철수 사람이 대거 출마하는 상황을 봐야 할 것이고, 안철수는 무소속으로 가능했지만, 그렇게 같이 나가는 상황에서는 최소한 창당준비위원회, 그러니까 정당의 기호를 사용할 수 있는 그 정도까지는 가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측이 한판 승부를 벌일 장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그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로 가는 과정에서 야권 구도에 상당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0월 재보선에서 호남 같은 곳에서 두 곳 정도라도 안철수가 민주당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127대 2라고 하겠지만 전혀 수적인 우열로 판단할 수 없는 역동적인 과정이 앞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예상한다.

황태순 : 흔히 이야기하는 비대칭전력이다. 안철수 하나가 핵폭탄이다.

김만흠 : 안철수라는 한 개인의 특수한 여건을 가지고 민주당과 파괴력을 비교했지만 투표결과에 나타난 전체 구조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봤을 때도 민주당이 처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우선 전체 결과가 12대 0이다.. 노원병에 안철수라는 인물 때문에 후보를 안냈고 나머지 지역은 기존의 새누리당 지역이다. 그렇지만 고양 덕양구의 기초의원의 경우 경합지역 또는 오히려 유리한 지역일 수 있었지만 상당한 격차로 새누리당 출신의 무소속에게 졌다. 다른 지역은 밭이 안 좋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이것만 보면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의 파괴력뿐만 아니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확인시키는 결과라 생각된다.

김능구 : 우선 투표 결과 자체를 본다면, 안철수 후보가 52~3%를 예측했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까지를 종합해 봤을 때 50대 40대 9대 1정도의 득표율이 예상이 되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선거의 흐름을 타는 후보가 좀 더 상승할 것이라 보고 허준영 후보가 40%를 넘기는 버거울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허준영 후보 30%대 후반, 안철수 후보가 50%대 초반 이렇게 봤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허준영 후보가 5%정도가 덜 나왔고, 김진선 후보가 3~4%정도 덜 나왔다. 선거가 끝나고 본다면 역시 유권자의 선택은 무서웠다, 현명했다 이런 말을 하는데 노원 병에서 역대 선거를 쭉 봤을 때, 여권이 45, 야권이 55정도였다. 최대치가 노회찬 후보가 야권연대로, 단일 후보로 나왔던 지난 총선의 결과인 57%정도가 야권의 최대치라 보았는데 이 최대치를 뛰어넘었다.

이것은 분명히 안철수 후보가 새누리당 지지층을 끌여당겼다는 이야기다. 야권표 중에서 6.6%정도가 진보정당 측의 두 후보에게 갔다. 55%에서 갔으면 49% 정도 되는 것인데 57%와 비교하자면 한 8%정도는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봐야한다. 지금 여, 야간 진영구도, 양 진영의 극대화, 총결집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드디어 진보와 보수 양대정당. 민주당과 새누리당이라는 이것을 뚫고 새로운 한 정치세력이 탄생했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민주당의 박지원 전 원내대표 같은 분은 ‘300분의 1이다’ 이렇게 말한다. 무소속 한 명이 국회 들어온들 무슨 큰 변화가 있겠느냐, 들어오면 현실정치를 충분히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말을 많이 한다. 금방 황태순 위원께서 말하신 대로 어떤 측면에서는 기존 정치 세력대 안철수와 국민의 대결이 시작됐다. 이렇게 볼 수도 있다. 그쪽에서 이야기한 것이, ‘우선 싱크탱크를 만들어 나갈 것이고, 여야 정치 모임을 꾸리겠다’고 한다.

그쪽에서는 합의되지 않은 부분들,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을 절대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여야 정치 모임이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안철수의 새정치라는 것이 기존의 제3세력과는 다른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제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정치모임을 꾸린다는 것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단순한 ‘제2의 문국현이 될 것이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박근혜 대항마가 되겠다, 민주당을 깨는 기폭제가 되겠다’는 차원을 떠나서 한국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그런 출발을 시작했다고 본다.

