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한미정상회담...남북관계 및 외교관계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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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식 : 여야 개편문제에 대한 말씀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5월 초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에 대해 말씀을 나누어보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최근 한반도 긴장상황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김만흠 : 한미관계에서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어서 뭔가 상황을 바꾸거나 할 여지가 있겠는가. 최근의 대북문제의 흐름을 보면 북미관계에 단기적으로 조금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이 축을 중심으로 변화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지난번 케리 미 국무장관이 바로 우리나라에 오면서는 직접적으로 대화 쪽으로 가더니 중국을 한 바퀴 돌고 나서는 대화로 가긴 하지만 북한을 코너로 몰 능력이 있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미국과 중국과의 협조가 장기적으로는 경쟁관계니 힘들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루어질 수 있어 보인다. 한미관계가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이명박 정부부터 강화된 쪽으로 가는 것 같다. 그럴 경우 중국과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남는다.

이른바 노무현대통령 때부터 이야기했던 균형자론 비슷한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 것인가 복잡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가서 환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줄게 많은 것도 많지만, 대북문제 때문에 한미 원자력 협정도 힘들다. 어젯밤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뒤져보다 보니까 최근 한미관계 자료들을 꽤 올려놨다. 의회에서 여성대통령으로 환대를 해 주는 연설뿐만 아니라 몇 개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걸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동맹 60주년해서 크게 행사를 치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가서 미국주도의 움직임에 같이 가지 않을까, 거기다가 이번 과정을 통해 무기 등 2013년에 미국이 가져가야 할 몫이 꽤 많다. 분담금도 5%올리게 되고

황태순 : 분담금 올라간다. 결국 청구서가 엄청날 것 같다.

김만흠 : 대충 그런 청구서는 우리가 거부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갈 것이니까 박근혜대통령 쪽에서는 그 문제는 더 강하게 가는 쪽으로 갈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련해서 얼마나 우리가 균형자가 될 것인지, 조금 더 우리의 목소리를 가지고 흔들 수 있을 것인지 그것이 변수가 될 것이다.

황 : 말씀하신대로 이번에 케리 미 국무장관이 돌면서 세삼 느낀 것은 한반도의 운명은 과거에도 그랬고 미중간의 빅 플레이, 큰 게임의 들러리 서는 씁쓸함이 남는다. 미국과 중국은 김만흠 박사 지적대로 경제적으로 친밀하면서 나름대로 태평양을 놓고 협조하는 척 하면서 패권을 놓고 다투는 그런 미묘한 이중 삼중의 구조다. 그 사이에 남북한이 껴 있는 상태다. 미국은 한중일 삼각동맹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흔히 피봇 투 아시아라고 하지 않는가.

아시아로 전진배치 하면서 중국을 가지고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 인도까지 해서 C자형으로 중국을 봉쇄하고 길들이면서 너희에게 패권을 주기에는, 너희와 패권을 나누기에는 시기상조다 이렇게 한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경제적으로 중국과 가까와지는 것을 철저하게 견제하는 그런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박근혜 당선인 시절에 미국이 아니라 당시 김무성 총괄 본부장을 중국으로 보냈는데 의미 있는 첫 걸음이었다고 본다.

김만흠 박사 말씀대로 3월 5일 이후 남북한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켈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갔다. 또 이번에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중국이 북한을 누를 수 있는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움직이지 않는가 말 하면서 한국도 나서라고 남의 이야기 하듯이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첫 방문지를 굳이 관례적인 미국을 갔을까, 중국을 먼저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언제까지나 한미동맹 60주년이라는 틀 속에서 미국이 하라면 따를 수밖에 없는 운명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어떻게 보면 미국과 중국이 북태평양에서 나름대로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김박사님이 말하는 균형자론을 슬쩍 시도해 볼 만하다.

김만흠 :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슬쩍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유창선 : 맞는 말씀이지만 중국 먼저 갔다면 그 시도에 대한 해석은 슬쩍이 아니다. 그 생각을 전에도 안했던 것은 아니다. 초반에 조금 이야기는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다 라고 한다.

황태순 : 미국이 여전히 무서운 존재라는 것인가?

