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도덕성·돌출 언행, 본선 리스크커져...이낙연의 안정감 부각
위기를 기회로? 이 지사 측 "타 후보 지지율 높으면 경선 흥행에 도움"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이재명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경선 과정에서의 모호한 태도와 불안한 도덕성을 드러내면서 이 지사에게 '지지율 하락세'라는 위기가 닥치고 있다.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친문 끌어안기’와 ‘중도 확장’이라는 해법을 찾아낼지 미지수다.
지난 12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 29.9% △이재명 경기지사 26.9% △이낙연 전 대표 18.1%로 조사됐다.
여기서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지난주와 비교해 5.9%p 올랐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3.4%p 하락했다. 이 전 대표의 상승세, 이 지사의 내림세로 지지율 격차는 19.2%p에서 11.8%p로 좁혀졌다.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가 29.7%를, 이 전 대표는 20.6%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 지사는 30%대가 무너졌고, 이 전 대표는 20%대로 올라섰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한 자릿수 대(9.1%p)가 되면서 범여권에 2강 체제가 돼가는 형국이다.
이강윤 KSOI 소장은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는 도덕성과 태도에서 불안함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품격과 안정감이 최근 여론에 계속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론조사에서 5%가 넘게 오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서, 이는 분명 여권 내 지지층이 하나의 현상을 보고 반응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 2차 TV 토론에서 박용진 의원이 이재명 지사에게 "기본 소득을 임기 내에 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없나"고 묻자, 이 지사는 "제 1공약이 아니다. 제 1공약은 성장정책이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본인이 페이스북에 직접 쓴 글에는 임기 첫해에 바로 가능하다고 했다"며 반박했다.
이강윤 소장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는 분명함과 명확함을 기반으로 ‘자신은 할 수 있는 것은 해낸다’는 이미지였는데, 기본소득 논쟁에서 모호한 태도와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 관계자는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후보 검증은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캠프 입장이며, 박 의원은 그런 점에서 이 지사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석열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지사는 밀리고, 오히려 이낙연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앞선다는 결과도 13일 발표됐다.
윈지코리아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조사한 양자 대결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43.7%, 윤 전 총장이 41.2%로 2.6%p 앞섰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윤 전 총장과 양자대결에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42.2%, 이 지사는 41.5%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앞서고 반면 이 지사가 뒤쳐져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 조사가 처음이다.
이재명의 과제, 친문 끌어안고 중도 확장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6월30일~7월2일 사흘간 실시해 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 교체 필요성이 52.3%로 가장 높았다.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 정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38.1%를 기록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6월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4.8%였다. 반면 '정권 재창출'은 37.5%로, 문 대통령 지지율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지사 측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이 30%대의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에 친문을 아우르고 본선에서 중도 확장이 돼야 한다.
이재명 지사 관계자 측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는 점이 이재명 지사의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중도 보수로 확장할 수 있고, 반문 유권자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여권 내 유일한 후보가 이재명 지사다"며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친문도 잡아야 하는 이 지사는 지난 7일 MBC 100분 토론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 토론회에서 '4·7 보궐선거 패인이 조국 이슈라는 일부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X 푯말을 들며 반대하기도 했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는 강성 친문에 핍박받은 이미지도 있어 중도 외연 확대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다만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은 배우고 승계해 친문 진영을 끌어안고 청출어람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기는 기회인가, 아니면 위기가 위기로 이어질까...이 지사 측 "오히려 흥행에 도움되"
무엇보다 이 지사에게 놓인 가장 큰 위기는 이번 본 경선에서 도입되는 결선투표제다. 결선투표는 과반 투표 후보가 없는 경우 1·2위 만으로 투표를 하는 제도다. 이번 경선은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만큼 막판에는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9월 5일 서울에서 열릴 3차 슈퍼위크에서 과반 투표 후보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시행한다. 경선 룰은 50(여론) 대 50(당원)으로 뽑기에, 당원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가 과반을 못 넘기고 이낙연 전 대표가 2위를 차지하는 경우 판세가 요동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경선은 이낙연-정세균 단일화 가능성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두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면서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두 후보는 식사 후 "4기 민주 정부 탄생과 정권 재창출에 협력한다"라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다만 차재원 가톨릭대 교수는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과정이 단일화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낙연 후보와 정세균 후보가 각각 완주할 가능성도 크다"고 예측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민주당 경선이 주목도가 높아지고 흥행이 될 수 있어 오히려 이 지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민주당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득이다. 경선 흥행이 긴장감을 불어넣어 후보 선출 시 컨벤션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체제가 1강 2중에서 2강 1중이 되어가고 있다"며 "근데 이 1중(이낙연)이 매우 강한 1중이다. 3강 까지는 기다려봐야 하는데, 강한 1중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책의 선명성을 가지고는 사실은 중도 진영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과격한 소리나 하늘의 별을 따다 준다는 이런 얘기보다는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중도층 공략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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