김만흠 : 김능구 대표의 말을 들어보니 꿈틀거리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황태순 : 아까 유창선 박사님이나 김능구 대표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지금 보혁의 탄탄한 대결구도에서 제3세력이 꿈틀거린다는 말 하셨다. 유창선 박사 말대로 10월 재보선에서 10군데, 14군데 생기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선택과 집중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10군데가 생긴다고 가정한다면, 다 내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중에 서너 군데, 특히 호남지역 같은 경우 안철수와 민주당을 놓고 아직도 조금 우왕좌왕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에 두어군데 정도 재보궐 선거에 나가서 완승을 해 버린다면 127석의 민주당이 심리적으로 붕괴된다고 본다.

그때부터는 제3세력으로 꿈틀대고 나오는 안철수와 안철수의 그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이나 호남지역 등 민주당이 강한지역에서 파워 시프트가 일어난다.민주당에서 안철수로 넘어갔다고 느껴지는 순간 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박근혜 사진을 붙이는 것이 유행이었다.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등등. 열 몇 석, 열 몇 명으로 나머지 150명 가까운 한나라당 전체를 당시 박근혜가 흔들 수 있었다. 똑같은 원리로 이번 10월이 향후 정국을 가를 변곡점이 될 것이라 본다

이명식 : 재보선 분석은 이쯤 하고, 5월에는 여야 지도부 개편이 예정되어 있다. 여당의 원내 지도부 개편과 야당의 전당대회, 이런 것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결과에 대한 전망과 그에 따른 여야의 변화된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기 바란다.

유창선 :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특별히 정치적으로 흥미 거리가 있는 대결은 아닌 것 같다. 최경환, 이주영 양자 대결로 가는 것 같은데 두 사람 모두 범 친박이다. 최경환 의원은 원조 친박이고 이주영 의원은 신박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큰 흐름에서 봤을 때,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누가 되도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만약에 남경필 의원이라거나 칼라가 다른, 비박(非朴) 쪽에서 뛰어들어서 경쟁을 벌인다면 관심사가 될 수 있겠지만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당 바깥에서 지켜보기엔 흥미는 떨어지는 경선이다. 박심(朴心) 이야기도 있고 그렇긴 한데, 정서적인 선호야 더 가까웠던 최경환 의원 쪽으로 가 있겠지만, 청와대나 박근혜 대통령이 박심을 들이대면서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그냥 놔둬도 최경환 의원이 앞설 수 있는 판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 쪽 경선은 그런 정도에서 조용하게 갈 것이라 본다.

김능구 : 어제 양천을 김용태 의원을 만났다. 서병수 사무총장이 후보단일화 이야기를 해서 이주영 의원이 반발을 했다. 그 모습들을 볼 때, 원조 친박이 현재 약간의 초조함이 발로가 된 것이 아닌가. 비박 이야기를 했는데, 남경필 의원이 비박의 구심역할을 하고 있는가, 구심역할이 아니더라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 봤을 때 회의적이다. 김용태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19대 국회의 새누리당 의석이 154석이었다. 그 중에서 단 한명만 비박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박근혜 지지였다. 비박 그런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공당의 경선에서 그 당의 핵심인 국회의원이 99.몇%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후보가 되었고 당선이 되었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남경필 의원 같은 경우도 만약에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는 조건은 뭔가 청와대라든지 이야기가 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았고 5선 중진이기 때문에 초선처럼 일단 패를 던지는 것은 없다. 김기현 원내부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려고 하다가 정책위원장으로 최경환 의원과 손잡았다. 어쨌든 간에 민주당이 호남을 근거로 하는 정당이라면 새누리당은 영남을 근거로 한 정당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수도권 쟁투를 늘 해왔고 원내대표나 당대표나 사무총장이나 이런 부분에서 지역적 배분을 했다. 러닝메이트를 할 때, 수도권 원내대표면 영남 정책의장이라든지, 영남 원내대표면 수도권 정책의장 이런 식으로 했는데 이번은 보란 듯이 영남권 의원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의장 러닝메이트를 짜서 나왔다. 최경환-김기현, 이주영-장윤석, TK-PK, PK-TK 이런 구조가 되었다. 김기현, 이주영, 장윤석은 모두 법조인 출신이고, 최경환은 장관 출신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김용태의원이 한 말은 ‘배불렀다. 새누리당이 수도권을 연연하지 않을 정도로 배불렀다’라고 했다. 이전에 우리가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를 오만과 독선이라고 했다. 그 오만과 독선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지금 어떤 측면에서는 새누리당이 좀 더 역동적으로 나가고 좀 더 안철수가 말하는 낮은 정치를 실현하는 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배부른 정치,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새로운 지도부,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10월 재보선에서 이 부분이 결정적인 문제로 작용할 것이다. 뽑고 나서 5개월 있다가 벌어질 10월 재보선에서 현재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는 10개 넘는 선거구에서 선거가 있을 것이다. 현명한 국민의 심판에 의해 과반정당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이 긴장하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경제가 만만치 않아서 새누리당이 상당히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본다.