유창선 :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대북 메시지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 미국은 따로따로 북한에 대해 대화 의사가 있다는 것과 대화로 풀자는 메시지는 여러 차례 나온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직접 만나서 북한에 대해 대화 메시지를 강하게 내 놓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본다. 물론 대화 메시지를 내 놓아도 전제들이 깔릴 것이다.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내용을 담되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도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도 긴장의 수위를 낮추지 않아 왔던 것이 한미군사훈련을 하는 시기라는 점도 있었지만, 아마도 최소한 한미정상회담까지는 지켜보고 한국, 박근혜 정부나 오바마 정부의 대화의지, 이런 것을 판단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을 것이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원칙적인 메시지가 나온다 하더라도 북이 받아서 당장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이후 제3의 방식이 모색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밑 접촉의 방식이라거나, 남북간의 직접 대화가 당분간 어렵다고 한다면, 미국이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미국 쪽의 특사라거나 미국이 북미간의 대화를 모색한다거나, 다양한 방법이 정상회담 이후에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분위기를 턴하는데 있어선 중요한 정치적 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능구 : 한미 정상회담은 정권이 출마하고 나서 그 정권의 위상을 굳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왔다. 예를 들면 쿠데타로 집권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미국 케네디와의 만남을 통해 추인을 받는 식이었는데, 금방 말씀대로 그때마다 청구서가 날라 왔다. 월남파병이라거나 한일 국교정상화와 같은 것이었다. 덕분에 국내에서 위상을 공고히 했지만 동시에 그런 것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MB 때도 미국 갔다가 쇠고기 협상에 대해 약속하는 바람에 정권 초기부터 역으로 레임덕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역사를 자기 나름대로 소중한 자료로 삼는 사람인 것 같다. 5.16쿠데타라거나 유신이라든지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본인만의 시각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역사를 보고 그것을 정책이나 판단의 교훈으로 삼는 것 같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금방 두 분 말씀대로 이번에 미국 갔을 때 청구서가 만만치 않다. 그런 경우에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할까, 바로 언론에 공개가 되지는 않겠지만 조만간에 정책으로 풀어가야 한다. 한미 원자력 협상 부분에서도 대선 때도 공약성의 메시지를 이야기 했는데 연기되는 식으로 갔다.

유창선 : 원자력 협상 문제는 이번에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았다.

김능구 : 우리에겐 상당히 절박한 문제였는데, 어떤 식으로 풀어 나갈지 답이 안 나온다. 박근혜대통령이 지금 동북아 평화 협력체인가, 서울 프로세스 이런 식으로 하겠다고 말한다. 대선 때 이미 이야기했던 것을 이번에 편집국장과의 오찬에서 다시 말했는데 미국과 북한도 참여시키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에서 위기관리 부분에서 점수를 얻었다. 41%까지 떨어졌고, 30%대로 떨어지면 빨간불인데, 북의 안보위기 불안 속에서 다시 48%까지 올라갔다.

북한의 위협, 협박, 불안고조 이런 것들이 남한 정부를 초기에 안정화 시켜 줬다는 역설이 등장했다. 이전에 7.4 공동성명의 경우도 뒤에 북과 남한 쪽의 정권간의 적대적 공존관계라는 사실이 서로간의 문서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지금 위기상황이 북의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 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역설적으로 이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상당히 전향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 평화적인 해결을 해야 된다는 사람들도 한미동맹에 대해선 절대적 지지를 가지고 있다. 이걸 누구보다 미국이 잘 안다. 미국이 우리나라 민심에 대해 늘 조사하고 오피니언 리더들을 체크하고 있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 입장에서 객관성을 가지고서 나름대로 한미관계, 대북관계에서 자신이 이야기한 신뢰 프로세스 중심으로 일을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 자신의 한걸음 한걸음이 역사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과의 불협화음을 노출하는게 협상 전술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만흠 :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 미국 의회 보고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한국과의 관계에서 변수가 되는 것을 다섯 개를 지적했다. 중국이나 북한문제도 있지만 민주화 이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들 내부의 여론이다.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뚜렷하게 들어났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외적인 요인을 가지고 국내를 안정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반대도 중요하다. 대외전략을 쓰기 위해 국민들의 지지를 모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내 지지가 취약하다면 청구서가 더 커질 수도 있고, 환불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반면 국민의 지지를 강하게 받는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딜도 할 수 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내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명식 : 정권 출범 이후에 대북관계나 외교문제에 있어서 정부 내에 조율되지 않아 부처마다 혼선이 있는 모습이 일부 있었다. 심지어 북하고 중요한 대화제의 이런 문제도 해석이 달라, 대화 제의다, 아니다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제는 그런 모습이 나오면 안 되는, 본격적인 외교 무대로 나서는 시점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방중 등도 예정되어 있는데 정부 내에서는 내부입장은 완전히 정리가 되었다고 보는가?

유창선 :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는 박대통령의 의도에 결정적으로 달려있는 문제다. 이 문제가 정리가 되고 말고 할 것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 과정에서 한때 문제가 된 것은 워낙 그 동안 위기상황 속에서 안보라인 중심으로 모든 정책들이 논의가 되고 결정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대북강경기조의 안보라인 쪽에서 결정이 되다 보니까 갑자기 박대통령이 통일부의 류길재 장관하고 서로 사인을 주고 받아가지고 내놓은 대화 제의를 이쪽에서 다르게 오독을 해서 헤프닝이 발생했던 것이다. 안보라인하고 통일 쪽하고 배경들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봤을 때 박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는 문제니까 대통령이 중심을 잡는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황태순 :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관계기관대책회의라는 것이 있었다. 관계기관대책회의하면 안기부가 주도해서 사람들을 잡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모든 현안에 대해 관계기관대책회의를 해야 한다. 그렇게 역할을 하라고 국가안보실을 만들어 놨다. 그곳에서 조율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만흠 : 오늘 개성공단 현안 관련해서 북에 실무회담하자고 제의했고, 이번까지 거절하면 중대조치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중대조치가 뭔지 모르겠다.

유창선 : 북은 개성공단 문제를 따로 떼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에 함께 걸려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 우리 쪽에서 개성공단 문제만 따로 떼서 이야기를 하자 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

김만흠 : 이쪽도 꺼내기는 그렇게 꺼냈지만, 포괄적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중대조치라고 하지만 좀 막연하다. 북한도 4월 15일 기점으로 뭔가 터트리고, 갈 것이 아니냐 했었는데 대화 국면으로 진행되는 것 아닌가, 그걸 어떻게 풀어갈지가 과제로 남은 것 같다. 최근 보도들을 보면 중국과 미국간의 협력관계가 비교적 잘 진행되는 것이다.

이명식 : 얼마 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인터뷰를 했는데, 만약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입장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압박을 강화하려 하는 인상을 줄 경우 한미 정상회담 끝나고 국지적인 도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북의 지금까지 행태로 보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가느냐가 이후 큰 흐름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바로 이어서 북한과 중국도 지금 대화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케리 국무장관이 와서 했던 이야기가 힐러리 초기에 줬던 평화협정 문제를 조기에 끌어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유창선 : 이제 당사자들이 대화를 원한다는 사실은 다 확인이 된 것이다. 북한에서도 전쟁 자체에 의지가 있다기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최대한의 압박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지금 나타나는 것 같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시위성이다. 북 같은 경우 관심이 결국 대화다. 우리 정부나 미국정부가 대화에 대해 냉담하거나, 대체적으로 지금은 대화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였다.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니까 공개적으로 대화 메시지가 나온다. 한미정부도 이제는 대화로 풀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당사자들이 대화를 원하는 상황으로 변화가 된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구체적인 방법으로 찾아내고 모색할 것인가를 원활하게 이루어야 할 것이다.

김만흠 : 정세현 전 장관이 했던 이야기, 정상회담 이후 압박을 가하는 메시지가 북으로 갔을 때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불안하겠지만 미국에게 특별한 사인이 되겠느냐 하는 생각이다.

이명식 : 그렇다.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이겠지만,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 자체가 미국에서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황태순 : 미국 입장에서는 오히려 고마울 것이다. 미국의 외교문제의 우선 순위에서 한국은 저 끝에서 찾으면 된다. 9번째 쯤 된다. 미국입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에 전략적 유연성이라며 미군을 빼는 것이 국방 자주권을 찾는 쪽으로 해석을 했는데 그렇지 않다. 미국이 2001년도부터 아프간과 이라크하고 전쟁을 벌이면서 군대를 뺄 필요가 있어서 빼갔던 것뿐이다. 아프간과 이라크와 전쟁이 안정이 되면서 다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태평양에 전진배치가 필요하다.