김만흠 : 여권에서는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내부가 어떻게 되든 간에 오히려 어느
쪽으로 가든 간에 현재 이한구 원내대표체제 보단 좋은 쪽으로 갈 것이다. 국민들을 위해서든 대야 관계든 청와대 입장이든 좋은 쪽으로 갈 것이다. 이주영이 되든 최경환이 되든 어느 쪽도 상관없다. 이게 당장에 김무성과 이완구라는 비중 있는 분들이 들어가는 것하고 내부운영하고는 영향을 미칠 것이 없어 보인다. 플러스 알파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내대표개편과정에 남경필 정도가 새로 들어가면 모르겠지만, 내부에서 친박의 성향의 세부적인 구분에 따라 누구하고 매치되는냐 이정도로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김용태의원의 비판적 지적에도 불구하고 왜 새누리당이 그렇게 가느냐고 보면 당연하다고 본다. 상대방이 없는 독주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위기의식을 느끼려면 야당과의 관계에서 야당이 치고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이 가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총선, 대선을 지나 이번 재보궐을 보면 새누리당이 12전 11승한 그런 상황이다. 안철수라는 특수한 상황을 빼놓고 그런 것이다. 안철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여권에 대한 얼마나 큰 압력과 경쟁세력으로 등장할 것인가를 봐야 하는데, 그것은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대표는 지난번 노회찬이 얻었던 최대치를 57%를 넘었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표를 가져갔다고 봤는데,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먼저 노회찬이 야권의 최대표를 가져왔냐는 것인데,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야권과 후보단일화라는 것이 총량을 합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는 합하고 일부는 빠지는 효과가 있다. 진보정당으로 가면 민주당쪽이 빠지고, 민주당으로 가면 진보정당으로 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최대치라고 보는 것이 어렵다.

김능구 : 그럼 거기서 노회찬 표에서 어느 표가 더 올 수 있다는 말인가?

김만흠 :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표가 올 수도 있고, 노회찬 표가 야권의 최대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김능구 : 그냥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13대부터 노원병의 역대 선거를 전부 봤을때, 최대치라는 말이다.

김만흠 : 득표율은 높았다

김능구 : 야권의 예를 들면, 야권 성향의 정당후보를 다 합쳤을 때 그게 55정도다. 그것보다 더 높았기 때문에 최대치라 말하는 것이다.

김만흠 : 역대를 다 정리해서 봤다니까 그렇다 해두자. 또 하나는 이번에 지난 총선과 투표율이 다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만 비교하긴 어렵다. 투표율이 비슷한 상태에서 득표율까지 올라갔다면 새로운 표를 가져온 것이고 그 표가 새누리당에서 온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에도 그랬을까.