피봇 투 아시아 차원에서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전력의 60%를 태평양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배치하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하다. 북한에서 불장난을 하는 것이 명분이 된다. 점점 더 전진배치를 한다. 그러면서 요구하는 것이 한국에게 MD체계에 가입하라는 것이다. 너희 돈 들이고, 우리가 주둔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아까 김만흠 박사가 말씀했던 것처럼 청구서가 늘어난다.

최근에 우리가 유심히 봐야 하는 것이 전작권 협상의 주역이었던 벨 전 주한 미군사령관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에 있으면서 맺었던 전작권 협상이 그 당시 판단이 틀렸다. 전작권을 한국에 돌려주기 보다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전직 사성장군이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사람이 자신이 실행했던 부분을 뒤집으면서까지 분위기를 잡고 있다. 크게 보면 미국의 대 중국 전략에 우리는 괜히 돈만 내고, 괜히 긴장만 고조되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위치에 빠져 있다. 실제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힘이 없다고 균형자 이야기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절묘하게 예를 들면 광해군의 등거리 외교, 실리외교 이런 차원에서 균형자 외교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고 슬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명식 : 외교문제, 한반도 주변 상황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일본의 아베 정부가 극우 쪽 행보를 걷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한번 짚어 보자

황태순 : 미국과 일본이 친해지고 있는 것이 걱정스럽다. 미국과 일본이 급격히 친해지면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로 귀환하면 유럽에서의 영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시아에서의 일본이다. 일본과 미국이 그동안 소원했는데, 일본의 전략적 필요성이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에 대해 한수 접어주는 그런 분위기다. 한일간에 언쟁들이 오고갈 때 미국의 대변인 이야기가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통해 일본에게 사실상 힘을 실어줬다.

또 최근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담이 뉴욕에서 있었다. 미국이 주도해서 일본의 양적 양화에 대해서 일본 편을 들어줬다. 우리와 대만은 일본이 무리하게 엔화를 찍어서 주변 국가를 거덜내려는 것 아니냐 하는 불평불만을 쏟아놓았는데도 미국이 일거에 일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본과 미국이 급격히 친해지는 분위기가 일본 아베수상의 극우적 발언으로 한국과 어떻게 보면 중국까지도 건드리고 감정을 자극하는 배경이 아닌가 한다.

김만흠 : 미국의 묵인 속에 일본이 엔화가치를 저하시키고 주변의 대만과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아베가 강경하게 나온다는 건 좀 복잡한문제인 것 같다. 아베신조가 평상시에 이야기했던 발언에 비해 새로 총리가 되면 우익화 경향을 강화할 것이라 걱정했는데 초반은 그렇지 않았다. 왜 이렇게 보통 수위가 아니라 갑자기 강경한 것인가 살펴보면 참의원 선거를 겨냥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이것을 몰아 붙여서 내부의 3분의 2까지 올려서 개헌까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연히 이렇게 나가면 역작용이 나오고 부작용도 있으니까 단기적으로는 이용해 먹고, 치고 빠지는 방법으로 나갈 것 같다.

황태순 : 아베가 이번에 두 번째로 총리가 되었다. 지난번 총리할 때는 안 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그 변화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말씀하신 참의원 선거도 있고,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서 팽창적 민주주의, 일본의 쇄락적 민족주의 이런 부분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단발마적인 그런 부분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를 놓고 다투는 큰 패권다툼에서 미국의 입장에서 일본과 당분간은 손을 잡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일본에게 한수 접어주는 분위기다. 그리고 일본도 미국이란 뒷배가 버티어 주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큰소리 치고 그 옆에 우리나라에 대해선 깔보는 듯이 하는 심경적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이명식 : 국회에 지금 처리해야할 현안이 많다. 추경도 처리해야 하고, 경제 민주화 등등 법안 처리 문제도 걸려 있다. 또 최근 개헌문제가 나왔는데 청와대와는 조율이 안 되었던 것같은데?

유창선 : 청와대와 조율이 안되었던 것은 개헌문제는 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새누리당에도 정부조직법 처리과정 등을 껵으면서 ‘역시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은 너무나 부담스럽다. 앞으로는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이처럼 개헌 문제는 청와대 쪽에서는 조율하지 않는 것 같은데 국회에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명식 : 그렇다면 이것이 동력이 붙어서 계속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만흠 : 청와대 쪽에서는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그쪽으로 쏠리면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할 것 같은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 문제를 안철수 진영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정개 재편 과정에서 이 문제까지 포함한다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상당수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은 않다. 이전에는 이재오 의원 등을 중심으로 몇 사람만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넓게 움직이고 있다. 공식 제안을 하지 않았나, 정책위 의장 역할을 하는 나성린 의원이 공개적으로 국회차원의 특위를 만들자고 하지 않았나.