김능구 : 재보선이 시작되고 여론조사를 10개 정도 분석했다. 맨 처음에는 빠져나갔다. 처음에는 단순 지지율에서 45%대를 왔다갔다 했다. 안철수 후보가. 그럴 때 그 중의 10%정도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왔다. 그게 조금씩 조금씩 빠졌다.

김만흠 : 그 부분은 이전에 대선 때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안철수에게 갔던 적이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

김능구 : 그게 표로 증명된 것이다.

김만흠 :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자들을 야권 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로 일반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다.

황태순 : 일반화 시킬 수는 없다 하더라도 경험에 따르면 94년 경우다. 8월 2일 보궐 선거를 치뤘다. 여론조사를 했을 때, 그 당시에 민자당이었는데 정창화 후보가 나왔고 당시 TK의 맹주라고 할 수 있는 김윤환, 정호용, 거기다 강재섭 모든 의원들이 동원되었다. 이번에 허준영 후보와 비슷했다. 황우여 대표, 심지어 손수조까지 나가서 북치고 장구치고 했다. 그때 박철언 전의원의 부인이었던 현경자 후보가 고군분투했다. 요즘보면 딱 안철수처럼 했다. 운동화 신고 다니면서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이었는데, 까보니까 58대 26으로 이겼다. 물론 보궐선거였고 더운 여름, 37도이고 하니까 투표율이 40%도 안 되었다. 투표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58대 26으로 이긴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번에 안철수가 60.5%로 이긴 것이 중요하듯이 말이다. 그 순간 보니까 YS 당시 흐트러진 TK 민심이 박철언 후보에게 쏠린 것이었다. 순식간에 TK지역의 소맹주가 되는 것이 하루아침이었다.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투표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60%넘는 승리를 했다는 것이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범야권에서는 자기 득이 될 것 같다는 의미가 있다.

김만흠 :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안철수 후보를 정리하자면, 내 예상에 안철수는 50%대 말에서 60%대를 왔다 갔다 할 수 있겠다고 봤다.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막상 투표 당일로 가면 당선 가능성 1,2등을 두고 다투게 되고 그 점에서는 안철수가 훨씬 파괴력이 있지 허준영이 파괴력이 있을 수는 없다. 허준영은 여론조사 수준 이상 올라가긴 어렵다고 봤다. 김지선 후보 측도 여론조사보다 조금 빠질 가능성이 있다. 안철수 후보에게 붙을 것이다. 그 정도로 충분히 예상했던 대로 나왔다.

안철수 후보가 야권 내부의 재편에서는 상당히 태풍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여권과의 경쟁구도에서 새로운 긴장감을 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원내대표가 재편되고 뭐하고 한다더라도 1인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경쟁력을 가지고 긴장감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그런 것이다. 그렇게 말한다면 안철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새로운 긴장감을 가질 것인가 하면 당장은 아닐 것 같다.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황태순 : 그 시점이 10월 재보선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10월 재보선까지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얻을 것보단 까먹을게 많다고 본다. 덧붙인다면 임기 1년의 원내대표지만 이번 원내대표가 청와대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 같은 경우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140개 국정과제, 210개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말이 잘 통하는 원내대표부가 서야 한다는 말을 은연중에 하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최경환 의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주영은 주저앉아라. 내년에 하라고 한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4선인 내가 주저앉아야겠냐. 이번이 3수째인데 4수하란 것인가 이런 입장이다. 어찌되었든 이 대표부들이 누가 보더라도 실제 보면 최경환-김기현으로 보자면 개성있게, 때로는 청와대와 싸워가면서 야당을 협상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 이주영-장윤석 조도 보면 청와대와 정부를 휘어잡으면서 야당과 협상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가. 이 사람들이 누가 되더라도 대통령의 인기를 유지하고 새누리당의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이명식 : 여당이야기는 이쯤 되었고, 야당 전당대회 쪽을 이야기해 보자.

유창선 : 강기정-이용섭 후보단일화 여부가 최대의 변수가 될 것 같다. 4월 내에 결판을 낸다 했으니 시점이 된 것 같다. 하루 이틀 사이에 결론이 날 것 같다.