유창선 : 어떤 그림을 가지고 합의를 한 것인지 예측을 하기 어렵다. 상당히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을 한다. 개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이 되었고 논의하려면 정권 초반기가 적기는 맞다. 대선주자가 가시화가 되면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하지만 지금도 안철수라는 주자가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모르지만, 여론조사 등을 놓고 보면 가장 앞서 있는 주자이고 여당에는 현재는 이런 주자가 없다.

민주당도 문재인 의원을 빼고는 없다.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는 현재 안철수인데, 안철수는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아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논의 구조 속에서 예를 들어 권력구조 변화 등이 논의될 경우 충돌하거나 복잡해 질 수 있다. 아직은 서로가 생각하는 개헌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예측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항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능구 : 정권 초기에 집권세력은 개헌을 원하지 않는다. 말씀하신대로, 박근혜 정권에 소원한 사람들이 개헌을 거론하는 것이고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도 형성되어 있다. 지난 이명박 정권 시절에도 국회로 개헌문제가 일임되면서 김형오 국회 의장이 아주 열정적으로 했다. 그 과정에서 분권형 내각제가 심도 깊게 검토되었다. 학자들과 전문가들도 붙고 국회 특위도 했기 때문에 자료로 남아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자기들이 생각대로 국정을 풀어 나가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다.

개헌이라는 것은 현재 대통령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 해야 한다지만 측근세력이 초기에 이것을 주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제 각 정당에서 현재의 지도부를 맡고 있는 사람들아 나서야 한다. 그런데 여권은 만만치 않다. 유박사 말씀대로 차기 대선주자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국민 여론을 감안해서 풀어 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만만치 않아 초기에는 어렵다. 논의와 협상, 특위까지는 갈 수 있겠고, 특위에서 전문가 논의까지는 갈 수 있지만 개헌까지는 가기 어렵다. 정국 전환의 시점에서 하나의 아젠다로 제기 될 수는 있다고 본다. 10월 재보선 이후나 지방선거 이후에 총선,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황태순 : 현재 우리나라가 9차 개정헌법이다. 9차 개정헌법으로 26년간 버텨왔다. 역대 헌법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유지된 헌법이다. 9차례 개정되는 과정을 보면 혁명 상황이나 쿠데타 상황이 아니면 절대 개헌이 되지 않는다. 미국은 수정헌법이다. 골간을 두고 한조, 한조 시대 상황에 맞게 수정을 한다. 우리는 틀 자체나 권력구조 자체를 바꾸거나 하는 식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힘들다

김능구 : 오래되었단 말은 낡았다는 말도 되는 것이다.

황태순 : 26년이니까 아직 젊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대통령이 발의하거나 국회의원 과반수 발의에 3분의 2 찬성이다. 새누리당이 154석인데 사실상 대통령이 몇 명은 쥐고 있다. 대통령이 초기에 할 일이 바쁜데, 개헌을 하게 되면 여야 간, 사회 각 계층 간에 수많은 문제들이 판도라 상자 열듯이 튀어나온다. 그것을 통해서 자기 리더십을 스스로 흔들 이유가 없다. 역대의 개헌 논의처럼 논의만 하고 그냥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단 한번의 예외가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 당시 원 포인트 개헌이었다. ‘대통령 임기 5년과 국회의원 임기 4년 이것이 안 맞으니까 이것 하나만 하자’고 했다. 그때 유일하게 가능했던 시점인데 그나마도 한나라당이 반대했다. 두 분 말씀대로 유력한 대권주자가 두 명이 있어서 안 되었는데,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 대통령이 힘과 의지가 있을 때 밀어 붙여야 한다. 아마 대통령은 그런 마음이 없을 것이고, 대통령이 그런 마음이 없다면 누가 추동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김만흠 : 개헌을 한다고 한다면 기본권 조항, 분권 조항 이야기하는데 그건 필요없다고 본다. 개헌을 한다고 하면 정부 형태, 권력 구조에만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이것저것 늘여서 경제민주화 이것까지 하면 끝이 없고 논의 자체를 정부권력 구조 여기에만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식 : 마지막으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나름대로의 감상 한마디씩 했으면 좋겠다. 소통 문제가 가장 취약한 약점인데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 하고 있다.