김능구 : 일정상 주말까지는 해야 된다.

이명식 : 28일을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잡았다.

김능구 : 투표 시작되었지 않나?

황태순 : 우편 투표 시작되었다.

유창선 : 단일화는 28일 날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누가 되었든 하긴 한다. 대위원 배심원 투표로 그날 결론 내린다고 한다. 후보 단일화는 두 사람이 강한 의지를 가졌으니 현제로서는 성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무리한 단일화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후유증도 상당할 것 같다. 명분의 문제인데 너무 취약한 것 같다. 내걸고 있는 것은 호남 정치력의 회복이지만 반 김한길 단일화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아는 것이다. 비주류에게 당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인데 정치는 흐름이 있는데 대선패배 책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범주류가 후보단일화를 인위적으로 해가지고 지금까지의 판세를 인위적으로 뒤집는 시도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이것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 당장 이뤄진다 하더라도 당내에서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 본다. 이것으로 김한길 대세론을 뒤엎는 것까진 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렇게 보면 비판은 비판대로 받고, 결국 당권도 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단일화를 무리하게 해서 당권을 범주류 쪽에서 잡았다 하더라도 그 상황도 문제이다. 강기정이든 이용섭이든 누군가가 당권을 잡았다고 했을 때 정치적으로 승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시점에서는 민주당이 정치적인 분당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고 본다. 인위적인 단일화로 당권을 범주류가 가져갔다고 했을 때, 과연 민주당이 온전히 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단일화를 해서 이겨도 문제고 져도 문제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단일화 자체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다

황태순 : 4.24 재보선의 참패가 단일화 논의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는가? 이번에 참패 했는데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유창선 : 범주류쪽 입지가 줄어들 것이다.

황태순 : 강기정이나 이용섭 중 누가 사퇴한다고 하면 누가 봐도 단일화다. 지난해 4.11총선과 12월 19일 대선까지 이어지는 범주류가 주도해왔던 선거의 연속선상에서 4.24 재보선을 볼 수밖에 없다. 4.24 재보선에서 아까 말한대로 12대0, 여섯 군데는 내지도 못했고, 여섯 군데 낸 곳도 완패했다. 아까 말했던 고양이나 서대문에서도 졌다. 그렇다면 어쨌든 기존의 틀을 흔들겠다는 비주류의 김한길 쪽에 힘이 쏠리는 것이 정상이다. 후보 단일화 자체를 이 사람들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단일화 틀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하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단일화 자체가 논의만 무성하고 안할 수도 있다

김만흠 : 지금 민주당 내부에 단일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전에 야권 단일화 때 똑같이 제기할 수 있었다. 지금 이야기한대로 재보궐 선거 투표결과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구체적인 선택의 변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명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용섭, 강기정 두 사람간의 내부적으로는 단일화가 쉬운 여건들이 있다. 명분화 시키기는 힘들지만 서로 주고받을 협상할 내용이 있기 때문에 쉽게 가능할 여지가 있다.

이용섭이나 강기정 입장에서 봤을 때, ‘바꾸는 것은 필요한데 바꾸는 주체가 왜 김한길이냐, 오히려 내가 낫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한다.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서 지도부를 바꿔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는데 그게 왜 김한길이 되면 바뀐다고 보느냐, 자신이 나서는 것이 바뀌는 것이고 쇄신이고 혁신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김한길이 되었을 때 민주당이 현상유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왜냐면 비주류가 다시 나서서 내용상으로 바꾸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범주류가 지도부 탈환에 성공할 경우 내부 파란을 일으키면서 안철수의 파괴력과 더불어 야권의 재편이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황태순 : 유박사 말씀대로 정치적 분당사태가 올 수도 있다. 불행의 씨앗은 총선 이후 그 당시 전당대회 때 이른바 이해찬, 박지원, 문재인의 삼각연대 당권과 대권과 원내권력을 나눠 먹는 것 내지는 담합이었다. 그 당시 단합이냐 담합이냐 논란도 있지 않았느냐. 조금 전 김만흠 박사 말씀하셨던 강기정과 이용섭의 주고받는다는 것은 당권과 광역단체장(광주시장) 두 분 다 광주를 텃밭으로 하고 하니까 한사람은 당권을 잡고 한 사람은 하는 것이다. 결국 지난번에 있었던 대권과 당권과 원내권 나누는 것과 모양세에 있어선 전혀 다르지 않다. 가뜩이나 전패, 완패에 따른 자멸, 괴멸의식에 빠져있는 민주당 대의원, 당원들 입장에서는 이사람들 또다시 단합이나 담합이냐 하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광주권 광역단체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며칠 전 자료를 보다 보니까 크게 부각은 안 되었지만 천정배 전 장관이 광주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여론조사 결과 광주, 전남 대표하는 정치인에 1위에 올랐다. 광주도 1위, 전남도 1위다.