김만흠 : 동의한다

황태순 : 2월 25일 취임했는데 첫 모임이 4월 9일이다. 여당 지도부와 4월 9일 소통했다. 그 시점이 북한의 협박이 행동으로 나온 시점이다. 북한의 대남비서가 찾아와서 개성공단을 폐쇄통보를 했을 때다. 초기에 보면 소통을 하지 않고 불통이었다가 막상 해 보니까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청와대 주도로 통과시키려고 해 보니까 안 되었다. 지난해 만들었던 국회 선진화 법이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보적 위기가 오니까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대화에 나온 것은 잘했다.

김만흠 : 윤진숙 임명하기 전에 야당을 초청해서 이야기했던 것은 바람직했다고 본다. 그 이틀 뒤에 윤진숙을 장관에 임명해서 빛이 바랬지만, 유턴해서 역진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후에 기자들까지 불러서 이야기를 하고 이런 것은 살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성공을 해서 선거의 여왕이 되고 대통령이 되었지만, 일반적인 정치 메커니즘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본다.

정치를 그렇게 했고, 대통령까지 되었지만 본인의 역정이 청와대에서만 살았고 여성이라는 독특한 면도 있다.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방법, 일상 시민사회 생활에 대해 보통사람과는 인식이 다를 것이다. 상당히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강하고 많은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일반 사람들과 많은 괴리가 있기에 노력이 그만큼 필요하다. 본인은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미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유창선 : 여야 정치권하고 소통하려는 시도 등은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전하고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제대로 된 소통이 되려면 쌍방향 소통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이야기 하고 요청한다고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이야기 하는 것을 받아들일 때 쌍방향 소통, 제대로 된 소통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정치권하고만 소통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많아야한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묻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의문에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통을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인데, 아직까지는 절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처음에는 상당히 두려워했다고 본다. 언론과의 만남이나 국민과의 소통 등에 소극적이었다. 흔히 소통 하면 안철수를 이야기 하지만, 안철수도 지난 대선과정에서 언론과의 소통에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많았다. 그 전에도 박찬종 전 국회의원 같은 경우 그쪽에서 달인이다 하는 말이 있지만 국민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두려워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처음 출발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지 않다보니까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김만흠 박사 말씀대로 삶의 역정이 그러하다 보니까 더욱더 그런 부분을 가질 것이다. 본인은 압축적인 메시지가 리더로서 가져야 할 자세라고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어제 같은 경우 본인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 질의응답을 다 진행해서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두려워해서 잘 안했다.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거나 시나리오대로 진행한다. 우리도 민주주의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선 기자회견을 분기당 한번 씩은 정기적으로 해야 하고, 비정기적으로도 진행해서 100회 이상 기자회견을 한 대통령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랬을 때는 소통, 불통문제가 제기될 수가 없다. 대통령이야 말로 나라 전체의 강력한 에너자이저다.

대통령이 어떤 경제 정책이나 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경제도 심리’라고 했다. 대통령이 안보문제, 경제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에 있어 가장 앞에 나가는 리더이기 때문에 국민들과 함께한다는 분위기 자체가 큰 국가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 부분에 대해 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고, 생각도 오차가 날 수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번에 상당히 힘을 얻었을 것이라 본다. 앞으로 이 추세로 더 나아가 국민과의 직접 소통, 그것이 바로 전면적인 기자회견의 정례화와 상시화라고 본다. 이를 통해 온 국민들이 대통령의 생각을 알고, 대통령에게 힘을 얻는 단계로 나갔으면 좋겠다.

이명식 : 장시간 토론 감사드린다. 4.24 재보선 평가를 통해 새롭게 원내에 진입한 안철수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히 커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10월에 치러질 재보선이 향후 정국의 변환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현안은 물론 북한을 대화로 불러내는 긍정적 메시지를 기대하는 말씀들이 많았다. 여야의 지도부 개편은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여의도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는 견해가 많았다. 개헌문제 등에 대해서도 짚어 보았지만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큰 추동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었다. 장시간 토론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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