김만흠 : 조사는 어디에서 한 것인가?

김능구 : 호남에서 조사한 것인데 그 이야기는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없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말 안한다고 하면서 서병수 총장이 여러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야당 전대가 후보 단일화를 빙자해서 광주시장 자리를 놓고 서로 담합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서병수 총장이 최고위원회에서 했다. 자신도 차기 부산시장을 하면서 마지막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국민들의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부분에서국민의 한사람으로 상당히 애석하게 생각하고 안타깝게 바라본다. 전체 국민 48%의 지지를, 그 표가 민주당을 위한 표든, 문재인을 위한 표든, 정권 교체를 위한 표든, 그 48%의 국민들과 함께 건강하게 양축으로 나가야 하는데, 대선에 대한 평가와 그 이후에 어떤 새로운 쇄신, 변화 이런 것들이 매끄럽지 않고 국민들이 바라볼 때 자신들의 기득권 다툼으로 비친다.

이번 전당대회가 근본적으로 지방선거 공천권이 없는 내년 초까지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는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되어야 했다. 어차피 10월 재보선에서 한번 더 검증이 되기 때문에 지도부를 다시 꾸려야 하지 않나 한다. 당권 경쟁이 아니라 서로 합의 추대도 얼마든지 가능했던, 필요했던 부분이 아닌가 한다. 지금 그것이 안 되니까 범주류 측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든지 마지막으로 역전의 기회를 가지려 하는 그런 차원에서 단일화 논의가 나왔다고 본다. 김한길 후보 쪽 핵심의 말에 의하면 김한길 의원이 50%넘는 대세를 장악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단일화하면 역전 가능하다는 것과, 이번 선거는 대의원이 중심이 된 선거기 때문에 대의원의 다수는 역시 호남출신 아니냐 하는 것이 있다. 이번 단일화의 명분에 호남에서 민주당이 흔들리는데 역시 대주주인 호남이 잡아야 되지 않겠냐. 기존에 당권을 비호남에 줘 왔다면 다시 한번 대주주가 나서서 중심을 잡아야 하지 않나. 이 지점에서 호남출신 대의원에게 호남의 상실감을 상쇄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금방 김만흠 박사가 말했지만, 그렇게 해서 이긴다 한들 그 이후가 더 깝깝해지는, 자기 족쇄를 자기가 더 채워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 민주당 전당대회 상황이 아닌가 한다. 아쉬운 점은 김한길 의원이 가장 대표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까지 정치 행보에서 국민들에게 기대와 열망을 가지게 하는 지도자였다면 전체적으로 민주당이 달랐을 것이다.

그랬다면 새로운 변화와 쇄신의 깃발을 김한길 대표가 들 때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전보다 기대와 참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김한길 의원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진로에 새로 선출될 지도부의 역할이 기대된다. 새누리당도 박근혜 대통령 일인통치와 과도한 당 지배력으로 과거의 거수기 정당처럼 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안철수 의원의 등장이 이런 양대 정당, 양대 정치세력들에게 건강한 변화를 촉구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위기와 불안의 시대에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상호 경쟁하는 시대가 올 수 있지 않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유창선 : 김능구 대표가 말한 그 문제들 때문에 민주당이 근본적인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 같다. 전당대회 결과가 어떻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범주류가 당권을 잡는다고 했을 때, 그것이 가능한 것은 강, 이 단일화가 되어야 가능하다. 그렇게 무리한 단일화를 해서 강기정이든 이용섭이든 범주류가 당권을 잡는다면 이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대로 그 이후는 정치적 분당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안철수가 국회 진출한 마당에 원심력이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갈 것이다. 반면에 김한길 체제가 들어섰을 때 민주당이 살아날 것인가도 지극히 불투명 하게 보인다.

일단 대선패배 책임론을 풀어나가는 순리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주류가 책임져야 한다. 이 논리 위에서 책임질 사람은 물러나야 맞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대안이 민주당의 비주류, 혹은 김한길 체제냐 이것도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만약에 김한길 체제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김한길 대표가 정말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을 만드는 구심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국민들이 인정할 것인가 이것 역시도 물음표로 남는다.

짧게 보면 10월 재보선을 김한길 체제로 맞았는데 민주당이 지거나 구심을 잡지 못했다면 ‘그것 봐라 비주류라 이 꼴이 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항상 분출이 되게 돼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한다. 김한길 체제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10월 재보선을 거치면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고, 김한길 체제가 들어선다 해서 안철수가 ‘그렇다면 민주당에 들어가겠다’고 할 것도 아니다. 민주당의 위기상황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좀처럼 답을 찾아내기 어렵다.

황태순 : 김대중 대통령 집권기에도 김대중 대통령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그것일 것이다. DJ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계구도가 불분명 했다. 그나마 그 당시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부족한 부분을 매워나가면서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정권을 출범시킬 수 있었다. 그 다음에 노무현 대통령 이후에는 후계구도가 불분명하다. 특히 아까 유 박사님 말씀대로 김한길이 되었든 이용섭이 되었든 강기정이 되었든 그 분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그 분들을 대권 주자로 생각하겠느냐, 관리형 대표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더 관심이 안 쏠리는 것이다.

지난 해 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재탈환하겠다고 모였던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이런 분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가. 과거 민주당은 순수형 집단지도체제에서 이번에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지도부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로 돌아가는 시대역행적인 면이 없지 않겠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는 당 총재직을 부활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지도자들이 단순히 관리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들 입장에서,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서 저 사람들을 통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잠룡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지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당도 좀 가닥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만흠 : 김대중 전 대통령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다. 민주당이 망한다고 하면 민주당이라는 껍데기만 망하는 것 아니냐. 김대중 대통령 때는 김대중의 민주당이 망한다고 하면 본인도 같이 망하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은 민주당이 망한다고 하면 본인이 망한다고 생각할까. 민주당이라는 껍데기가 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외피가 생기면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민주당과 자신의 생사가 일치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민주당이 붕 떠버린다고 하더라도 대표로 나서는 사람들이 차기 지역구 문제 등에 신경 쓸 필요가 있는 것이지 민주당이라는 실체하고 별 상관이 없다. 이것이 민주당의 진로에 향후 중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

지금 대응하는 과정에서 보자면 박지원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던 n분의 1, 300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봤던 그런 시각으로는 조금 힘들어진다. 노원 병을 빼고 다른 지역에서 민주당이 제 역할을 했다면 300분의 1 이야기가 가능했겠지만, 그게 이미 어려워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의 역할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과 신당세력의 구심점 역할이 있는데, 그 두 가지가 유기적으로 잘 엮여진다면 모르겠지만, 원내에서의 역할을 잘못하면 외부에서 신당으로서의 역할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외냐하면 원내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을 보여주기 어렵거나 평균 이하의 동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향후의 동력을 만드는 데에 있어 의원으로서의 안철수와 새로운 정치동력으로서의 안철수를 긍정적 방향으로 잘 엮어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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